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계개요 |
어둠속 수도원 - 폐탄광시설 리노베이션
대한민국의 탄광 산업은 2023년을 기점으로 중단되었다. 이곳은 미래를 대비한 잠재적 가치가 아닌, 현재의 경제적 가치에서 배제된 장소로 남아 있다. 이 폐광지를 수도원으로 리노베이션하여, 종교가 본래 지닌 존재론적 가치를 중시하는 수도자들의 거처로 삼고자 한다. 수도자들은 ORA ET LABORA(“기도하고 일하라”)의 삶을 실천하며, 남아 있는 석탄을 활용해 생활 도구를 제작하고 일상을 이어간다.이러한 리노베이션의 정신은 도시의 존재 의미를 재구성함으로써 구원의 의미를 가진다. 소유와 거리가 먼 존재를 탐구하는 수도자들에게 이 공간을 수도원으로 부여함으로써 존재를 깨닫는 영적인 의미를 갖는다. 배척된 역사와 죽음, 소유주의에 의한 몰락이라는 점에서 탄광과 가톨릭의 행동과 정신, 그리고 빛·음성이라는 중요한 메커니즘이 일치하여 상호작용하게 된다. 결과론적으로 이곳은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에 영구적임을, 천주교의 ORA ET LABORA 생활로 끊임없이 만들어지고 쓰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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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품설명 |
Design Concept (설계개념) - 수도원 내러티브(베네딕토의 수도규칙서)
"ORA ET LAVORA" -기도하고 일하라
베네딕도 성인이 남긴 유일한 저서인 수도 규칙 서는 수도 생활의 영적인 토대와 규율을 설명하고 있다. 성무일도와 거룩한 독서 그리고 노동 안에서 하느님을 찾고, 하느님께 영광을 드리는 삶이며, 이는 ‘기도하고 일하라 Ora et Labora’는 가르침으로 요약된다.
이러한 내러티브는 베네딕토의 수도 규칙서를 이행하며 살아가는 수도자들에게 이곳을 Ora et Labora’가르침을 통해 수도원으로 만들어 나갈 것이다. 다소 많은 시간은 걸리겠지만, 몇몇 수도자들이 수도원을 만들어나간다. 자급자족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수도자들의 신비로움으로 이곳을 변화시킬 것이다.
Design Content (설계내용)
#1 공간 전개 방식
수도원 공간 전개 방식은 점점 영적으로 전이 되어가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현실-전이-죽음-부활이라는 전개를 통해 기존 성당 평면에 공간 변화와 그로 인한 형태적인 면을 적용하여 내부로 들어갈수록 정적이며 신성한 공간을 배치하였다.
#2 미래성당
미래 성당은 새의 형상을 고딕 아치 구조에 적용하였다. 가톨릭 전통에서 새는 하느님과 인간을 잇는 다리를 상징하며, 이러한 의미가 공간적으로 구현되었다. 새의 날개와 깃털에서 영감을 받은 아치들은 리듬감 있게 연속적으로 배열되며, 고딕 건축의 특징처럼 하중을 분산하고 공간을 지탱하는 구조적 역할도 하게 된다.
기존 성당의 통로, 예배당, 트란셉트, 앱스를 수직적으로 배치하여, 성당을 찾은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하늘을 바라보게 하였다. 이러한 수직적 배치는 종교적 위계와 신성함을 체험하게 하며, 공간에 더욱 웅장한 분위기를 부여한다. 또한, 신부들이 찬양을 하는 트란셉트 위에는 파이프 오르간을 배치하여 예배당에 소리를 증폭시켰다. 미래성당은 100년 동안 지어질 건축물로 지어지는 과정 속에서 수도 생활이 이어지게 된다.
#3 리노베이션
리노베이션이 된 대표적 공간으로는 소성당, 수도원 일터, 지하기도실이 존재한 한다.
1) 소성당
미래에 성당이 완공되기 전까지 본 성당으로 사용될 소성당은, 기존 석탄을 보관하고 물자를 아래로 운반하던 철근 구조의 건물 두 채를 연결하여 설계하였다. 기존 기둥은 보존하면서, 박공형 철근 구조를 더 높여 채광을 확보하고 기존 벽면의 석고판을 제거하고 그 자리에 스테인드글라스를 배치하여 디자인하였다.
2) 수도원 일터
수도원은 수도자들이 자급자족을 하며 먹고 살아가야 하기에 일터가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탐광 시설이기에 이곳에서만 나올 수 있는 미사 전례품과 배내딕토 수도원에 필요로 한 출판소와 그에 필요한 잉크, 연필, 연탄을 재생산하며 이곳에 멈춰있는 석탄이라는 가치를 다시 찾게끔 한다. 기존 사용되었던 기기 또는 컨베이어 벨트 등이 위치한 안쪽 부분을 수도원 일터로 지정하였고 사용할 수 있을만한 대표 건물 3채를 연결하는 건물을 증축하고 수도원 숙소와 동선을 연결하였다.
3) 지하기도실
기도와 목소리는 인간이 하느님과 관계 맺는 통로이며, 베네딕도의 동굴 일화는 이를 잘 보여준다. 이를 바탕으로 지하 갱구와 지상 공간을 활용한 기도실이 설계되었다. 어둡고 답답한 갱구는 방문객에게는 광부들의 희생을 기리는 장소가 되고, 수도자들에게는 깊은 어둠과 정적 속에서 기도에 몰입할 수 있는 공간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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