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계개요 |
[(구)부여박물관, 과거의 유산과 오늘의 창작을 잇다]
(구)부여박물관은 단순한 전시공간을 넘어, 대공간과 소공간이 유기적으로 얽힌 구성, 자연광을 실내로 끌어들이는 섬세한 채광 전략, 그리고 상징적인 입면을 통해 건축적 가치를 보여주었다. 또한 박물관은 백제 사비시대의 관북리 유적, 조선시대 부여현 관아, 일제강점기의 흔적, 해방 이후의 근대건축이 중첩된 관북리 일원에 자리하며, 박물관으로서의 정체성을 분명히 드러내고 있었다.
그러나 관북리 유적 발굴사업과 박물관 이전 과정에서 주변 문화유산과의 관계가 단절되었고, 내부 공간 역시 본래의 가치를 상실하며 정체성이 흐트러져 결국 방치된 건축물로 전락하였다.
이에 본 프로젝트는 (구)부여박물관의 건축적 가치를 복원하고, 새로운 건축적 개입을 통해 주변 문화유산과 다시 호흡할 수 있도록 재구성하는 데 목적을 둔다. 나아가 단순한 과거 유산의 보존을 넘어, 창작과 체험을 더해 지역으로 확장되는 열린 구조를 마련함으로써, 박물관이 지속적으로 지역과 호흡하고 오늘의 창작을 새로운 유산으로 축적하는 살아 있는 문화 거점으로 자리매김하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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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품설명 |
[기억의 지층, 관북리]
관북리는 수천 년의 시간이 중첩된 장소다. 백제, 조선시대, 일제강점기, 해방 이후의 근대까지. 이 모든 층위가 한데 겹쳐져 오늘날까지 이어져 왔으나, 발굴과 개발 과정 속에서 서로의 관계는 단절되었고, 특히 유적 보존과 발굴을 위해 생겨난 우회 동선은 도시 조직과 일상에서 관북리와 문화유산들을 분리시켜갔고, 장소의 기억은 단편적으로 남아 있다.
[정체성을 잃은 건축, (구)부여박물관]
(구)부여박물관은 대지에 대한 역사와 맥락의 이해는 물론, 단순한 전시 공간을 넘어, 대공간과 소공간이 유기적으로 얽힌 구성, 자연광을 실내로 끌어들이는 섬세한 채광 전략, 그리고 상징적인 입면 구성 등으로 건축적 가치를 지니고 있었다. 하지만 박물관으로서의 기능은 오래가지 못했다. 공간의 한계와 시대적 변화 속에서 박물관은 기능을 잃었고, 공방, 체험관, 사무실 등으로 사용처만 바뀌며 정체성을 상실한 채 오랜 시간 방치되어왔다.
[(구)부여박물관, 지역과 다시 호흡하다]
본 프로젝트는 (구)부여박물관을 단순히 복원하는 것이 아니라, 주변 문화유산과 다시 호흡하는 거점으로 재구성하는 데 목적이 있다. 이 공간이 단순히 유산을 담고 전시와 감상만이 존재하는 공간이 아닌, 전시-감상-창작-기록-전시로 이어지는 순환형 박물관 시스템을 제안한다. 이는 건축물 하나가 끊임없이 지역과 상호작용하고, 참여와 개입을 수용하는 방식이다.
[공간적 전략]
관북리 유적과 부소산성, 조선시대 부여현, (구)부여박물관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동선을 설계하여 방문객이 역사적 시간의 층위를 따라 연속적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한다. 김수근 설계의 원형을 보존·복원해 박물관의 정체성을 회복하고, 기존 모듈과 빛의 활용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수평적으로 열리는 구조로 확장함으로써 주변 유산과의 관계와 체류 경험을 넓힌다. 진입 동선은 박물관을 하나의 전시품처럼 감상할 수 있도록 설계해 새로운 경험을 제공한다.
[프로그램적 전략]
전시 관람에서 체험, 창작, 재전시로 이어지는 순환 구조를 통해 살아 있는 유산의 생태계를 만든다. 방문객은 오픈 스튜디오와 로컬 아뜰리에, 도서관 아카이브를 통해 과거를 재해석하고 ‘부여다움’을 주제로 창작 활동에 참여하며,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결과물은 다시 박물관 전시로 순환된다. 카페와 방문자 센터, 도서관은 관람 후 휴식과 지역 이해를 돕는 공공의 마당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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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도교수 작품평 |
이 프로젝트는 근대 건축물 보존을 넘어, 장소성과 역사성, 지역 공동체의 맥락을 재구성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관북리에 쌓인 백제 사비시대부터 근대에 이르는 시간의 층위를 하나의 연속된 체험으로 엮어 단절된 장소성을 회복하려는 접근이 시도되었다.
김수근 건축의 대공간과 소공간의 연결, 자연광 활용, 상징적 입면 요소를 보존하는 한편, 이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공간을 수평적으로 확장하며 보존과 창조의 균형을 찾아가고 있다.
전시-감상-창작-기록-재전시로 이어지는 순환형 시스템은 관람객을 능동적 참여자로 끌어들이고, 지역 창작물이 박물관 콘텐츠로 환원되는 구조를 통해 문화 생태계로서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또한, 주변 문화유산과 연계된 동선과 오픈 스튜디오, 방문자 센터 등의 프로그램은 박물관이 단순한 전시공간이 아닌 지역거점으로 기능하도록 설계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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