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상 |
우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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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품자 |
권해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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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속대학 |
한양대학교(서울) 건축학부 5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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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계개요 |
[아레시보 전파망원경의 건축적 재건]
아레시보 천문대의 전파망원경은 1963년부터 현재까지 많은 천문학적 발견을 이끌어낸 천문학적 유산이다. 그러나 노후화된 전파망원경은 2017년 태풍 마리아로 인해 붕괴되었다. 복구를 위한 예상 금액은 천문학적인 규모였다. 결국 NASA는 오랜 논의 끝에 복구를 포기하였고, 기능을 잃은 전파망원경은 현재까지 방치되고 있다.
아레시보 전파망원경은 단순한 천문학적 유산 그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다. 이곳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현장 체험 학습, 인턴십, 연구 워크숍 등이 이루어지는 푸에르토리코 과학 인재 육성의 중심지였다. 또한 수많은 외부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푸에르토리코의 핵심 관광 자원이기도 했다. 더 나아가 거대한 접시형 구조체와 세 개의 타워, 그리고 공중에 부유한 삼각형 구조체는 수많은 예술가와 창작자들에게 상상력과 영감의 원천이었다. 이러한 천문대가 하루아침에 사라진 것은 푸에르토리코의 과학 교육과 지역 경제에 큰 타격을 주었으며, 동시에 많은 과학 및 SF 애호가들에게 깊은 상실감을 안겨주었다.
이 프로젝트는 붕괴된 전파망원경의 자리에 새로운 건축적 제안을 삽입하여 아레시보 천문대가 가진 상징성을 회복하고 지역 사회 내에서의 역할을 되찾을 수 있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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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품설명 |
아레시보 전파망원경은 천문학자들 사이에서 ‘The Giant Sky Dish’로 불리곤 했다. 이는 거대한 원형 구조물을 통해 하늘의 빛을 담아내고, 이를 통해 인류가 우주를 바라본다는 상징적 의미를 품고 있다. 부서진 원판은 수십 개의 정사각형 프레임으로 이루어진 구조체로 새롭게 복원된다. 아레시보의 아름답고 광활한 자연 환경은 작은 조각으로 나뉘어 이 프레임 속에 담긴다. 이는 전파망원경의 기념비적 형태를 복원함과 동시에 하늘을 담아내는 접시라는 상징을 다시 환기시킨다.
방문객들은 거대한 구조체가 만드는 광장 위에서 아레시보 천문대 주변으로 끝없이 펼쳐진 카르스트 산맥과 드넓은 하늘을 마주한다. 이곳에서 사람들은 인간의 스케일을 아득히 초과하는 풍경 아래 놓인다. 계단을 따라 내려온 구조체 아래에는 다양한 프로그램과 자연 산책로가 자리 잡고 있다. 프로그램 공간 사이를 걷는 사람들은 프레임을 통해 자연 경관과 하늘을 다양한 각도로 바라보게 된다. 이는 광활한 아레시보의 자연 지형과 하늘을 작은 조각으로 분할해 세밀하게 보여주며, 분할된 풍경은 입체적 시퀀스의 경험으로 전환된다. 또한 프레임을 통해 유입된 자연광과 비, 바람 등 자연 요소는 인공물과 자연물이 공존하는 새로운 풍경을 만들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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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도교수 |
남성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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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도교수 작품평 |
권해찬 학생의 “Arecibo Sky Dish”는 재해로 파괴된 과학 유산을 단순 복원이나 철거의 이분법을 넘어서는 제3의 건축적 재생 방식으로 제안한다. 아레시보 천문대는 과학 연구 시설을 넘어 과학 인재 육성의 요람이자 지역 사회의 핵심 자산이었으며, 수많은 창작자에게 영감을 준 문화적 상징이었다. 이 제안은 파손된 전파망원경의 거대한 접시 구조를 다공질 표면으로 재현해 아레시보의 하늘과 자연을 담는 거대한 프레임으로 변모시켰다. 방문자는 인간적 스케일을 초월한 자연의 압도적 장엄함과 다층적으로 분할된 풍경의 순차적인 공간 체험을 얻는다. 이는 과학적 상징성과 장소적 기억을 동시에 환기하며 과거와 현재를 잇는 건축적 매개체로 기능한다. 새롭게 구축된 표면 아래 배치된 다양한 프로그램과 산책로는 자연과 인공물의 조화 속에서 과학·교육·관광·문화를 수용하는 상징적 플랫폼을 형성한다. 또한 대자연 속의 기념비적 인공물의 이미지와 그 표면을 관통하는 빛, 바람, 비가 촉발하는 감각적 경험은 자연과 건축의 새로운 관계를 드러낸다. 본 작품은 과학 유산의 상실을 창조적 기회로 전환하며 장소성을 회복하고 새로운 상징성을 부여한 탁월한 제안이기에 자신 있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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