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상 |
우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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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품자 |
박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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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속대학 |
이화여자대학교 건축학과 5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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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계개요 |
A Carbon-Circulation Architecture for Sustainable Aviation Fuel Production
[문제의식 – 기후위기와 건축의 역할]
오늘날 기후위기는 건축이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는 절박한 현실이 되었다. 전 세계 탄소배출량의 약 40%가 건축물의 건설과 운영에서 비롯되며, 건축은 환경위기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다. 과거에는 건축이 자연과 분리된 인공적 산물로 인식되었지만, 이제는 건축이 도시 생태계의 일부로서 작동하며 탄소중립과 환경 회복에 능동적으로 기여해야 한다.
[컨셉 – 탄소순환기계로서의 건축]
이러한 전환기의 조건 속에서 지속가능항공유(SAF, Sustainable Aviation Fuel) 생산 공장을 새로운 건축적 실험의 장으로 제안한다. 지속가능항공유 생산에는 이산화탄소와 물이 핵심 연료로 사용되며, 탄소 저감에 유망한 해결책으로 알려져 있다. 만약 건물이 스스로 포집한 이산화탄소를 지속가능항공유 생산의 재료로 활용할 수 있다면, 건축은 기후위기의 원인을 스스로 해결하고 탄소순환을 매개하는 거대한 기계로 거듭날 수 있다.
본 프로젝트는 지속가능항공유 생산 기술과 탄소포집(DAC, Direct Air Capture) 기술을 결합하여, 건물 자체가 대기 중 탄소를 포집하고 이를 연료로 전환하는 하나의 “탄소순환기계”가 될 수 있다는 청사진에서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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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품설명 |
[사이트 – 청라국제도시]
대상 부지는 인천 청라국제도시의 남측 경계에 위치하며, 인천공항과 김포공항 사이의 물류 및 교통축에 놓여 있다는 입지적 특성을 갖는다. 이는 생산과 연구뿐 아니라 공급 및 수송 과정까지 유기적으로 연결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하여 시설의 운영적 효율성을 확보하는 한편, 인접한 도시 조직과의 관계 설정이라는 설계적 과제를 제기한다. 따라서 공장의 기능성과 도시적 수용성을 동시에 충족시키는 것에 주안점을 두었다.
[마스터 플랜 – 단계별 확장성]
마스터 플랜은 공장이 도시적 맥락 속에 통합되어 지역사회와 상호작용하는 생산 인프라로 기능할 수 있도록 구상되었다. 단계별 확장성을 핵심 전략으로 설정하여, 부지를 네 구역으로 분할하고 동쪽에서 서쪽으로 순차적으로 공장을 확장하는 구조로 제안한다. 이러한 점진적 확장은 장기적으로 대규모 지속가능항공유 생산 단지로 발전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한다. 궁극적으로 해당 부지는 E-fuel 생산의 거점으로 자리매김할 잠재력을 지닌다. 본 프로젝트에서는 그 첫 단계인 동측 구역을 중심으로 구체적 설계가 진행되었다.
[공장의 기능성 – 기술적 전략]
1) 매스의 분할 : 이산화탄소 포집과 지속가능항공유 생산을 실현하기 위한 기술적 전략으로 매스 분리를 적용하였다. 생산 프로세스별 단계에 따라 매스를 구분하여 배치함으로써, 총 8개의 생산 매스로 조직하였다. 각 매스의 규모는 해당 공정에 필요한 기계 장비의 크기에 비례하여 산정되었다. 공간적 배열은 도로와 접하는 지점에서 생산의 첫 단계가 시작되어, 원형의 동선을 따라 순차적으로 진행되며, 다시 도로와 접하는 지점에서 최종 산출물이 도출되어 공항으로 수송되는 구조이다.
2) 탄소포집 지붕 시스템 : 8개의 생산 매스를 집약적으로 덮는 대규모 지붕 시스템을 설치하였다. 지붕은 3m×3m의 스틸 프레임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프레임에는 탄소포집 모듈이 삽입된다. 탄소포집 모듈은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포집한 후, 축적된 탄소를 하부 기둥을 통해 수직적으로 이동시켜 생산 라인으로 전달한다. 이 과정에서 생산에 사용되고 남은 이산화탄소는 지하로 내려가, 탄소 광물화 과정을 거쳐 장기 저장됨으로써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를 낮추는데 기여한다.
