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계개요 |
[자연과 맥락을 반영한 울릉도의 새로운 공항]
현재 울릉도에는 2028년 완공을 목표로 하는 공항이 지어지고 있다. 이 공항은 지금까지 배에만 의존하던 울릉도의 이동 방식에 새로운 길을 열어줄 예정이다. 계획된 규모는 50인승 이하 소형 항공기의 취항을 기준으로 하며, 1,200m 정도의 활주로와 여객터미널 등을 포함한다. 공항이 완성되면 울릉도의 접근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되어 관광객 유치와 지역 발전까지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설계안은 기능과 효율에 치우쳐져 있어, 울릉도의 지닌 자연환경과 고유한 정체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본 프로젝트는 울릉도의 바다와 산 등의 자연 요소를 적극적으로 반영함으로써, 단순한 교통 인프라를 넘어 울릉도의 정체성과 문화적 가치를 담아낸 새로운 건축적 비전을 제시하고자 한다. 더 나아가 이 공항은 울릉도의 과거와 미래를 잇는 역할을 하면서, 지역 고유의 아름다움과 잠재력을 재조명하는 상징적인 도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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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품설명 |
[Issue]
울릉도는 푸른 바다와 독특한 지형 등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 매력적인 지역이다. 하지만 인프라의 부족으로 주민들의 생활이나 경제 발전에는 분명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공항 건설은 필연적으로 환경 보존과 지역 발전이라는 두 가지 상반된 견해를 불러일으킨다.
일반적인 공항은 도심과 거리가 멀어 기존 도심과는 접근성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지만, 울릉 공항은 섬이라는 특수한 환경 덕분에 인근 마을과의 거리가 비교적 가깝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울릉도에서의 공항은 단순히 여객터미널의 역할만을 하는 것보다는 인근 주민들을 위한 시설이 추가된다면 훨씬 새롭고 다채로운 공항이 만들어질 것이다.
공항은 소음과 혼잡함 등으로 인해 일상적인 생활 시설보다는 분명한 목적성을 지닌 프로그램에 더 적합하다. 울릉도의 경우 수요조사 결과, 의료와 교육 시설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Educational Problems and Improvement on Ulleung Islands in Korea” by KIMJIHOON and LEEHYEJUN) 하지만 병원이나 학교처럼 하나의 기능에 집중된 대규모 시설보다는, 의료·교육·문화가 적절히 섞인 복합 공간으로서 웰니스 시설을 공항과 연계된 주민 시설로 도입하기로 한다.
[Site]
울릉도는 섬 전체가 산지와 해안 절벽으로 이루어져 있어 공항 주변 자연환경은 360도로 탁월한 경관을 제공한다. 이에 따라 야외 공간은 특정 방향에 치우치지 않고 공항 자체의 독립적 공간으로 조성하여 이용자가 공항만의 경험을 체감하도록 계획하였다. 또한, 공항에서 가장 특징적인 조망은 바다를 배경으로 한 활주로 풍경이지만, 설계 과정에서는 이러한 기본적인 조망 외의 울릉도의 산과 해안을 아우르는 자연경관과 인근 항구 및 기존 도심까지 담아낼 수 있는 조망을 고려해 건물 배치를 결정함으로써, 공항과 주변 환경 간의 상호작용을 설계 전략으로 활용하였다.
공항 건설을 위해 기존 봉우리를 허물면서 형성된 경사지의 활용 또한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점이다. 울릉도는 자연환경이 중요한 지역이기 때문에, 공항 건설로 인한 자연 훼손 문제를 경사지의 디자인을 통해 세심하게 다루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특히, 여객터미널 인근의 식생 환경과 경사지 지형은 공항 설계에 있어서 주요 자연 요소로 작용할 수 있으며, 따라서 경사지 지형을 단순히 보존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공항 디자인에 있어 지역의 자연환경과 조화를 이루면서 독창적인 디자인을 구현하는 데에 활용한다.
[Idea : 평면 중심 설계]
공항에서의 여객터미널은 일반 건물에 비해 넓고 낮은 수평적 형태를 가지며, 공항 특성상 건물의 첫 모습을 항공기 안 공중에서 바라보게 되므로, 입면보다는 평면이나 배치의 형태가 설계에서 더 핵심적인 요소가 된다. 울릉도처럼 자연이 풍부한 환경에서는 이러한 공항의 수평적인 형태가 주변 풍경 속에 파묻히게 되므로, 전체적인 형태가 직관적으로 읽히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세부적인 장식이나 디테일보다는 평면과 배치를 중심으로 한 2차원적 스터디를 통해 단순한 요소와 기하학적 구성을 활용하여 전체 형상을 계획한다.
