수상 |
최우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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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품자 |
이유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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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속대학 |
홍익대학교 건축학과 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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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개요 |
Picnolepsie ; Urban Monastery - 현대인들의 새로운 의식작용을 위한 도심 속 수도원 건축
현대 도시는 물질적 풍요를 추구하기 위해 빠르고 복잡하게 발전해왔다. 그리고 그 속에 살아가는 현대인들은 가속화, 초연결, 정보화 시대의 거대한 외부 세계의 자극에 노출되어 살아간다. 이런 현대사회의 패러다임은 찬란한 도시의 모습을 이룩했으나, 현대인들을 거대한 자극에 매몰시키는 부작용을 초래했다. 결국 물질적 가치를 외치는 세상 속에서 현대인들은 점차 내면적 가치를 상실하게 된다.
이러한 현대 도시의 상황은 고속 기차에서의 경험과 비교할 수 있다. 이는 마치, 자신이 낼 수 있는 속도 이상의 빠른 기차 속에서 일부 잔상만 인식하고, 흐르는 장면은 기억하지 못하는 상태와 같다. 여기서 우리가 기억하는 ‘일부 잔상’은 외부세계가 추구하는 가치이며 기억하지 못하고 ‘흐르는 장면’은 정신적 가치라고 생각할 수 있다. 즉, 현대인들은 고자극의 사회 속에서 ‘무언가를’ 보았지만, 보지 못한 일종의 기억 상실 상태의 삶을 살아간다.
프랑스의 철학가이자 건축가인 폴 비릴리오는 빠른 기차 속에서 기억이 상실된 상태를 의식의 공백 상태라고 보았으며, 이를 <Picnolepsie>라는 개념으로 설명한다. <Picnolepsie>는 ‘picno-(빈번한)’와 ‘lepsie(발작)’을 합친 말로, 지속되던 의식의 흐름이 중단되어 의식에 공백이 생긴 상태를 말한다. 이 순간에 놓인 사람들은 감각은 깨어 있지만 외부 세계로의 느낌은 닫혀 있는 상태에 놓이게 된다. 비릴리오는 <Picnolepsie>가 사람들이 의식의 장을 회복하여 내면을 돌아볼 수 있는 중요한 순간이자 상태라고 이야기한다.
본 프로젝트는 물질적 가치가 극에 달한 도심 속에 대안으로써 새로운 수도원 건축을 제안하며 도시민들의 내면적 가치 회복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선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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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설명 |
# SITE
사이트는 압구정과 성수를 연결해주는 성수대교 북단에 자리한 서울 생태숲으로 선정했다. 압구정과 성수는 고급주택의 존재감이 거대한 지역이며 가까운 미래에 압구정 현대아파트 재건축, 삼표부지 복합 개발 등 더욱 물질적 가치가 부각되는 지역이 될 것이다. 이렇게 극 물질주의적인 두 지역 사이에 고립된 사이트는 그 중간에서 현대인들에게 정신적 가치의 존재를 인식시켜주기 위한 도시의 등대같은 공간으로 적절하다.
# DESIGN PROPOSAL
01. 디자인 컨셉
보편적인 수도원은 세상으로부터 고립된 곳에 위치한다. 이와 달리, 본 프로젝트에서 제안하는 도심 속 수도원은 그 자체로 고립되어야 하며, 따라서 지상에서 멀어질 수 있는 수직적 형태를 제안한다. 이러한 수직적 형태는 자연스레 순례 여정을 담게 된다.
02. 사용자 및 사용자 간의 관계성
이 건물의 사용자는 거주자인 수도사와 방문자(순례자)로 규정하며, 종교와 무관하게 내면적 가치를 찾으려는 사람들이 이 건물의 방문자가 된다. 수도사들은 수도원 안에서 기도하고 노동하며 일상을 보내고 평생을 살아간다. 방문자들은 짧거나 길게 순례길을 걷기 위해, 혹은 휴식을 취하며 며칠을 묵는 피정을 위해 이 공간을 찾아온다. 이 수도원의 수도사들은 모두가 잠에 드는 새벽에 기상하고 해가 진 직후에 하루를 마무리한다. 남들보다 일찍 시작되는 그들의 삶은 도시 속에서 잊혀진 가치를 되새기도록 한다. 그들의 삶의 모습은 도시에 드러나지만 외부세계의 자극은 그들에게 도달하지 못한다. 건물 내부에서도 외부세계로부터 수도사들의 감각을 차단하기 위해 수도사와 방문자 둘의 만남은 최소화되어 있다.
