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품설명 |
[BACKGROUND]
문래동 소공장 지대는 서울 산업화 시대를 대표하는 상징적인 장소였다. 그러나 도시 구조의 변화와 산업의 전환 속에서 노후된 공장들은 점차 기능을 잃어가고 있으며, 지역 전체의 활력 또한 쇠퇴하고 있다. 하지만 문래동은 단순히 소멸해가는 공간이 아니라, 과거의 기억과 현재의 변화가 맞물리며 새로운 가능성이 태동하는 도시적 경계지대다.
[CONCEPT]
이 프로젝트는 이러한 지점에서 ‘Hybrid Factory’라는 새로운 공간 모델을 제안한다. 이는 단순히 서로 다른 용도를 겹쳐놓는 방식이 아니라, 생산·연구·교육·문화·커뮤니티가 하나의 구조 안에서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복합적 시스템이다. 기존 소공장의 골조와 기억을 존중하며 보존하는 동시에, 그 위에는 부유하는 듯한 ‘장소 위의 공간’을 구축해 변화하는 사회적 요구에 신속하게 반응할 수 있는 새로운 기능을 수용한다.
[PROGRAM SYSTEM]
• 상부의 ‘공간 생산 공장(Space-Fab)’에서는 다양한 공간의 Unit이 만들어지고 저장되고 해체되며, 다시 지상으로 내려와 기존의 소공장을 지원하거나 시민과 만나는 공공적 역할을 수행한다. 이렇게 축적·이동·순환하는 Unit시스템은 고정된 프로그램이 아니라 시간의 흐름에 따라 재구성되는 공간 실험을 가능하게 한다.
• Hybrid Space는 모듈형 Unit이 이동·조합·해체되며 용도에 따라 변주되는 유연한 장치다. 이곳에서는 변화하는 도시의 정체성이 개개인의 건축적 행위를 통해 적극적으로 표현된다. 문래동이 지닌 예술, 주거, 상업, 철공소의 다양한 정체성이 서로 교차하며 Hybrid Space 속에서 드러나고, 이러한 관계는 시간이 흐르며 또 다른 주변의 변화와 맞물려 끊임없이 새롭게 재편된다.
• 또한 Fab-lab (Fabrication Lab)은 시민과 전문가가 함께 참여하는 개방형 제작소로, 개인의 니즈 분화로 다품종 소량생산이 주가 되어가는 사회에서 생산 공간의 한계를 벗어나는 미래적인 산업시설이다. 설계에서 제작까지의 전 과정이 한 공간에서 이루어지며 생산 과정에 필요한 각각의 공장의 기능들을 생산Unit으로 제작해 어떠한 제작과정에도 생산Unit의 조합을 통해 실현시킬 수 있으며 제작기간 또한 유연하게 조절가능하다. 그렇기에 누구나 제작과 실험에 참여할 수 있으며, 이는 협업과 학습이 교차하는 산업플랫폼이자 도시·산업·사람을 연결하는 접점이 된다.
• 하부의 지상 영역은 철공소의 정체성을 보존하면서도 보행과 녹지를 위한 공공적 축(Space Playground)으로 재편된다. 이는 과거 산업의 동선과 새로운 도시적 흐름을 엮어내며, 시민과 작업자가 자연스럽게 교차하는 열린 장소를 만들어낸다. 이 과정에서 기존의 산업적 장소성은 지워지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사회적 활동과 중첩되며 또 다른 관계를 형성하게 된다.
[CONCLUSION]
'Hybrid Factory’는 단순한 건축적 장치를 넘어, 도시가 잃어가고 있는 생산의 공공성을 다시 회복하려는 실험이다. 이곳에서 주민과 작업자, 시민은 각자의 방식으로 공간을 만들어가며, 그 과정 자체가 새로운 관계와 이야기를 축적한다. 이는 단순히 산업적 기능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장소가 지닌 역사와 현재의 흐름, 그리고 미래의 가능성을 함께 엮어내는 방식이다. 결국 이 프로젝트는 문래동이라는 땅에서 사람과 도시, 건축이 어떻게 공존할 수 있는가에 대한 응답이며, 인간을 위한 건축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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