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작품

주요일정

  • 신청접수 2024. 09. 02(월) ~ 09. 11(수)
  • 작품접수 2024. 09. 19(목) ~ 09. 23(월)
  • 작품출력물 제출 2024. 09. 19(목) ~ 09. 23(월)

수상작품

Land of Coexistence

수상 우수상
출품자 이상헌
소속대학 고려대학교 건축학과 5년
설계개요 [현대 도시의 지배종은 인간이다] 산업화를 통해 도시가 발전하며 인간은 자연을 소유의 대상으로 보고 개발을 통해 자연 위에 인간만을 위한 땅을 세웠다. 그 결과 팬데믹과 기후변화, 각종 도시문제에 취약해졌고 자연과 공존하는 법을 잊어버렸다. 스스로 만들어낸 장벽에 갇힌 인간 종의 멸종을 막기 위해서는 자연과의 관계를 재정의할 필요가 있다.
작품설명 [배경] 서울은 1960년대 과격한 발전을 통해 급속도로 성장했다. 국가 주도의 토지 개발은 도시의 영역을 한양 도성 주변에서 남산과 한강 이남으로 확장시켰고 새로운 도시의 파편들을 도로와 다리로 연결했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인간과 자연의 영역을 분리했다. 자연의 영역은 도시 발전을 위한 기회의 땅이었고 인간의 영역은 그 성장의 결과물이었다. 서울 곳곳을 흐르던 하천은 아스팔트에 덮혀 흔적을 잃었고 나무가 울창했던 언덕은 깎여 아파트 부지가 되었다. 잠실은 이러한 인간의 존속을 위한 개발과정을 함축적으로 보여주는 공간이다. 한강 물줄기 가운데 모래로 이루어진 섬이었던 잠실(잠실도)은 택지 조성을 위해 남쪽에서 흐르던 송파강의 물길을 막고 흙과 연탄재를 매립해 지금의 모습이 되었다. 서울 개발의 역사가 켜켜히 쌓인 그 땅 사이에 콘크리트 블록이 놓여있다. 탄천 하류가 한강과 만나는 지점에 범람을 방지하기 위해 만들어진 폭 100m, 길이 1.3km 의 비어있는 땅은 고가도로와 콘크리트 제방이 만들어낸 사각의 틀 안에서 그 안을 지나는 직선의 물줄기와 대치한다. 계절마다 변화하는 물길을 따라 다양한 생물종의 보금자리였을 하천은 생태계의 흐름이 단절된채로 어색하게 남아있다. [탄천 습지 공원] 탄천과 한강의 물길을 막던 거대한 콘크리트 덩어리는 잘게 쪼개져 원형 구조체 안에 채워진다. 물 속에서 강한 알칼리성을 띄는 재활용 콘크리트 조각들은 미생물과 식물, 산성 비료에 의해 중화되고 독성이 제거된 채 자연의 모래로 되돌아간다. 섬처럼 배치된 구조체는 물의 흐름에 따라 흙과 자갈이 퇴적되어 자연스러운 지형을 형성하고 그 위에 수상식물과 육지식물이 뒤덮힌 습지대가 조성된다. 인간과 자연을 구분짓던 콘크리트는 그 모습을 바꿔 다양한 생물종의 터전이 되고 동물과 사람, 식물이 함께 사용하는 공존의 땅으로 재탄생한다. [야생 동물 보호 센터] 탄천에 조성된 새로운 습지 중앙에 위치한 건물은 잠실과 삼성동을 연결된 두개의 브릿지를 통해 도시와 연결된다. 부드러운 선형의 길을 통해 도달한 건물의 중앙에서는 오목하게 파인 지붕에 의해 주변의 높은 건물과 도로가 시야에서 사라지고 유리창 내부의 모습과 그 아래 습지로 시선이 집중된다. 땅으로 연결된 세개의 원형 공간을 통해 사람들은 야생동물을 구조하고 치료하는 모습을 바라보고 건물을 둘러싼 길을 통해 탄천 습지로 발걸음을 옮긴다. 유선형의 구조와 내부의 유리창은 자연과 공존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투명하게 드러내고 공간을 경험하는 사람들로 하여금 ‘공존’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하부 콘크리트 구조와 야외 공간] 매년 장마기간 범람하는 탄천 위에 세워진 건물은 콘크리트 댐과 같은 두꺼운 사면 구조체로 건물 하부가 구성되고 지붕과 연결된 기둥 내 배수로를 통해 많은 양의 비에 대비한다. 가장 큰 원은 습지대를 조성한 콘크리트와 같은 구조로 내부로 물이 스며들지 않게 하여 육지 생태계를 형성한다. 야생동물 보호센터와 방문자를 위한 라운지 사이의 이 육지 생태계는 야생동물을 위한 재활의 공간이자 방문자와 야생동물 보호사가 교류하는 야외 공간으로 기능한다.
지도교수 원정연 / 이종걸
지도교수 작품평 이상헌 학생의 졸업 작품은 기후 위기의 시대 속에서 서울의 현대화라는 명목으로 구축된 다양한 인프라에 대해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며, 인류와 자연의 관계를 재정립하려는 실험적 탐구이다. 탄천 부지는 코엑스와 잠실종합운동장을 포함하는 대규모 개발 계획이 진행 중인 곳이다. 그러나, 이상헌 학생은 단순한 생태 보전 차원을 넘어 이 부지에 대해 새로운 시각에서 깊이 있는 질문을 던지며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 1.3km에 달하는 콘크리트 구조물을 최소한의 개입으로 재생하는 방안을 제시하며, 기존 대지의 본래 기능을 회복하는 창의적인 건축적 접근을 보여준다. 고알칼리성의 콘크리트 조각들을 미생물, 식물, 산성 비료를 활용해 중화하고 이를 자연의 모래로 되돌리는 과정은 혁신적이면서도 설득력이 높다. 또한, 자연의 스펀지처럼 계획된 습지 중심부의 야생동물 구조센터는 도시와의 관계를 재구성하고, 잠실과 삼성동을 연결하는 두 개의 다리를 통해 도시와 유기적으로 결합된다. 세 개의 원형 공간은 야생동물의 구조와 치료 활동을 단순히 관찰하는 것을 넘어서, 도시와 습지 간의 경계를 흐릿하게 만들어 방문객들이 자연과의 ‘공존’을 체험하고 성찰할 수 있는 장소로 기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