03. 공간 구성
수도사들의 고립을 형성하기 위해 일상적 공간을 상층부에 배치했으며 방문자(순례자)들의 공간적 경험을 위해 수평적인 순례길을 저층부부터 수직적으로 구성한다. 이때, 수도사들의 존재를 점진적으로 인식, 감각, 모방의 단계를 걸쳐 느끼게 된다. 즉, 수도사들은 위에서 아래로, 방문자들은 아래에서 위로 공간을 경험한다.
# DESIGN STRATEGY
01. 접근 방식 및 영역의 구분 ; Area
사이트는 수풀에 덮인 분지 형태의 생태숲이며, 현재 사람이 접근 가능한 영역은 직선적인 공중 보행로가 유일하다. 최대한 현재의 생태계를 유지하기 위해 지형을 따라 점진적으로 진입하는 지상의 통로와 수직으로 이동하여 급진적으로 진입하는 지하의 진입부를 배치하여 입구와 출구가 필요에 따라 교차될 가능성을 만들었다. 또한, 사이트 내에 지배적인 축을 형성하는 보행교의 존재감을 수용하며 자유로운 외부공간에서 건물의 축과 위치를 설정했다.
02. 영역 분리를 위한 구조벽 ; Wall
정방형 형태의 건물은 보행 축을 기준으로 멀리 있는 곳을 수도사들의 영역으로, 마주하고 있는 곳을 방문자(순례자)들의 영역으로 설정하고자 했다. 이 두 영역의 분리를 위한 구조체이자 벽을 십자 형태로 배치했으며, 이 벽은 둘의 직접적인 만남을 최소화해주는 역할 또한 수행한다.
03. 형태적 공간 ; Object
영역을 분리하는 벽에 종교적 의미가 담긴 오브제 형태의 공간이 끼워지고, 이는 수도사들의 영역으로 수도원의 중정과 같은 공간이 된다. 또한, 이렇게 침투된 오브제를 통해 방문자(순례자)들은 수도사들의 존재를 인지할 수 있게 되는 순례길의 이정표가 된다.
이와 같은 전략을 통해 구축된 내부의 비일상적인 공간들은 사용자들의 낯선 감상과 함께 새로운 의식작용을 유발한다. 더불어, 기념비적인 고층 형태는 도시적 맥락 속에서도 동일한 효과를 불러일으킨다. 도시민들 이러한 경험은 복잡한 현대 사회를 살아가며 잊을 수 밖에 없었던 가치를 떠올릴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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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교수 |
이원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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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교수 작품평 |
인류가 구축해 온 가장 오래된 시설 중 하나인 종교건축은 문명의 긴 역사 속에서 일상의 중심에 위치하며 삶의 정신적인 부분을 담당해 왔다. 이유림의 Picnolepsie는 물질적 가치에 매몰된 현대사회에 대한 비판적 시선으로 도시의 수도원을 통해 기존의 기능을 상실한 종교건축의 시설적 혁신을 제안한다. 물질적 풍요를 상징하는 압구정과 성수동을 대지로 삼아 세속으로부터 자의적으로 고립된 수도자들의 세계를 구축한다. 수직으로 쌓아올린 공간은 수평 배치의 전형적 수도원에 대한 새로운 해석이자 세속으로부터의 절연을 은유한다. 도심의 가운데서 구도자들을 위한 공간을 어떻게 구현할 것인지, 그들의 달관적 삶이 현대인들에게 어떠한 가치를 지닐 수 있을지, 치열한 고민으로 건축적 결과물을 도출해낸다. 구도자와 시민들의 삶을 공존시킴으로써 일상적, 물질적 측면을 초월하며 비일상, 정신적 세계로 건축의 의미를 확장한다. 이를 통해 오랜 시간 종교 건축물이 도시 내 지녀왔던 기념비성을 회복시키고 있다. 세심하게 조율된 동선과 공간적 분위기, 단단한 구성의 디자인적 완결성을 창의적 상상력으로 발전시킨 건축적 내러티브를 기반으로 성취하였다는 점은 계획안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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