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 |
우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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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품자 |
Ishibashi Ririk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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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속대학 |
이화여자대학교 엘텍공과대학 건축학전공 5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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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개요 |
예로부터 나라의 경계에는 외세의 침입을 막기 위해 주위를 내다볼 수 있는 높은 곳에 방어벽으로 둘러친 요새를 만들었다. 그렇게 생겨난 벽은 사람들의 왕래도 자유롭지 않게 했고 역병이 돌 경우 마을을 폐쇄하는 데 사용하는 등 고립된 공간을 만들었다. 돈대는 이러한 요새 중 하나로 산이나 바다의 높은 지형에 위치하며 평상시 경계의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사방으로 시야가 트인 곳에 들어서 있다. 400년의 세월을 지나 원형도 역할도 없어진 돈대는 현재 관리되지 않는 버려진 문화재에 불과하다.
'Solitude' 라는 말은 외진 곳에서 혼자라는 외로움뿐 아니라 자유로움을 의미하기도 한다. 우리는 때때로 자신을 알 시간, 자신과 마주할 시간이 필요하다. 팬데믹 이후 현대 사람들은 도시의 혼잡에서 벗어나 사람이 없는 곳을 찾아보기 시작했고 혼자만의 시간을 필요로 한다. 고대로부터 종교에서는 사막, 동굴, 절벽 등 외딴곳에 수도원을 두어 세속의 향락과 멀리하면서 수행하도록 했다. 돈대는 높은 곳의 햇살을 받으며, 바닷바람을 느끼고 땅에 닿으며 자연과 하나가 되는 공간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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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설명 |
SITE 미루지돈대는 조선 숙종 5년(1679), 강화도에 축조된 54개의 돈대 중 하나이다. 돈대는 적의 움직임을 살피거나 공격에 대비하기 위해서 영토내 접경지역이나 해안지역의 감시가 쉬운 곳에 설치하는 초소로, 대개 높은 평지에 쌓아두는데 밖은 성곽으로 높게하고, 안은 낮게하여 포를 설치해두는 시설물이다. 미루지돈대에는 해안 쪽을 향하는 포좌 4개, 내부 동쪽으로는 크기 동서 5.7m, 남북 10m 정도의 숙영지로 쓰였을 듯한 건물터가 남아 있다. 현재 이 돈대로 올라가는 길은 따로 없어 관리가 되지 않고 있다. 안쪽 흙에 서는 풀이 많이 난 상태고 돌에는 이끼가 가득하여 버려진 문화재 중 하나이다.
이 프로젝트에서는 안쪽의 흙을 파서 밖과 안을 연결하여 명상하는 공간을 형성한다. 설계에서는 양과 음, 땅, 풍, 물, 고, 산, 천 8가지 개념이 공간에 적용된다. 각각의 공간이 돈대와 관련이 있으며 돈대 안에서 보이는 경치도 포좌의 위치를 확인하여 가려지지 않도록 높이를 조정하였다. 공간의 관계는 예를 들어 음의 공간은 가장 깊고 어두운 곳, 하늘의 공간은 가장 높은 곳에 있으며, 양의 공간은 넓은 곳, 땅의 공간은 가장 좁은 곳에 있다. 각각 공간에 들어가면 자기와에 대화에 집중할 수 있게 다른 사람과 마주치지 않도록 계획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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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교수 |
이윤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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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교수 작품평 |
자연에서 시작하는 건축
현재 도시개발로 인해 옛 도시와 건축, 특히 기존의 자연이 많이 변모된 상황에서 건축이 자연을 대하는 태도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에서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자연과 건축을 최대한 가깝게 만드는 것, 그리고 둘 사이의 단절된 경계를 줄이는 것이 과제이다.
이를 위해 역사 속에서 변화된 자연 안에서의 구축물을 찾아보고 오랜 시간을 거쳐서 변화된 자연과 건축의 관계를 살펴본다. 해당 대지에 어떤 결핍이 있는지 파악하고 자연과 건축이 어떻게 관계를 맺으며 자연-외부공간-내부공간을 시각적, 물리적으로 설정할지에 대한 설계를 제안한다.
자연의 일부로 자연과의 물리적인 교류를 열린 구조와 프로그램으로 구현하며, 이를 통해 자연과 건축의 관계를 새롭게 정의하고 자연과 인간이 공존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내는 것이 목표이다.
이 프로젝트는 강화도 해안가 언덕에 축조된 돈대를 400년이 지나면서 변모된 자연환경과 공간의 기능에 대하여 우리 시대에 지속 가능할 수 있는 명상의 공간을 더하여 기존 돈대의 기능과 형태, 그리고 위치의 중요성을 유지한다. 역사 안에서 의미를 잃고 있었던 돈대가 우리 곁에서 자연과 함께 오랫동안 남는 프로젝트가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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