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상 |
우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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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품자 |
유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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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속대학 |
서일대학교 건축학과 3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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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계개요 |
현대 사회는 디지털 네트워크와 정보기술의 가속화 속에서 전례 없는 연결성을 구축했지만, 그 이면에는 심리적 고립, 주의의 파편화, 정서적 회복력의 결핍이 심화되고 있다. 지식과 정보의 과잉은 성찰과 비판적 사유의 시간을 잠식하며, 인간의 정서적 기반을 위협하는 구조적 문제를 초래한다. 본 프로젝트는 이러한 문제의식 속에서 도서관을 단순한 지식 축적의 매체가 아닌, 사유와 감각의 회복을 가능하게 하는 건축적 인프라로 재정의한다. 나아가 도서관을 정보 소비 중심의 공간에서 성찰과 감각적 환기를 촉발하는 사유적 생태계로 전환하는 건축적 해법을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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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품설명 |
[SITE]
대지는 일산 호수 공원의 동측 경계부에 위치한다. 호수 공원은 신도시 조성 과정에서 인공 호수와 생태습지를 중심으로 계획·활용되어 왔으나 동측 일부는 기반 시설 및 임시 용도로만 사용되며 장기간 유휴화되어 왔다. 이러한 유휴성은 공원의 핵심 기능에서 배제된 경계적 입지 때문이지만, 동시에 도시와 자연을 연결할 수 있는 잠재적 전환 가능성을 내포한다. 해당 부지는 호수 공원의 생태적 메커니즘과 물리적 근접성을 지니며 도시의 생활권과도 직접적으로 맞닿아 있어 이질적 체계가 교차하는 임계 지대로 작동한다. 이 유휴지를 단순한 잔여지가 아닌 도시적 생활권과 생태적 경관을 연결하는 매개 거점으로 재편하고자 한다.
[CONCEPT ㅣ사유의 습지 ]
Thinking Wetland: A Healing Library that Embraces Thought
습지는 여과, 저장, 순환, 재생이라는 고유한 메커니즘을 통해 스스로를 유지하는 자기 조직적 생태 플랫폼이다. 이 과정은 사유의 본질적 구조와 유사하다.
본 도서관은 이러한 습지의 생태적 메타포를 사유의 구조와 대응시켜 새로운 건축적 해석을 시도한다.
01 여과(Filtration)
습지가 불순물을 걸러내듯, 불필요한 자극을 걸러내고 본질에 접근한다.
02 저장(Retention)
습지가 수분을 저장하듯, 개인의 경험과 지식을 축적하며 기억을 형성한다.
03 순환(Circulation)
습지의 수로가 반복적으로 회유하듯, 사유는 선형적이지 않고 반복과 되돌아봄을 통해 심화된다.
04 재생(Regeneration)
습지가 스스로를 회복하듯, 사유는 자기 회복적 과정을 내포한다.
[SPATIAL STRATEGY]
01 Canopy Filterㅣ차양의 여과
곡면 지붕은 습지의 수면을 모티브로 하여 빛과 공기를 걸러내는 물리적 여과막으로 작용한다. 내부에 산란된 빛은 과도한 자극과 대비되는 고요한 감각을 제공하고, 사유가 개시되는 환경을 조성한다. 이는 곧 사유가 시작되는 보호막이다. 상부의 그리드 구조는 습지의 수면처럼 확산적이면서도 연속적인 시각적 경험을 부여한다.
02 Roots Structureㅣ뿌리 구조
비정형적으로 반복된 기둥의 배열은 습지의 식생 뿌리를 연상시키며, 생태적 생장성과 축적성을 드러낸다. 이는 곧 지식이 뿌리내리고 내면에서 성장하는 과정을 건축적으로 은유하며, 이용자는 기둥 사이를 거닐며 사유의 축적과 심화를 경험한다.
03 Courtyard Rhythmㅣ중정의 리듬
중정은 공간 구성의 중심축이자 상부 구조로부터 들어오는 빛을 품어내는 개방적 장치로서 기능한다. 중정을 기점으로 한 곡선형 순환 동선은 선형적 이동을 지양하고 멈춤과 회유를 반복하게 하여 이용자의 움직임을 자유롭게 유도한다. 사유를 정체된 지식의 체계가 아닌 감각과 경험을 통해 순환하는 유기적 과정으로 해석하여 사유의 리듬을 공간적으로 구현한다.
04 Void Thresholdㅣ보이드 경계
건물의 층간 보이드 공간은 상하부를 연결하며 수직적 시선의 교차를 유도한다. 이 틈은 내부와 외부, 건축과 경관이 상호 침투하는 감각적 경계 공간으로, 일시적인 멈춤과 몰입의 계기를 제공한다. 이용자는 보이드 공간의 주변을 걷거나 앉아서 내적 성찰과 심상적 사유를 경험하는 시간을 갖는다.
[CONCLUSION]
본 도서관은 단순히 지식 축적을 위한 장소가 아닌 사유가 여과되고 감각이 회복되며 기억이 축적되고 내면이 반추되는 공간 생태계이다. ‘사유의 습지’는 사유의 시간이 소거되어 가는 시대적 맥락 속에서 건축이 어떻게 사유를 위한 물리적·감각적 기반이 될 수 있는가에 대한 모색이자 단절된 사유의 흐름을 회복하고 감각적 몰입 속에서 내면과 다시 연결될 수 있는 사유적 도서관을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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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도교수 |
임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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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도교수 작품평 |
일산 호수공원 동측 유휴부지는 수변 생태축과 도심 사이의 완충지대이다. 도시생활권과 인접하고 근린공원, 경관녹지, 하천에 인접하고 있어 지리적 가능성은 풍부하지만 자연 보호라는 명목 아래 공간적 활용이 소극적이다. 본 프로젝트는 호수와 도시 사이 끊어진 흐름을 완충 전이공간으로서 해결하기 위하여 가장 넓게 맞닿아 있는 하천 및 저류시설에 포커스를 두고 있다. 건기의 저수지는 도시 속 가장 낮고 조용한 곳이 되며 인공습지와 같이 생태적인 기능을 하게 된다. 습지의 생장과정을 모티브로 한 도서관 속에서 정보과잉, 디지털가속화, 심리적 고립 등 현대인이 느끼는 사회적 병리현상에서 벗어나 온전히 생각을 사유하고 깊은 감각적 힐링이 가능한 디지털 디톡스를 경험하게 한다. 습지의 수면을 모티브로 한 곡면 지붕은 자연 빛을 여과하고 그라운드에 설계된 수 공간을 반사시키고 있으며 이는 인간이 순수한 자연을 마주할 때 느껴지는 평온함과 경외심을 건축적 은유를 통해 표현하고 있다. 또한 습지의 생태 메커니즘에 따른 사유의 여과, 사유의 저장, 사유의 순환, 사유의 재생과 같은 몰입형 쉼 공간 제안은 현대인의 삶의 리듬을 건강하게 회복시키고 심리적 치유 건축으로서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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