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품설명 |
산업화는 도시의 외곽에 공단을 배치하고, 그 너머에 주거지를 형성해왔다.
대구 염색산업공단 또한 그러한 구조 위에 자리 잡은 대표적 공간이다.
섬유 산업의 핵심 거점이자 오염의 집약지인 이곳은 오랜 시간 지역의 경제를 떠받쳐왔지만,
그 이면에는 대기오염, 폐수 문제, 주거지로 유입되는 미세먼지 등 도시 환경의 피로가 축적되어 있다.
이 프로젝트는 그 경계에 서서, 오염의 한복판에서 정화를 시작하는 건축을 제안한다.
‘Second Atmosphere’는 오염을 정화로 전환시키는 시스템 중심의 복합문화시설이다.
폐수로부터 수증기를 발생시키고, 이를 공기 중의 오염물과 충돌시켜
미세먼지를 포집하고 정화된 공기를 다시 도시로 내보내는 흐름을 건축화하였다.
수증기는 정화 타워 내부에서 고온·저온의 열교환 시스템을 통해 발생되며,
진공 챔버와 다중 필터를 거친 뒤, 외부로 배출된다.
이 모든 과정은 은폐되지 않고, 드러난 구조와 동선, 증기, 음향, 체험을 통해 사용자에게 전달된다.
정화 기능은 건축의 중심 구조를 구성한다.
수직 타워는 기계적 정화 장치의 상징일 뿐 아니라,
공단과 주거지 사이를 가로지르는 환경 필터로 작용하며,
도시와 자연, 산업과 인간의 단절을 시각적, 공간적으로 중재한다.
이 타워는 도시의 두 번째 대기층이자, 오염된 하부로부터 재생 가능한 공기를 끌어올리는 장치이며,
그 자체로 하나의 '도시의 폐'로 기능한다.
프로젝트의 핵심은 '오염을 통한 정화'라는 역설적 개념에서 출발한다. 공장 폐수를 정화하지 않고 수증기화하여,
고온과 저온 증기가 충돌하는 과정에서 난류를 형성하고, 이 과정에서 공기 중 미세먼지를 흡착 및 제거하는
구조를 제안한다. 즉, 오염 자체를 시스템 안으로 끌여들여 새로운 대기 환경을 만들어내는 일종의 '두번째 대기층'을 형성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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