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상 |
우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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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품자 |
강태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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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속대학 |
명지대학교 건축학부 건축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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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계개요 |
서울의 공공공간은 백화점으로 시작된다. 백화점은 단순한 상업시설을 넘어, 서울이라는 메가시티의 거실이자 놀이동산, 그리고 대표적인 사교의 장이었다. 사람들은 이곳에서 영화를 보고, 식사를 하며 여가를 보냈고, 이는 곧 도시인의 일상을 지탱하는 중요한 배경이 되었다. 그중에서도 우리나라 최초의 백화점인 명동 신세계 본점은 근대기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고 있으며, 오랜 시간 동안 도심의 중심에서 소비 중심 상업공간으로 기능해왔다.
그러나 시대가 변하면서 대형 유통시설의 역할은 근본적으로 달라졌다. 온라인 쇼핑의 확산과 생활양식의 변화는 백화점을 단순한 판매 시설로 머무르게 할 수 없게 만들었다. 이제 백화점은 도심 속에서 공공성과 문화적 역할을 동시에 담아내는 새로운 플랫폼으로 전환이 필요하다.
본 프로젝트는 서울 명동에 위치한 신세계 백화점 본관과 신관, 그리고 제일은행 건물을 대상으로 한다. 본관은 역사적 가치를 지닌 외관을 보존하면서 내부는 리모델링을 통해 구조적 아름다움을 드러내고, 신관은 신축을 통해 대형 아트리움과 목조 구조를 중심으로 한 개방적 공간을 형성하였다. 제일은행 건물은 내부 재구성을 통해 새로운 문화 프로그램을 담아내는 실험적 장으로 재탄생한다. 또한 명동과 남대문을 연결하는 아트리움을 중심축으로 계획하여, 백화점이 도시적 흐름과 경험을 매개하는 열린 공공 허브로 기능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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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품설명 |
이 프로젝트의 핵심은 백화점을 단순한 상업 시설이 아닌 도시적 공공공간으로 재해석하는 데 있다. 본관은 근대 도시 소비문화의 흔적을 간직한 건축물로, 외관은 보존하면서 일부 내부 슬라브를 비워내어 구조적 미감을 시민들이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층간의 시각적 연결은 과거의 흔적과 현재의 경험이 겹쳐지는 장치로 작동하며, 백화점 자체가 하나의 ‘전시된 건축물’이 된다.
신관과 제일은행 건물은 아트리움을 매개로 통합되었다. 이 아트리움은 단순히 공간을 잇는 연결부가 아니라, 전시·공연·설치미술이 펼쳐지는 도시의 문화 무대로 기능한다. 철제 Y 기둥과 트러스 구조는 따뜻하면서도 견고한 스케일감을 제공하며, 빛의 유입과 시선의 흐름 속에서 사람들은 소비 이상의 체험을 얻는다. 이곳은 명동의 중심에 새롭게 등장한 공동체적 심장부로서, 공공성과 상업성을 동시에 담아낸다.
공간 프로그램은 장소의 정체성을 강화하고, 이용자들의 체험을 확장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본관은 브랜드 아카이브와 역사 전시를 통해 명동과 신세계의 서사를 되살리고, 신관은 체험형 상업과 미디어 아트 프로그램을 결합해 ‘머무름의 이유’를 제공한다. 특히 어두운 공간을 활용한 미디어 아트존에서는 명동의 역사와 미래가 교차하며, 시민들은 단순한 소비자가 아닌 관람자·참여자가 된다. 중앙 설치 작품과 열린 휴식 공간은 자연스러운 소통을 촉진하며, 백화점은 다시금 도시인의 생활 무대이자 문화 플랫폼으로 기능한다.
이러한 공간적 재구성은 백화점을 역사와 현재, 상업과 문화, 구조와 경험이 교차하는 열린 플랫폼으로 재탄생시킨다. 본관 리모델링과 신관 신축, 제일은행의 내부 재구성을 통해 구축된 이 복합적 흐름은, 명동이라는 도시 맥락 속에서 백화점이 시민과 호흡하며 살아 있는 공공 허브로 자리 잡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곧, 건축이 사람들에게 새로운 머무름의 이유를 제공하고, 도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실천적 사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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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도교수 |
이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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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도교수 작품평 |
일상적 상업 공간인 '백화점'을 재해석한 이 작품은 단순한 건축 유형의 재생산이 아닌, 사회적 기능의 확장에 주목한 비전이 돋보인다. 프로젝트는 단순 소비 공간을 넘어 공공성과 도시 경험을 포괄 하는 새로운 장르의 가능성을 진지하게 탐색하며, 건축 프로그램의 전환이 공간의 본질을 어떻게 재구성 할 수 있는지에 대한 대안을 제시한다. 기능에 대한 명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과잉된 형식 대신 정제된 상상력으로 해법을 구성한 점은, 실현 가능한 건축의 태도와 도시 맥락에 대한 깊은 존중을 드러낸다. 대지의 위치와 상징성에 대한 정확한 해석, 그리고 주변 경관과의 세심한 조율은 케빈 린치(Kevin Lynch)가 말한 '도시의 가독성'을 실천적으로 구현한 사례로서 형태의 표현보다는 공간을 통한 경험의 흐름과 리듬에 집중하였으며, 건축을 시각적 상징물이 아닌 존재론적 체험의 장으로 확장시키려는 의지 의 표현으로 볼 수 있다. 구조적 해법 또한 기능과 장면을 유기적으로 교차시키며, 전반적으로 복합적인 도시 경험의 밀도가 훌륭히 성취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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