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작품

주요일정

  • 신청접수 2025. 09. 02(화) ~ 09. 12(금)
  • 작품접수 2025. 09. 18(목) ~ 09. 24(수)
  • 작품출력물 제출 2025. 09. 19(금) ~ 09. 24(수)

수상작품

The Bathhouse of the overexposure city

수상 우수상
출품자 김현준
소속대학 전남대학교 여수캠퍼스 건축디자인학과 5학년
설계개요 [과잉노출의 도시 속 현대인들을 위한 감각과 자아회복을 위한 의례적 휴식처] 프랑스 철학자이자 도시 이론가인 폴 비릴리오는 현대 도시가 속도의 지배를 받으며 과잉노출(overexposure) 되는 공간으로 변화했다고 보았다. 그는 기술 발전과 초연결 사회가 도시의 가속화를 초래하고, 이로 인해 공간과 시간이 압축되면서 인간이 지속적으로 노출되는 환경이 만들어진다고 주장했다. 기술의 발전이 공간을 단축시키고 도시를 가속화하면서, 인간의 경험이 점점 더 압축되고 사라져간고 주장한다. 이로 인해 도시 속 모든 풍경은 하나의 콘텐츠가 됬다. 공간뿐만 아니라 사람들조차도 끊임없이 ‘연출된 존재’가 되며, 자신의 모습을 브랜드처럼 편집하고 조작한다. 이러한 도시 속에서 우리는 과연 ‘진짜 나’로 존재할 수 있을까? 이 프로젝트는 과잉 노출된 도시 속에서, 연출되지 않는 유일한 공간으로서의 새로운 목욕탕을 제안한다.
작품설명 오늘날 도시는 디지털 네트워크와 미디어에 의해 확장되며 공간과 시간의 개념이 변화하고 있다. 모든 것이 즉각적으로 연결되고, 사람들은 지속해서 정보와 감시에 노출되며, 도시 환경은 점점 더 속도와 효율성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재편되고 있다. 과도한 시각적·정보적 자극과 단절된 공공 공간은 사람들의 감각과 존재를 흐리고, 결국 진짜 자신을 잃게 만드는 환경을 만들어낸다. 도시의 이러한 문제점에서 근본적으로 갖추어야 할 것은 인간이 공간 안에서 무엇을 보고 느끼며, 어떻게 경험하고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만들 것인가 하는 점이었다 건축은 단순히 시각적으로 보이는 형태를 넘어, 촉각·청각·후각처럼 몸 전체로 느낄 수 있는 감각을 자극하는 공간을 제공해야 한다. 몸이 직접 반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비로소 우리의 감성과 감각이 살아난다 이런 점에서 목욕탕이라는 프로그램은 단순한 위생 시설을 넘어서는 특별한 의미를 지녔다. 목욕탕에서 사람들은 옷이라는 사회적 외피를 벗고, 가공되지 않은 자신의 몸, 곧 실체화된 자아를 직접 마주할 수 있다. 이는 감각을 회복하고 자기 자신을 재인식하는 가장 원초적 경험이 된다. 동시에 목욕탕은 익명의 사람들이 무작위로 모여 서로의 존재를 있는 그대로 마주하게 되는 공간이기도 한데, 현대 사회가 점점 비대면적이고 확실성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 상황에서, 목욕탕은 대면적이고 즉흥적인 만남을 가능하게 하고, 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교류와 공동체성이 형성된다. 또한, 과거 목욕탕의 상징적 요소인 굴뚝을 감각적 장치로 재해석하여 형태에 따라 빛과 공기를 끌어들여 정지와 환기 구조를 만들어내며, 사용자가 머무르는 동안 자연스럽게 여러 감각을 사용하도록 한다. 단순한 구조적 상징을 넘어, 굴뚝은 건축적 장치로서 사용자에게 느림과 몰입의 경험을 제공한다. 강남 논현동에 위치한 학동 근린공원, 이 공원이 위치한 강남은 서울에서도 가장 빠르게 변화하고, 소비되는 도시 지역 중 하나였다. 그러나 주변의 초고속 개발과 고밀도의 이미지 소비 도시 강남 한가운데 있음에도 불구하고 학동공원은 어떤 가속의 질감도 품고 있지 않았고, 이 공원만은 여전히 그 자리에, 그 속도로 존재하고 있었다. 그 배경에는 이 땅이 지닌 독특한 역사적 맥락이 자리했다. 