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개요 |
[환대에 관하여]
2020년 코로나 사태 이후, 2024년 현재까지 국내 체류/거류/거주 중인 외국인 수는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전국적으로 거주 외국인주민 수는 2024년 기준 총합 200만명을 상회하고 있으며, 그 중 서울 지역의 외국인 주민 수는 전체 비중의 50%이상인 100만명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우리나라로 유입되는 외국인 주민의 유형, 직업, 목적은 매우 다양하다. 누군가는 전쟁으로 인한 난민의 자격으로, 누군가는 유학 및 학업을 목적으로, 또다른 누군가는 결혼과 같은 가정 형성을 목적으로 삼는 등, 이방인들은 모두 각자만의 다양하고 다채로운 꿈과 목적을 가지고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를 향해 들어왔다. 이들은 모두 우리 입장에서 '이방인'에 해당한다. 그들은 우리로부터 언어, 문화, 생활양식 등 모든 것이 우리와 다른 사람을 지칭하는, '이방인'으로 불리우고 있다. 우리는 이들을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아야 하며, 어떻게 맞이해야 할까?
과연 우리는 이들을 진정으로 '환대'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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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설명 |
<Concept>
(1) Open Space for All Situations
국제사회 속에서 이방인은 매우 다양한 상황에 의해 발생하게 된다. 누군가는 전쟁 난민으로, 다른 누군가는 생계를 위해 기존의 고향을 떠나 우리의 곁으로 들어오는 이방인의 삶을 결심하는 계기를 가지게 된다. 이와 같이 발생하는 다양한 상황의 이방인들은 우리의 삶 속에서 필요로 하는 케어, 교감, 소통, 교육과 정착에 대한 의지의 정도까지 매우 크게 차이가 존재한다. 즉, 다양한 상황으로 인해 발생하는 이방인들을 구분없이 모두 수용하고 케어할 수 있는 공간적인 시설이 필요하며, 이들을 모두 환대할 수 잇는 열린 공간으로서의 건축적 해법이 필요한 순간이다.
(2) A Space for Hospitality
위험성이 없다는 확신에서의 환대는 이미 조건적 환대에 해당하며, 불완전한 환대이고, 주체중심적인 환대에 해당한다. 본 설계안은 조건없이 방문자에게 문을 열어줄 수 있는 개방적인 공간의 설계를 목표로 하며, 이방인이 주인이 되고, 반대로 주인이 이방인이 될 수도 있는, 상호 역전적이고 존중적인 경험이 가능한 공간을 제안한다. 이는 데리다의 철학적 사상에 기초하여, 나와 우리를 보호하기 위한 내 구역을 타인에게 제공할 수 있는 것, 자신의 장소를 이방인인 타인에게 내놓을 수 있는 것, 관용이 환대로서 기능하도록 하는 무조건적인 환대의 개념을 작동시키고자 함이다. 즉, 본 설계안에서 우리는 우리의 삶의 공간 중 가장 중요한 장소 일부를 이방인을 위한 타인에게 내놓고, 이로 말미암아 조건없는 환대를 완성하는 것이다.
(3) Nest of Adaptation
환대를 위한 공간은 필연적으로 이방인들이 새로운 사회와 공간, 관계 속에서 적응을 할 수 잇는 둥지와 같이 기능할 필요성이 존재한다. 개인, 가족, 다문화 등의 다양한 유형과 형태의 이방인들을 차별없이 수용하며, 그들이 필요로 하는 다양한 적응의 카테고리가 무엇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누군가는 새로운 음식에 적응할 필요가, 다른 누군가는 언어와 교육적인 측면에서 적응을 필요로 할 수 있다. 본 설계안에서는 이러한 적응의 필요 유형을 총 12가지로 분류하였으며, 해당 유형들이 또한 이방인의 대분류와 결합하며 가장 우선적으로 필요로 하는 적응의 항목이 무엇인지 확인하고 공간 내의 프로그램적인 요소로서 반영하고자 하였다.
<Design Process>
본 설계안은 이방인을 위한 환대,거주,적응과 소통의 공간을 형성하기 위한 건축적인 방법론으로서 과학계의 세포자동자 이론인 ‘Cellular Automata’개념을 응용하였다. Game of Life의 규칙에 따라 그리드 내에서 상호 소통하고 생성과 소멸을 반복하는 Cellular Automata의 개념은 기존의 서울 도심 지역내의 포화된 지면 공간의 사용 대신, 비어있는 공중의 공간을 사용할 가능성을 열어준다. Cellular Automata에 기반한 건축적 공간 생성론은 3차원의 공간 그리드에 기반하여 사용자가 지정하는 각각의 노드로부터 무한한 공간적 다양성을 확보해주는 특징이 있다. 해당 과정을 통해 생성되는 공중의 새로운 건축적 공간은 ‘Cloud’라 불리우게 되며, 대지에서 수직코어동선을 통해 상호 연결되어있다.
Cellular Automata를 활용한 기본 공간 계획에서, 본 설계안은 대상지 분석 결과 도출되는 기본 노드를 지정하고, 해당 노드로부터 대상지 공중에 점진적인 공간의 확장과 형성이 가능하도록 알고리즘을 생성하였다. 해당 알고리즘을 활용하여 본 설계안은 이방인들을 위한 주요 커뮤니티 및 지상 가로형 글로벌 마켓, 공중의 주거시설과 지원시설 규모를 확정하였으며, 수직 동선 및 층내 이동 동선을 반영하여 전체 공간의 형태를 확정한다. 이후, 공간 내부의 개별적인 건축적 프로그램별 차지하는 비중을 확정하여 각 영역별 설계 컨셉을 지정한다. 이후, 각 층별/공간별 컨셉에 의한 전체 공간 구성과 동선 구성의 확정하고 전체 공간의 수직적 확장을 고려한 구조시스템의 제안을 통해 건축적 디자인을 완성한다.
<Conclusion>
글로벌과 세계화의 가치 속에 이제는 우리 도심 속 곳곳의 다양한 분야에서 이방인들이 삶을 함께하고 있다. 새로운 국가의 낯선 환경에 적응하고 있는 이들을 우리는 과연 어떻게 환대하고 사회 구성원의 일원으로서 차별없이 대우할 수 있을까? 모든게 낮설기만 한 이들을 돕고 품을 수 있는 건축적인 공간은 어떻게 기능할 수 있을까?
본 설계안은 이에 대한 해답을 기존 도심 구조 속 가장 연약한 부분에서 조율하는 방법을 고안했다. 가장 낙후되고 사람들이 머물기 지양하는 공간을 재생하는 것, Cellular Automata를 활용한 공중으로의 공간 확장으로 원주민과 이방인이 서로 충분한 면적의 공간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원주민의 공간을 재생하고 이방인의 공간을 덧붙이는 것을 통해 한 공간 내에서 서로 다른 두 영역이 공존하게 되었으며, 그 내부에서 다양한 커뮤니티 및 녹지 시설, 지상의 글로벌 마켓 공간에서 소통과 교류의 순환이 이루어지는 것을 모색하였다. 특히, 장기적인 관점에서 처음에는 지상과 공중의 이분법적으로 나뉘어있는 두 영역의 경계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차츰 모호해지고, 그 과정 속에서 원주민과 이방인의 상호 구분이 없는, 주인이 손님되고 손님이 주인될 수 있는 진정한 무조건적인 환대의 공간이 형성되는 것을 유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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