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작품

주요일정

  • 신청접수 2025. 09. 02(화) ~ 09. 12(금)
  • 작품접수 2025. 09. 18(목) ~ 09. 24(수)
  • 작품출력물 제출 2025. 09. 19(금) ~ 09. 24(수)

수상작품

Layering Chaos : 약령시 감각의 확장

수상 우수상
출품자 김무연
소속대학 광운대학교 건축학과 5년
설계개요 서울약령시장은 우리나라 한약재 유통의 70% 이상을 담당하는 국내 최대 한약재 시장으로, 일상적 도시 풍경과는 다른, 독특하고 강렬한 요소들로 가득 차 있다. 이곳을 방문할 때마다 시장의 풍부한 향, 소리, 시각적 자극이 한꺼번에 밀려드는 복잡하지만 묘한 이끌림을 느꼈고 이를 공간적 관점에서 분석하여 시장의 정체성을 카오스(Chaos)라 정의했다. 본 프로젝트는 무형의 정체성을 형태로 시각화하고, 나아가 건축 공간과 조형으로 재구성하여 새로운 레이어(Layer)로 시장에 결합시킴으로써, 시장의 정체성을 드러내고 확장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작품설명 1. 시장 정체성 분석과 카오스 시장에서 느껴지는 카오스의 본질을 알아내고자 시장을 분석했다. ‘공간’, ‘동선’, ‘감각’, ‘물질’, ‘행위’, ‘정서’의 여섯 가지 카테고리로 도식화했다. 이를 분석해보면, 약령시장은 좁은 골목 속에서 여러 요소들이 복잡하게 얽힌 복합적 공간으로 나타났으며, 그 차이에 따라 시장을 열두 구역으로 구분할 수 있었다. 동시에 공통적으로 시장의 복잡함은 무질서해 보이지만 감각의 중첩과 경험자의 정서가 얽히며 내재적 질서를 형성한다는 점에서 약령시장의 중첩된 감각과 여기서 비롯되는 경험자의 감정이 시장 카오스의 본질이라고 정의했다. 2. 정체성의 시각화와 형태화 무형의 시장 정체성을 형태화하기 위한 과정으로 시장의 정체성이 드러나는 장면들을 수집하고 그 속에서 본질인 중첩된 감각과 경험자의 감정을 추출하고자 했다. 카오스를 이루는 핵심 요소로 중첩된 감각에서 비롯한 ‘시각’과 청각·후각을 합한 ‘공감각’, 그리고 경험자의 감정에서 비롯한 주관적 반응인 ‘심상’을 설정하였다. 시각은 큐비즘(Cubism)을 활용해 경험을 압축적으로 표현했고, 공감각은 아이소메트릭(Isometric)으로 입체화했으며 느껴지는 감정은 직관적 드로잉으로 나타냈다. 이렇게 도출된 요소들은 경험 인지의 가장 직접적 수단인 시각 요소를 중심으로 선과 면의 강약을 달리하고 공감각과 심상의 특성을 반영하면서 3차원의 형태로 재조합되었다. 3. 형태의 구역별 매핑과 건축화 재조합된 3차원 형태들은 각각의 조형적 특성을 바탕으로 앞선 시장 정체성 분석 과정에서 구분된 열두 구역 중 시장의 정체성이 뚜렷하게 드러나는 다섯 구역에 각 구역의 정체성을 확장하는 역할을 가지며 매핑되었고 핵심 형태와 보조 요소로 나뉘어 건축 공간과 조형적 언어로 발전하였다. 그 결과 시장의 다섯 구역에 총 여섯 가지 건축적 개입이 이루어졌다. 4. 구역별 건축적 개입 (1) 도시와 시장의 경계 구역 – 유기 그늘 시장의 입구이다. 기성품과 약재의 대비를 나타내는 형태에서 비롯된 그늘을 두어 도시의 수직적 질서와 대비되는 유기적 곡선의 반복으로 시장의 풍부한 감각을 드러냈다. 