[Concept : 기하학적 조율]
"자연을 어떻게 다룰 것인가?"
자연은 겉보기에는 무질서해 보이지만, 그 안에는 분명한 질서가 존재한다. 벌집의 격자, 물방울의 곡면, 눈 결정의 반복 구조, 나뭇잎과 나뭇가지의 프랙탈 구조처럼 자연은 고유의 방식으로 기하학적인 형태를 드러내고 있다. 기하학은 이러한 자연의 질서를 의식적으로 드러내는 도구이자, 자연에 대한 존경과 모방의 태도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여기서 한 가지 질문을 가지게 된다. “기하학이 자연을 닮는 것이 아니라 자연을 느끼게 만들 수 있는가?” 이 프로젝트는 자연의 외형을 재현하는 일차원적인 접근보다는, 기하학의 언어를 통해 자연의 감각이나 리듬을 환기시키는 방식을 추구한다. 이는 단순한 형식의 선택을 넘어, 자연과 질서의 대립과 공존을 조율하는 작업이며, 더 넓은 차원에서는 주변 자연환경과 조화를 이루려는 시도와 울릉도의 랜드마크로써 필요한 대조적인 특성을 조율하는 작업이기도 하다.
[Design Strategy]
기하학적 디자인을 구성하는 요소 중 중심성과 360도 시야 확보, 내부 공간 형성의 특성을 지닌 ‘원형’을 건물의 기본 형태로 삼았다. 여기에 선적인 요소들을 더해 공간을 분할하고, 열리는 방향에 따라 흐름을 유도하며, 특정 방향을 통해 주요 조망을 설정하는 방식으로 전체 공간의 형태를 계획하였다.
이러한 형태 논리는 공항의 기능적 요구로도 연결된다. 공항의 주요 사용자인 울릉도 주민, 출발, 도착 이용객에 따라 동선을 세 가지로 구분했는데, 이 중 출발 동선은 긴 탑승 절차와 대기시간으로 인해 설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판단하였다. 따라서 보안 검색 이후 공간을 별도의 탑승동으로 분리하고, 그 사이 2층 공간에 공항만의 야외 공간을 조성하여 울릉도 주변과 차별화된 환경적 경험을 제공하도록 계획하였다.
이처럼, 건물의 형태와 동선, 야외 공간 배치가 서로 상호 작용하여, 공항 설계는 단순한 기능적 요구를 넘어 조망과 공간 경험을 동시에 반영하는 전략적 설계로 구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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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도교수 작품평 |
현재 울릉도에는 2028년 완공을 목표로 새로운 공항이 지어지고 있다. 이는 배에 의존하던 교통 한계를 개선해 지역 발전에 기여할 것이다. 그러나 현 설계는 기능과 효율에 치중해 울릉도의 정체성을 충분히 담아내지 못한다. 이 제안은 자연환경을 건축에 반영해 단순 인프라를 넘어 문화적 가치를 구현하는 새로운 비전을 제시한다.
계획안에서는 주변 경사지와 식생을 단순 보존이 아닌 디자인 요소로 적극 활용하고, 기하학적 구성을 통해 건축물이 자연과 동화되도록 하였다. 원형 기반의 형태와 명확한 동선 계획은 멋진 동해의 풍광을 제공함은 물론 편리하고 길 찾기가 용이하다. 또한 항공기에서 내려다보는 시점과 이용자의 경험을 고려한 공간 배치를 통해, 공항 자체가 울릉도의 자연 속에서 직관적으로 읽히도록 하고 있다.
전체 건물은 탑승동, 여객터미널, Wellness Center의 세 매스로 나뉘며 브릿지로 연결해 편의성과 보안성을 높였다. 특히 직사각형과 원형 매스를 지형에 맞게 조합해 공간과 형태의 조형미를 구현한 점이 돋보이며, Wellness Center와의 연계를 통해 주민 삶의 질을 높이고 관광객에게는 울릉도의 자연과 조화를 경험할 특별한 장소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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