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 |
우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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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품자 |
황다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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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속대학 |
아주대학교 건축학과 5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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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개요 |
최근 “정신병원에 왔습니다, 여기도 다 사람 사는 곳입니다.”라는 칼럼을 읽게 됐다. 정신과 치료를 받는 환자의 치료기가 담겨 있는 글이었다. 우울함이 지속되면서 자의로 정신병원에 입원하게 되었고, 외지에 위치한 병원 안에서의 생활과 퇴원 후 겪었던 이야기가 꽤 자세히 담겨 있었다. 그가 적어낸 말 중 인상적이었던 것은 퇴원하던 날 그의 어머니가 했던 말이었다. “사실 정신병원이 싫었고, 거기서 머무는 사람과 내 자식은 다르다고 생각하고 싶었다고. 그래서 거길 안 가게 되어 기분이 좋았다.”는 말이었다. 가장 가까운 사람의 편견 어린 시선이었다. 나는 이를 보며 은연중에 그의 어머니는 그 공간에 머무르는 행위가 사회에서 말하는 정상성의 바깥에 위치한다고 느꼈음을 알 수 있었다. 아파서 병원에 가 진료를 받는 건 누구나 겪는 일이다. 그런 흔한 일이 일어나는 공간에 머무는 것만으로도 개인의 정상성이 불안해진다니. 그런 연약한 개념을 가치 있게 보아야 할지 의문이 들었다. 따라서 필자는 정신병원이라는 공간이 개인의 정상성에 영향을 줄 수 있음을 문제로 보았고, 이를 새롭게 정의하고자 정신병원을 주제로 선택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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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설명 |
근 몇 년간 탈원화로 인해 정신병원이 축소되고 있다. 장기간 병원에 입원할 시 일상의 부재로 저하될 수 있는 사회성과 환자의 심리를 고려해 환자들을 사회로 복귀시킨다. 그 결과로 정신병원이 축소되는 추세이고, 서울에는 정신과를 전문으로 하는 병원은 두 곳으로 줄어들었다. 세밀한 준비와 구체적인 계획이 없이 진행된 탈원화는 여러 문제를 낳고 있다. 코로나 이후 정신과 치료를 받는 사람들이 늘어났음에도 정신병원은 없어져 가는 추세였기에, 급성기 치료를 놓치는 환자들이 늘어났다. 또한 환자의 입원 기간을 단축하는 탈원화 제도로 일상생활이 가능하다는 의료진의 판단하에 퇴원하게 됐지만, 그 판단과 달리 병원과 일상생활 간의 차이는 환자 개인이 모두 부담해야 했다. 결국 이를 감당하지 못하고 재입원을 하게 되는 환자도 늘고 있다. 처음 입원했을 때보다 재입원한 환자의 불안도는 당연히 올라간다. 따라서 주목하고자 했던 점은 탈원화로 인해 생겨난 문제였고, 아직까지 남아 있는 정신병원이라는 편견의 해결점을 제안하고자 했다.
사이트는 일상적인 주거가 즐비한 곳에 비일상과 가까운 정신병원이 함께한다는 점에 흥미를 느꼈고 기존 청량리 정신병원이 있던 곳을 선택하게 됐다. 해당 사이트에는 큰 블록, 단일 건물, 높은 담장 3가지의 요인으로 인해 외딴섬을 만들고 있었다. 이 문제점을 해결하는 방법으로 단일 건물로 도시 맥락을 끊어 내는 것이 아닌, 수평적으로 흩어져 나와 주변과의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했다. 즉 더 이상 단절이 아닌, 외곽에서 중심부로 서서히 들어와 일상과 비일상이라는 경계의 격차를 줄이고자 했다. 따라서 건물은 단계적으로 존재한다. 경증 환자와 응급실이 있는 A동, 중증 환자와 상담실이 있는 B동 그 옆으로 퇴원 후 환자들이 일상을 회복할 수 있도록 돕는 밤병동과 낮병동이 작은 주거의 형태로 존재한다. 마을과 가까운 외곽에는 편의점, 우체국, 은행, 카페의 기능인 건물들로 여러 사람들이 이곳을 함께 사용하며 병원의 경계를 허물고 싶었다.
건물이 쪼개지면서 생기는 외부공간은 기존 도시가 가지고 있던 작은 골목길과 연결해 여러 갈래에서 사람들이 유입될 수 있게 했다. 그럼에도 정신병원이라는 프로그램 특성으로 인해 사람들의 접근이 어려워질 경우를 고려해 세 가지 컨셉의 외부 공간을 두고자 했다. 메인 출입구인 북쪽으로는 세로의 긴 축을 따르는 판 아래로 빛이 비춰지고, 전시관과 카페와 연결시켜 쉴 수 있는 공간이자 길로써 존재할 수 있게 빛의 정원을 뒀다. 남쪽으로는 판으로부터 내려오는 코어가 이동통로가 아닌 만남의 공간이 될 수 있도록 했고, 서쪽으로는 기존 녹지와 쉴 곳 없던 마을에 숲과 같은 마음 정원을 뒀다. 특히 이 테라스와 같은 역할을 하는 두 축의 판은 환자들의 외부공간이 되기도 한다. 경증 환자가 있는 A동과 연결된 판은 외부인과도 교류할 수 있다. 중증 환자가 있는 B동은 환자들만의 테라스로 구성했다. 이들이 외부 활동을 하며 다른 사람의 삶을 보기도 하고, 정신병원이 일상과 단절된 공간만은 아니라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었다.
따라서 우리 사회에 필요한 마음세탁소는 일상과 명확하게 구분되어지는 정신병원이라는 프로그램을 단계에 따라 조절하며, 어떠한 경계나 구분을 거치지 않고 마을 속 모두의 쉼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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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교수 |
한지형 교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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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교수 작품평 |
이 작품은 탈원화로 인해 줄어들고 있는 정신병원이 우리 사회 속 자연스럽게 존재해야 한다는 생각아래 진행된 프로젝트입니다. 설계자는 단순히 치유 공간으로의 프로그램 전환이 아닌, 정신병원이라는 프로그램을 그대로 가져가고자 했습니다.
설계자는 정신병원이라는 특수성으로 인해 주변과의 단절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고, 단절되어 있던 기존 병원과 달리 장소에 적응될 수 있는 계획을 시도했습니다. 하나의 병원을 기능별로 나눈 후, 각 매스들이 흩어져 나와 주변과 관계를 맺게끔 한 것이 특징인 작품입니다. 다세대주택이 존재하는 주변부로는 낮고 일상적인 프로그램을 배치하고, 중심부에 진료실, 병실을 두어 일상에서 비일상까지 스며들 수 있게 했습니다. 그럼에도 사람들의 접근이 어려워질 경우를 고려해, 도시조직 속 컨텍스트를 받아 세 가지 컨셉의 외부공간을 두는 등 다양한 시각으로 사용자를 고려했다는 점이 인상 깊었습니다.
황다솔 학생의 작품은 도시의 맥락을 읽어내고 이를 바탕으로 도시와 건축이 상호 유기적인 관계를 맺도록 한 점에서 매우 훌륭한 작품입니다. 이러한 작품은 우리 사회 속 특수성으로 가려진 건축에 대한 필요성을 일깨워 주는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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