그늘을 통과하면서 만들어지는 그림자가 공간을 채우며 사람들의 경험을 풍부하게 하고, 기능적으로는 차양과 지붕 역할을 한다. (2) 노점이 밀집한 구역 – 감각 터널 향, 소리, 시각이 가장 충만한 곳으로 약재 더미에서 영감을 받은 유기적 곡선으로 이루어진 터널을 계획했다. 금속 패널로 이루어진 내부는 저층 노점의 향·소리·이미지를 가두고 반사하여 감각을 증폭·재구성한다. 사람들은 기존 시장의 감각을 새롭게 경험한다. (3) 감각이 집약된 서쪽 골목 구역 – 감각 집합 공연장 비좁은 골목이고 사람들이 몰리는 장소이다. 중심으로 빨려드는 형태에서 비롯된 스타디움을 골목 상부에 증축했다. 돔 구조를 통해 구역의 감각을 가두어 증폭시키고, 저층과 연결된 파이프로 향을 상부로 확산시켜 감각을 집약시킨다. (4) 시장 중심 구역 – 공중 재활용 설비 시장 중심 길에 선적인 요소가 강조되는 형태에서 비롯된 약재 재활용 설비를 계획했다. 이를 통해 길의 중심성과 축성을 나타내며 재활용 과정을 외부로 드러내어 시장의 생명력을 강조했다. 동시에 약재 찌꺼기를 재활용하여 매달 70톤의 약재 폐기물을 다시 사용할 수 있게 한다. (5) 향과 소리가 충만한 골목 구역 – 수직 약욕장 향과 소리가 충만한 골목에 수직 파이프를 통해 하부는 상인들을 위한 쉼터로 계획하고 저층의 감각을 수직으로 확장하였다. 또한 방치된 건물의 옥상에 재활용 약재 약욕장을 두어 상인들의 공동 수입원이자 방문객을 위한 프로그램으로 제안했다. (6) 고요하고 향이 충만한 구역 – 선, 끈 쉼터 고요하지만 향이 충만한 곳으로 장어와 미꾸라지의 곡선에서 영감을 받은 와이어 구조물을 통해 보이지 않는 향을 시각화하고 향에 몰입할 수 있는 쉼터가 되어, 사람들은 앉거나 눕는 등 향 속에서 새로운 쉼을 경험한다. 위 건축적 개입은 단순히 기능을 더하는 것을 넘어, 시장의 무형적 정체성인 카오스를 드러내고 확장한다. 이러한 시도를 통해 서울약령시장의 특별함과 아름다움이 널리 전해지기를 바랐다.
지도교수 김정구
지도교수 작품평 본 작품은 작금의 도시 재생 논리가 간과하고 있는, 장소가 지닌 비정형적이고 비건축적인 가치를 어떻게 보존하고 건축적으로 치환할 것인가에 대한 깊은 고찰에서 출발한다. 졸업설계의 대상이 된 약령시는 무질서한 듯 보이나 그 나름의 질서와 시간의 켜가 쌓인 공간이며, 이는 획일적인 지역정비사업의 기조로는 결코 보존될 수 없는 도시의 본질적인 자산이다. - 학생은 수년간의 일상적인 경험 속에서 '머슬 메모리'처럼 체화된 약령시의 감각들을 역산하여, 시각적 대비, 약재의 향, 공간적 단절과 같은 비건축적 요소들을 건축의 언어로 번역해내는 도전을 감행했다. 이는 단순히 공간을 재구성하는 것을 넘어, 지역민들의 삶의 흔적과 기억이라는 레거시를 건축의 미디움을 통해 표현하고자 한 것이다. - 이 작품은 십수 년간 자리를 지켜온 지역민들의 삶을 존중하며, 건축가가 그들의 기억을 어떻게 건축에 담아내고 다음 세대에 전달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획일화된 도시정비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견지하며, 공간에 대한 진정성 있는 접근을 통해 새로운 도시 재생의 가능성을 제시하는 건축적 사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