원래 공원은 군부대로 사용되어 민간인의 접근이 차단되었고, 이후 주민들의 요구로 다시 절반이 공원으로 환원되어, 결국 완전한 공원도, 완전한 군부대도 아닌, 두 개의 상반된 장소성이 중첩된 이질적 공간이었다. 이러한 이중적 맥락을 고려했을 때, 공원이 가진 ‘휴식’이라는 장소적 속성을 수평적으로 확장하고, 건축이 감각적 회복을 유도할 수 있는 출발점이 되기에 가장 적합한 장소라 판단했다. 따라서 건물은 군부대였던 언덕의 경사를 따라 매스를 땅속으로 깊이 묻어 배치함으로써, 외부로부터 직접적인 시선을 차단하고 목욕이라는 행위의 사적이고 감각적인 본질을 보호한다. 1층의 입구, 3층의 일부만이 지면 위로 드러나 공원의 보행로 연계되고, 내부는 지면 아래에 묻혀 외부로부터의 노출을 최소화한다. 이를 통해 사용자는 건물에 진입하며 점차 도시의 소음과 시선을 차단당하고, 감각이 차츰 열리는 내향적 여정을 가능케 한다. 이 건물은 명확한 목적지를 향해 효율적으로 이동하는 구조가 아닌, 머무르고 경험하고 계속해서 방향을 전환하는 모든 과정 자체가 본질이 되는 공간이다. 사용자는 하나의 경로로만 움직이지 않으며, 경계 없는 평면, 바뀌는 동선, 감각적 장치들을 통해 자율적인 흐름 속에서 공간을 각자 다르게 경험한다. 건물에 체류하는 시간을 길게 만들었으며, 이는 단순히 동선의 길이를 늘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속도 자체를 조절하는 동선과 배치전략에 기반하였다. 총길이 160m에 이르는 긴 매스를 따라 사용자는 코어부터 코어까지 천천히 이동하며, 20m 폭의 동선에서 양측의 8m, 10m의 폭의 공간으로 이동하며 수평적으로 전개되는 구조 속에서, 사용자는 빛, 온기, 물소리, 질감 등 다양한 감각 요소들이 특정 지점마다 구성되어 있으며, 이는 단순한 이동을 넘어서 감각의 회복과 내면적 성찰을 유도한다. 이러한 공간 흐름은 곧 사용자가 스스로를 되돌아보고 자신의 속도와 감각을 되찾는 하나의 여정으로 작용한다. 더 나아가, 이 건물은 인간의 인지 과정을 총 5가지 자극, 반추, 경험, 관계, 인식 그리고 마지막 확장으로 나뉘며 단계마다 공간의 위계와 감각적 자극의 방식, 구성된 프로그램들이 달라진다. 이 과정을 통해 사용자는 자신에 대한 인식의 층위를 점차 확장해 나가며 자신을 찾아가도록 하였다. 결국 이 건물은 감각적 경험을 통해 인간이 자기 자신을 다시 발견하도록 하는 건축적 여정이자, 도시가 잃어버린 속도와 감각을 되돌리는 실천이다. 이러한 이상적 추구와 철학적 논리에 기반해 설계된 목욕탕은 단순한 위생 시설이 아니라, 현대 도시인에게 회복과 성찰의 공간으로 기능하길 바라며 프로젝트를 마무리한다.
지도교수 임승완, 윤영일
지도교수 작품평 김현준 학생은 현대 도심의 과도한 시각적 자극과 과잉 노출된 장소성이, 연출된 삶을 사는 사람들의 감각과 존재를 흐리고 자아를 잃게 한다는 가정에서 출발하여, 시민들이 자아와 감각을 회복할 수 있는 의례적 공간을 제안하고, 하이데거의 사유를 바탕으로 가속하는 사회 속 우리가 ‘어떻게 존재할 것인가’라는 근본적 질문을 품고 설계를 진행하였다. 대상지인 강남구 학동근린공원은 군부대와 공원이 공존하는 이질적 장소이자, ‘휴식’의 장소성을 건축적으로 확장할 잠재력을 지닌 곳으로, 재해석된 목욕탕을 핵심 프로그램으로 설정해 휴식과 감각 회복을 제공하였다. 수평 매스에서 시간을 늘리고 양측에 다른 경험을 유도하는 프로그램을 배치하며, 수직 매스는 빛과 공기를 깊숙이 끌어들여 공간 안에 정지와 환기를 만들어낸다. 건물은 명확한 목적지를 향한 이동이 아니라, 머무르고 경험하며 방향을 전환하는 과정 자체가 본질이며, 재료와 단차, 빛의 조절로 속도를 완만하게 변화시키며 감각을 회복하게 하는 도시 속 유일한 ‘존재하게 만드는 건축’으로 자리매김한 본 프로젝트는 학교의 교육목표인 ‘사회의 지속성에 기여하는 창의적인 건축가 양성’에 부합하므로 본 학생 프로젝트를 추천하는 바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