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계개요 |
한국 사회는 급속한 고령화 시대로 접어들며 납골당 시설에 대한 수요가 명백하고 시급하게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필요에도 불구하고, 그런 공간들은 여전히 사회적으로 환영받지 못하고, 감정적으로 회피되며, 도시 구조 속에서도 주변부로 밀려나 있다. 반드시 필요하지만 잘 드러나지 않고, 본질적이지만 조용히 도시의 가장자리로 밀려난 존재인 것이다.
이 프로젝트는 단순하지만 피하기 쉬운 질문에서 시작된다. 왜 우리는 죽음을 위한 건축이 필요하다고 느끼면서도, 그것을 마주하려 하지 않는가? 이 집단적인 회피의 이면에는 무엇이 있으며, 그러한 불편함은 어떻게 공간적으로 드러나는가?
부산의 수영강을 따라 위치한 이 대지는 물리적이면서도 상징적인 다층적 경계를 보여준다. 이 강은 도시의 일상적인 흐름과 기억의 공간을 나누며, 단순한 지리적 경계를 넘어선다. 수영강은 전통적으로 이어져온 믿음과 감정적 불편함, 공간적 회피가 만들어낸 더 깊은 문화적 저항을 반영하고 있다. 이 물은 거울처럼 기능하며, 도시가 어떻게 죽음의 존재를 회피하고 있는지를 드러낸다.
이 프로젝트는 공간 분석과 사회적 맥락의 시각화를 통해, 기억과 일상 사이에 숨어 있는 긴장을 드러낸다. 그리고 도시와 통합되고, 자연 및 인프라와 공존하는 추모 건축의 새로운 공간 유형을 제안한다. 그것은 숨겨진 장소가 아닌, 함께 나누는 공간이며, 사유를 유도하고 수용을 가능하게 하며, 이전에 부정되었던 존재의 자리를 다시 회복시키는 장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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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도교수 작품평 |
전민준 학생의 졸업작품 「Chronoscape: Memory and Life Interwoven」은 삶과 죽음, 도시와 자연을 매개하는 새로운 납골당 유형을 탁월하게 제안한 작품이다. 기존 장사시설이 지닌 폐쇄적·배타적 이미지를 넘어, 추모가 일상의 일부가 되는 열린 공공공간을 설계했다. 부산 수영강 수변부라는 도심 속 대지 조건을 정교히 분석하여, 물과 도시 풍경을 끌어들이는 공간 구성과 유기적 구조미를 구현했으며, 이를 통해 삶과 기억이 흐르는 건축적 풍경을 성공적으로 형상화했다. 특히 구조적 실험과 매개 공간의 리듬, 기억을 담은 흐름의 표현은 건축가로서의 감각과 치밀한 연구 태도를 잘 보여준다. 본 작품은 현대 도시에서 추모 공간이 나아가야 할 미래상을 설득력 있게 제시한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을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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