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 |
우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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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품자 |
박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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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속대학 |
경북대학교 건축학과 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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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개요 |
[ 기억하는 법 ]
현충원의 문제를 주목하며 주제에 접근한다. 서울과 대전의 현충원 포화로 연천에 제3현충원이 계획되어도 주민반대와 공사비 문제로 계속해서 지연되는 문제가 발생했다.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을 모시는 곳을 주민은 반대하고 혐오시설로 인식되는 것에 안타까움을 느끼고 조사를 진행했다. 하지만 현충원 자체도 국군묘지라는 태생적 문제로 배치에 위계가 나뉘어있으며 친일인명사전에 등록된 사람이 독립운동가보다 높은 위계에 안장된 경우도 많아 여러 차례 공론화되었다. 그렇다면 독립운동가를 위한 메모리얼은 없는가? 효창공원이 김구, 윤봉길, 이봉창 등 여러 독립열사가 안장된 곳이며 독립 메모리얼을 위한 국제공모를 준비 중이다.
이에 따라 효창공원을 사이트로 선정하여 독립 운동가 메모리얼을 설계하고자 한다. 효창공원 역시 여러 방면으로 독립 공원화, 성역화에 힘썼지만 효창운동장, 대한노인회관 등 연관성이 부족한 시설과 주민 반발로 여러 차례 무산된다. 그 중 우리나라 최초의 국제규격 경기장인 효창운동장을 이전 또는 철거를 통해 성역화를 시도할 때마다 계획이 무산된다. 너무 많은 의미로 인해 그 어떤 의미도 가지지 못한 땅이 되었다는 이야기가 있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독립열사의 묘원이 있는데도 효창공원이 의미를 갖지 못하는 것은 그 의미가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효창원의 의미 재고와 효창운동장이 사라져야 한다면 어떤 방식으로 점차 퇴색되어 효창공원으로 스며들 수 있을지에 대한 대안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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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설명 |
- 진정한 독립
김구기념관은 백범 김구의 이름과 상반된 권위적이고 서양스러운 건물로 효창공원 내 자리하고 있다. 그리고 효창운동장과 마주 본 상태이지만 담장과 무의미한 식재로 인한 단절로 함께 어우러지고 있지 못한 상태이다. 따라서 김구기념관이 위치한 자리를 사이트로 설정하여 효창운동장과의 긴밀한 연결을 꾀한다.
- 조화의 의미
효창운동장이 들어오면서 독립운동과 연관성이 떨어지는 시설물이 효창공원 곳곳에 위치하며 해를 거듭할수록 효창원의 의미가 퇴색되었다. 이질적인 두 대지를 연결하기 위해 독립운동가 18,018명과 효창운동장의 관람석 18,000여 석의 상관관계를 발견하고 건축적으로 풀어보고자 한다. 독립운동가 중 9천여 명은 묘소는 찾은 상태이고 나머지 절반은 묘소를 찾지 못한 상황이다. 그리고 효창운동장은 위치와 담장 탓에 효창공원과 물리적, 화학적 교류가 단절된 상태이며, 일부 건물을 제외한 관람석은 성토 후 형성되어 제거할 수 있다. 따라서 의자와 받침에 독립운동가를 새겨 묘소를 찾은 객석은 김구기념관 대지에 설계할 봉안당과 효창공원 부지 내로 불규칙적으로 위치시킨다. 현재 8,853건의 묘소를 찾는 중이기 때문에 묘소를 아직 찾지 못한 객석은 유지하면서 나머지 객석부를 제거하여 효창공원과 연결하고 묘소를 찾음과 동시에 효창운동장과 효창공원이 결속한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효창운동장의 객석이 효창공원으로 흡수되면서 효창운동장은 국제규격 운동장에서 시민 공원화 될 것이며, 효창공원은 독립공원의 의미가 짙어져 갈 것이다.
- 공간의 연결
서양의 묘지 방식과 동양의 다른 풍수적 묘지배치에 따라 봉안당의 위치를 설정하고 묘지접근 동선의 의미를 반영하여 봉안당과 광장의 동선을 형성하고 대지의 등고를 순응하는 형태로 계획한다. 효창공원 내에 있는 시설인 만큼 자연과 산책로 등의 비정형적 요소가 가득하므로 순수한 기하학적 요소를 통해 색다른 경험과 중심성을 녹여내고 동선을 유도한다. 효창공원 내부 축과 효창운동장에 의한 축 그리고 남산을 향한 축 세 가지를 통해 방향성을 형성하고 대지 내에 위치하지 않은 남산을 향한 축은 원의 기하학을 통해 물리적, 시각적 연결을 시도한다. 지상으로 매스를 솟아 올리지 않고 지하에 건립함으로써 지상의 일상과 과거의 지하 공간을 연결하고 서로 간섭하며 공존하도록 하여 중첩된 시간 속에서 길을 찾아가며 이야기에 집중하도록 한다.
