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품설명 |
[Background]
전통적인 건축 재료는 지속가능성을 중시하는 현대 건축의 방향성과 충돌한다. 산업화된 국가에서 건축산업은 전체 천연자원의 약 40%를 소비하고, 생산·운반·시공 과정에서 전체 오염 물질의 약 18%를 발생시킨다. 또한 건설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은 전체 매립지 처리량의 45~65%를 차지하여 심각한 환경 부담을 초래한다.
이러한 문제의식 속에서, 하이브리드 텍스타일, 멤브레인, 복합재료와 같은 가볍고 유연한 소재들은 자재 생산부터 운반, 시공, 해체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환경 영향을 최소화하면서도 공간적 요구를 충족할 수 있는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가볍고 유연한 재료의 가능성은 활성탄성구조(Bending Active Structure)라는 형상 구축법에서 두드러진다. 이 방식은 재료의 탄성변형을 통해 곡면을 형성하면서도 구조적 성능을 확보하는 기술로, 과거 연목, 대나무, 갈대 등 유연한 천연 소재 건축에서 그 기원을 찾을 수 있다. 현대에는 금속, 플라스틱, 섬유 강화 폴리머(FRP)와 같은 고 인장강도의 유연 소재로 확장되었다.
특히, 활성탄성면(Bending Active Plates) 기법은 2차원 판재를 탄성 변형시켜 3차원 곡면 구조를 구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이 기법은 일반적인 자재처럼 평판 상태로 1차 가공과 운반이 가능하며, 별도의 성형틀 없이 작은 힘만으로도 복잡한 대공간 구조를 구축할 수 있어 경제성과 시공 효율성 측면에서 유리하다.
[Methodology]
본 프로젝트는 대형 연속섬유 복합재를 활용한 활성탄성면의 건축적 실험이며, 특히 건축요소로서의 확장 가능성을 검증하는데 목적이 있다. 프로젝트는 물성 기반 컴퓨테이션 디자인(Material Computation Design)의 절차에 의거하여 〈재료 물성 탐구 – 형상 구축 – 최적화 및 구조 검증 – 패브리케이션〉의 단계로 구성되며, 실증 모형 제작과 디지털 모델링/스캐닝/시뮬레이션 등 다양한 컴퓨테이션 기법을 병행하여 다층적으로 검증한다.
특히, 대형 연속섬유 복합재를 건축요소로서 활용하기 위하여 전개가능곡면(Developable Surface)의 기하학적 특성을 확장한 다정점 원추면(Multi-Vertex Conical Surface)이라는 새로운 지오메트리를 고안하였다. 다정점 원추면은 기하학적 구조 특성상 전개가능곡면이기 때문에 복잡한 형상임에도 2차원 판재를 구부리는 것만으로 구현할 수 있고, 최소한의 재료만으로도 압축 및 수직 하중을 효과적으로 분산시켜 얇은 두께에서도 충분한 강성을 확보할 수 있다.
이후 기하학적 형상의 건축적 확장가능성을 탐구하기 위해 형상구축 원리와 재료 물성 데이터를 기반으로 다양한 매개변수 실험을 진행하였으며, 구조해석 시뮬레이션을 통해 수직 하중, 횡력, 비틀림 강성 등 구조재로서의 성능을 검토하였다. 이를 통해 응력 및 하중 분포 / 국부파손 방지 / 3차원 공간 체적 등 계획 및 제작 전반에서의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하였다.
그 결과 두께 약 1.5mm의 얇은 재료로 하여금 반경 1미터, 높이 2.7미터에 달하는 자립형 구조물로서 구현할 수 있었다. 또한, 이와 같은 대규모 독립 개체가 기둥과 같은 수직 구조재, 단일 공간 유닛과 같은 활성탄성면의 새로운 형태적 대안으로 확장 가능함을 입증했다.
[Conclusion]
결론적으로, 본 프로젝트는 대형 연속섬유 복합재를 활용한 활성탄성면의 형상 구축, 성능 검증, 제작 과정 전반을 아우르는 디자인 방법론을 제시하였으며, 이는 후속연구로서 사회적 요구 변화에 유연하게 적응하는 새로운 건축 유형으로서의 가능성을 가진다. 나아가 지속가능성을 기반으로 한 건축 패러다임의 전환을 선도할 수 있는 중요한 토대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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