[도시적 수용성 – 기계와 사람의 공존]
1) 녹지축의 연속성 확보 : 대상 부지는 청라국제도시의 녹지축이 수렴되는 지점에 해당하므로, 기존 도시계획상의 녹지 네트워크를 대지 내부로 연장시켰다. 녹지의 연속성은 보행자 유입의 물리적 경로를 제공하는 동시에 공장과 주거지 사이의 완충지대로 작용하여 공업적 경관의 급격한 전이를 완화한다. 이로써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공장으로 유입될 수 있는 흐름을 만들었다.
2) 인터페이스 블록 도입 : 사람과 기계가 공존하는 공장을 실질적으로 실현하기 위한 전략으로 인터페이스 블록을 도입하였다. 인터페이스 블록은 사람과 기계라는 이질적인 두 영역이 직접 충돌하지 않고 상호작용할 수 있도록 돕는 공간적 매개 장치라고 정의했다. 인터페이스 블록은 생산시설 외곽에 붙어 시민들을 공장 내부로 끌어들이는 매개 역할을 수행하며, 공장으로의 접근 장벽을 낮추는 장치로 기능한다. 내부적 인터페이스 블록은 관람, 참여, 체험이 가능한 포켓공간으로 발전하여 생산과정을 더욱 가까이서 느낄 수 있도록 한다. 이러한 장치는 공장의 도시적 수용성을 제고하고 지역사회와 관계를 구축하는 촉매역할을 한다.
3) 입면 및 외피 전략 : 건물의 입면 또한 지붕과 연결되어 3m×3m의 스틸 프레임으로 구성되며, 입체적 타공 메탈을 통해 공장의 산업적 이미지를 완화한다. 입면구성은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이곳으로 모일 수 있도록 하는, 개방적 분위기를 조성하는 장치이다. 또한, 타공메탈은 시각적 투과성을 조절하고, 자연환기 및 일조제어의 보조수단으로 기능하도록 계획했다.
[결론 – 건축적 프로토타입]
본 프로젝트는 “탄소순환기계”를 표방하며 기후변화라는 시대적 문제에 대응하는 건축적 프로토타입을 제안한다. 동시에 공장을 도시로 끌어들이면서, 산업과 도시, 기술과 인간이 공존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다. 지붕 구조와 모듈화된 시스템은 다른 도시나 환경에서도 유연하게 적용될 수 있으며, 공장이 공공적 역할을 수행하는 새로운 건축 유형으로 거듭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 건물은 탄소를 포집하고, 연료를 생산하며, 사람과 기술이 함께 호흡하는 ‘숨쉬는 공장(Breathing Factory)’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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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도교수 |
이동훈 교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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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도교수 작품평 |
박시영 학생의 졸업작품 ‘The Breating Factory’는, 기후 위기의 해소를 위해 적극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도시적 스케일의 건축물을 실현가능한 계획안으로서 제안하였다는 점이 높이 평가받아, 2025년 본교 졸업전시회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하였습니다.
한 사람의 장거리 비행 동안에 배출된 이산화탄소량이, 한 가구의 1년간 탄소발자국에 버금간다는 점에서, ‘지속가능항공유’의 양산은 꼭 필요한 일이 되었습니다. 본 작품이 제안하는 지속가능항공유 생산시설은, 기존의 ‘탄소포집기술’을 건축물에 적용하였다는 점이 특히 혁신적입니다. 지속가능항공유의 원료인 이산화탄소를 주변의 대기 중에서 추출함으로써, 공장 인근의 대기질을 오히려 개선하는 신개념의 생산시설을 계획하였습니다.
이러한 청정 생산시설은, 기존 도시조직의 인근에서 지역사회와 적극적으로 소통하면서 색다른 문화적, 교육적 체험을 제공할 수 있는 새로운 잠재력이 있습니다. 장차 지속가능항공유의 최대 수요처가 될 김포공항과 인천공항 사이의 청라지구를 대지로 설정하여, 기존 도시계획의 경관 및 녹지축 등 그 맥락을 존중하면서도, 이에 섬세하게 개입하여 개선하였다는 점에서 매우 높은 완성도를 지닌 계획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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