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상 |
우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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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품자 |
강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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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속대학 |
인하대학교 건축학과 대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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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계개요 |
현대 도시는 거대한 인공 지형의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다. 가로변의 건물들은 빽빽하게 채워지면서 인공적 산맥을 형성하고, 그 뒤편의 내부 블록은 이들 건물에 의해 가려져 분지와 같은 공간으로 남게 되었다. 이러한 내부 블록은 가로변 건물에 둘러싸여 외부에서 쉽게 인지되지 않으며, 차량 접근 또한 제한적이다. 그 결과 주변 도시조직과 연결되지 못한 채 고립된 공간으로 머물러 왔다.
이는 단순한 비유가 아니라, 실제 도시계획적 맥락과 맞닿아 있다. 서울은 개발 압력에 따라 가로변의 토지 가치가 집중되었고, 이에 따라 주요 도로변을 중심으로 개발이 진행되었다. 반면 내부 블록은 상대적으로 저개발 상태로 남아, 가로변 건물에 가려진 채 보행과 교통의 접근성이 낮고 도시적 활동이 침투하기 어려운 ‘도시 분지’로 형성되었다.
서울 내에서도 미근동 일대는 이러한 도시 분지의 전형적인 사례이다. 이곳은 사방을 둘러싼 가로변 건물에 의해 내부 블록이 고립되어 있으며, 남쪽으로는 철도가 절벽처럼 가로막아 단절의 문제가 더욱 심화되고 있다. 이로 인해 내부 블록은 주변 도시조직과 분리되고, 생활권에서 배제된 채 방치되는 상황에 놓여 있다.
따라서 본 프로젝트는 이러한 도시 분지를 단절된 지형으로 두지 않고, 다시금 도시조직 속으로 연결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내부 블록에 새로운 접근 경로를 열어 인지성을 확보하고, 열린 공간으로 전환하는 전략을 제안한다. 나아가 내부 블록만을 개방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저개발 상태로 남아 있는 원도심 조직을 함께 활용하여 보다 확장된 도시적 맥락 속에서 변화를 실현하고자 한다.
결국 산맥과 분지가 단절된 지형으로 고착되는 것이 아니라, 서로 조화를 이루며 새로운 도시적 풍경을 만들어가는 가능성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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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품설명 |
미근동 일대는 오랜 세월 동안 형성된 골목길의 흔적을 간직하고 있다. 저개발의 영향으로 보존된 이 골목길은 차량 중심의 도시 순환체계와 달리 보행자를 위한 동선으로 작동할 수 있다. 구불구불한 형태는 단순한 이동을 넘어 체험적인 공간을 만들어내며, 도시 소음으로부터 보행자를 보호한다. 이러한 특성은 마치 애벌레처럼 구불거리는 길의 형상 속에서, 걷는 이들에게 호기심과 경험을 제공한다.
이 원리는 프로젝트 전반에 걸쳐 적용된다. 오랜 세월을 간직하고 있는 골목길의 형태가 보행자, 건물, 지형 등 다양한 요소에 의해 형성되었듯이, 보행자에게 불편을 유발하는 요소가 남아있다. 그런 이유로 우선 이 골목길은 ‘정제된 꺾임’을 통해 구성된다. 꺾임은 길의 끝을 한눈에 드러내지 않아 긴장과 기대를 유발하면서도, 방향성을 유지해 보행의 가독성을 높인다.
수평형 주거유닛 또한 같은 개념을 반영한다. 대상지는 아파트 단지로 재개발될 예정인데, 이는 내부 블록을 도시 조직으로부터 고립시킬 우려가 있다. 이에 따라 계획된 수평형 주거유닛은 ‘누운 아파트’처럼 긴 복도로 구성된다. 하지만 복도의 단조로움을 피하기 위해 꺾이는 흐름을 도입하여 보행자가 도시 풍경과 주거 입면을 동시에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이러한 꺾임의 흐름들은 대지의 단차 속에서 입체적으로 얽힌다. 중심에는 계란형 플랫폼과 선큰 공원이 배치되어 흐름의 구심점이자 공적 공간으로 작동한다. 방문객들은 선큰 공원에서 도시 소음을 피해 휴식을 취할 수 있으며, 다양한 프로그램을 경험한다.
이 모든 위를 덮는 지붕공원은 각기 다른 각도로 접히며 다층적인 활동을 수용한다. 운동, 휴식, 야외 공연 등 다양한 도시적 프로그램이 가능해지며, 공원은 도시 속 다기능적 생활 무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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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도교수 |
박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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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도교수 작품평 |
강북의 도시 블록 도로 전면부의 대형 건물 후면부는 골목과 저층 주거지,
소규모 상권이 밀집해 있기도 하고 과거 도시 맥락이 남아 있는 이중적
공간구조를 보여주는 곳이 많다. 이로 인해 도심의 공간 단절과 노후 지역과의
격차, 보행환경의 불편 등 구조적 한계가 동시에 존재한다고 설계자는
판단한다.
이 작품은 이러한 도시 맥락을 그대로 공간적으로 그리고 형태적으로
재해석하고 있다. 과거의 흔적을 재구조화 하면서 현대 도시에 맞는 다양한
골목과 거리를 형성하여 정체성을 자신의 프로젝트에 녹여내고 있다. 나아가
새로운 도시가로에서 경험하기 어려운 느리고 유연한 골목이라는 개념으로
건축공간을 형성하려 하였다.
차량이 접근하기 어려운 블록 후면부의 공간에 보행자 중심의 공간을
거미줄처럼 엮어 친 보행적 도시 공간을 삽입하고 있다. 이 설계는 차량을
중심의 공간이 아닌 보행자 중심의 도시조직을 설계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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