- 몰입과 성찰 (함께 걷기)
효창운동장 객석 하부로 진입을 유도하고 끝없는 통로와 어둑한 공간을 마주한다. 한국 풍경 사진전이 열리고 있으며, 천장의 불규칙한 빛에 의구심을 가진다. 긴 통로 끝은 다른 재료의 공간이 펼쳐지며 옅은 물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감정과 시간을 의미하는 조각과 함께 자연과 대비를 이루며 전시된다. 원형의 외부공간에 다다르면 이전 물소리의 정체를 이해하고 시각과 청각이 제한된 상태에서 잡념을 잊고 다음 공간으로 이동을 준비한다. 정제된 콘크리트 속에서 조각품에 집중하며 이동한다. 높은 층고와 비교적 좁은 공간은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한국 전통건축요소와 조화를 이루는 거대한 공간을 마주한다. 중심공간으로 가기 전 심신을 가다듬고 명상의 시간을 가진다. 좁고 긴 통로를 지나며 대리석에 비치는 자신을 얼핏 보게 된다. 중심 공간에 도달하면 부유하는 수많은 객석을 보며 효창운동장 하부의 불규칙했던 빛의 의미를 깨닫고 비어있는 객석의 허전함을 되새기며 숨죽여 바라본다. 벽에 새겨진 18,000여 명의 독립운동가 이름을 바라보며 규모에 압도된다. 벽을 둘러보다가 문득 비치는 자신과 하늘을 보며 생각에 잠기고 천천히 현재로 복귀한다. 다시 거친 콘크리트와 함께 생각을 정리하며 일상으로 돌아간다. 지상으로 올라오면 탁 트인 전경과 함께 효창운동장을 바라본다. 효창공원과 효창운동장은 독립운동가의 묘소를 찾을수록 긴밀하게 연결되면서 시간의 흐름과 모든 존재의 소중함을 느낀다. 효창운동장의 의미는 점차 퇴색되며, 효창공원으로 흡수되면서 충분하지 않았던 의미를 찾아간다. 나아가 일상 속 추모를 통해 감사함을 느끼고 '잊을 수 없는' 공간이 된다.
'독립'은 한국에서 가장 규모 있는 행동이 결과로 이어진 사건이다. 절망 속 외침이 독립에 결과를 낳았듯 그들의 모든 걸음이 유의미했기에 현재의 우리가 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우리의 작은 걸음이 후대에 무의미하지 않음을, 자립하는 존재의 가치와 그 자취 모두 유의미함을 누리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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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교수 |
김 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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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교수 작품평 |
박준현 학생의 [THE MEMORIAL 'Unforgettable']은 단순히 독립운동가들을 위한 메모리얼을 설계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효능감’이라는 스튜디오 대주제를 관통하는 작업으로 과거의 의미를 재고하고, 현재와의 긴밀한 연결을 시도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합니다. 효창공원과 효창운동장의 복합적인 역사를 활용해 경계를 허물며, 시간의 흐름에 따라 공간이 변화하는 경험을 제안했습니다.
특히 독립운동가의 묘소와 효창운동장 좌석의 상관관계를 발견해 이를 설계에 반영한 점은 매우 흥미로운 시도입니다. 단순한 추모의 영역을 넘어, 방문자가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몰입감을 느끼게 하며, 역사의 흐름 속에서 개인의 효능감을 성찰하도록 이끈다는 점에서 주제를 독창적으로 해석했으며 차별성을 가질 수 있도록 합니다. 또한, 공간적 제약을 뛰어넘어 동선, 축, 재료 등을 통해 분위기와 감각을 풍부하게 함으로써 자연스럽게 공간에 동화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러한 철학은 건축물의 기능적 측면을 넘어, 공간을 통해 기억과 감정, 그리고 존재의 가치를 되새기게 하며, 직관적인 맥락 분석을 통해 작동할 수 있는 시나리오 플래닝과 획기적인 건축적 대안을 제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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