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 |
우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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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품자 |
최정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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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속대학 |
충남대학교 건축학과 5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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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개요 |
제 주제는 동대문의류시장 프로세스의 집약적 의류 플래그쉽스토어입니다. 대한민국의 급속한 경제 성장을 이끈 의류 산업의 중심지인 동대문시장은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시장의 하나이자 상품의 기획·생산·판매가 원스톱으로 이루어지는 아시아 최대의 의류 생산과 유통의 공간입니다. 이러한 동대문 의류산업의 배후 생산지인 창신동은 6-70년대 서울의 산업화과정에서 형성된 봉제공장이 밀집한 지역으로 현재에도 이곳에는 약 900여개의 관련 업체가 밀집해있습니다. 창신동은 한국전쟁 이후 피난민들이 낙산 비탈에 판잣집을 지어 형성한 동네로, 오늘날에는 동대문 시장 일대의 봉제공장들이 가내수공업 형태로 자리 잡고 있는 주택가이기도 합니다.
즉, 지금의 봉제골목은 현대사의 산물이자 산업유산이기 때문에 쇠퇴하고 있는 도심산업지역인 창신동 봉제공장을 보전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이 프로젝트는 시작합니다.
사이트는 창신동 봉제골목과 서울성곽 그 사이에 위치한 대지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대지의 서쪽으로는 서울성곽에서 산책하는 사람들의 유입이 쉽고 동쪽으로는 봉제공장들과 상호작용할 수 있다는 이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이트의 서쪽과 동쪽은 최고 16m, 남쪽과 북쪽은 10m의 고도 차이가 있는 경사지입니다.
현재 창신동의 산업구조는 가내수공업 형태로 주거와 산업이 혼재되어 있고 봉제공정 5가지에 따라 서로 협력하는 하청업체들이 흩어져서 위치하고 있습니다. 젊은 노동력이 부족하고 기존 노동자들의 고령화로 봉제산업 자체의 존립 위기에 처한 창신동에 새로운 경쟁력인 신생 디자이너 혹은 창업자의 유입으로 생산만 맡던 창신동에서 디자인과 인터넷 유통 영역까지 산업구조를 확장하여 의류 디자인·생산·유통·소비가 집약된 의류 플래그쉽 스토어를 제안합니다. 그리고 사이트의 특수성을 활용하여 산업유산을 휴먼스케일한 도심 봉제산업 현장의 전시화 및 풍경화를 기대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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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설명 |
(매스) 창신동 봉제골목을 재현하여 사이트 내에 봉제축을 삽입하고 경사차이가 있는 서쪽의 성곽길과 동쪽의 봉제공장을 오갈 수 있는 연결길을 형성했습니다. 봉제실을 묶고·풀고·매듭짓고·끊고·통과하는 형식을 활용해 매스를 생성 및 중첩하였습니다. 이러한 형식은 산업프로세스들이 서로 영향을 주며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 구조를 잘 표현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질서없이 흩뿌려진 창신동의 도시구획과 대비되게 매스에 직교체계를 구축하여서 산업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효율적인 작업동선을 가지도록 하였습니다. 또한, 산책루트인 야외계단을 따라 산업현장을 보고 직접 경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부여하고 산책루트와 봉제루트가 만나는 야외 테라스를 삽입하였습니다.
(배치) 프로그램의 배치에서 서쪽에는 큰 도로와 성곽길이 면해있기 때문에 공공적인 공간을, 동쪽에는 창신동 봉제공장들과 상호작용할 수 있는 생산 공간을, 동대문에서 진입했을 때 제일 먼저 보이는 입구쪽에는 사람들이 한번에 많이 모일 수 있는 대공간과 미팅이 많은 디자인 공간을, 빛이 잘 들지 않는 곳에 창고와 같은 유통공간을 두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산업인의 기숙사인 주거공간은 프라이빗할 수 있도록 경사가 제일 높은 곳에 배치하고, 주거와 산업공간 사이에는 범퍼브릿지를 두었습니다.
(동선) 기존 산업생태계인 의류를 생산하는 봉제루트와 서울성곽에서 유입되어 외부인이 산업유산을 전시관람하듯 관찰하고 경험할 수 있는 산책루트가 존재합니다. 산책루트를 통해 입구에서 야외계단으로 이동하면서 촬영스튜디오나 디자인데스크와 같은 산업현장과 직접 경험할 수 있는 봉제역사관, 쇼룸, 아트북 갤러리, 전망라운지와 연결됩니다. 봉제루트는 대지의 동쪽에서 시작됩니다. 동쪽에는 서쪽보다 주민들의 이용이 많은 가로이고 창신동 봉제공장의 유입이 많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봉제루트를 따라 2층으로 가면 패턴실·재단실·원단은행·검수패킹존이 있고 수직동선을 통해 3층으로 이동하면 재봉·수선이 있습니다. 다시 1층으로 가면 손작업과 마무리 단계, 클리닝을 거쳐 동쪽의 도로에서 오토바이를 통해 배달하거나 물류창고를 통해 인터넷 유통이 가능한 동선입니다. 디자인·생산·유통의 실들이 나열되는 것이 아니라 연결지점에서 캔틴이나 마사지존, 휴식공간을 두어서 공간의 켜를 나누고 천창을 통해 들어오는 빛으로 켜를 표현하려 했습니다.
이렇게 창신동의 도시구조를 사이트 내에서 휴면스케일로 다시 구획해보았고 동대문 의류 프로세스가 집약되어 의류디자인부터 생산·유통·소비가 한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의류 플래그십 스토어가 사이트의 특수성과 결합하여 도심 봉제산업 현장이 전시화 및 풍경화되어 산업유산을 보전할 수 있는 프로젝트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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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교수 |
홍지학 교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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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교수 작품평 |
최정빈의 ‘Productive City’는 재화의 생산과 소비라는 생애과정을 하나의 건축적 시퀀스로 엮어내어 건축적 경험으로 전환시켰다. 봉제공장이 밀집한 창신동의 오래된 저층건물 밀집지역을 대상지로 삼아, 인근지역에 펼쳐진 봉제산업 생태계를 면밀히 리써치하였다. 봉제산업의 구성을 디자인·생산·유통·소비의 4단계로 구성하여 각 단계에 적합한 공간의 구성을 하나의 그룹폼(group form)의 형식으로 제안였으며, 이를 통해 쉽게 가시화되지 않는 산업의 네트워크를 공간화시키고, 건축적 경험으로 구축하는 의미있는 프로젝트라고 할 수 있다. 저층건물 밀집지역의 주변 컨텍스트와 인접한 서울성곽의 문화유산을 형태구성의 중요한 기반으로 활용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휴먼스케일의 공간이 점진적으로 전개되어 건축적 산책이 곧바로 산업의 프로세스를 경험하는 과정으로 독해되도록 디자인한 점이 특히 우수하며, 기존 건물들과의 조화를 위해서, 형태단위를 적절하게 활용하여 이질감없는 경관을 구성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경사지 저층건물 밀집지역에 대해, 장소가 가지고 있는 속성을 재해석하여 현재적으로 유효한 개발모델을 제시하고 있는 점에 그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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