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품설명 |
이 프로젝트는 하나의 질문에서 출발합니다.
“사람, 문화, 프로그램, 관광 자원이 넘쳐나는 서울에서, 정작 방치된 것은 무엇인가?”
서울의 중심부에 위치한 종로는 수많은 관광객과 새로운 활동이 끊임없이 유입되는 활기찬 장소입니다. 그러나 설계자는 이러한 풍요로움의 이면에 가려진 또 다른 현실에 주목했습니다. 도심을 가득 채운 관광객, 일상을 무너뜨리는 소음, 밤이면 텅 비어버리는 거리 속에서 정작 이곳에 살아가는 주민들은 소외감과 고립감을 느끼며 점차 자신의 터전에 대한 소속감을 잃어가고 있었습니다.
주민들이 참여한 시민 토론회에서 한 시민은 다음과 같이 이야기했습니다. “종로는 겉으로는 평화로워 보이지만 실제로 살기에는 너무 피곤한 동네다. 외부인은 즐길 거리가 많다고 하지만, 정작 주민들은 편히 쉴 공원 하나 없다.” 설계자는 이러한 현상을 ‘부유(浮遊)하는 주민’이라는 개념으로 포착했습니다. 그리고 이들이 다시 자신의 터전에 뿌리내릴 수 있는 장소를 만드는 것을 설계의 핵심 과제로 삼았습니다.
이때 주민들이 회복할 소속감, 주인의식, 공동체성은, 완성된 공간을 단순히 사용하는 과정에서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 공간이 만들어지는 과정에 직접 참여할 때 비로소 형성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주민들이 스스로 시작할 수 있는 가장 직접적인 행위로 ‘땅을 가꾸는 행위’를 제안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꽃을 심고, 채소를 기르고, 나무를 돌보는 작은 행위들이 자연스럽게 공간의 경계와 형태를 만들어 낼 것이라 보았습니다. 즉, 개인의 행위가 점차 서로 연결되어 하나의 집합적인 풍경으로 확장되고, 그렇게 형성된 풍경들이 모여 하나의 시설을 구성하는 것입니다.
시설의 일부 공간은 방문객에게도 개방됩니다. 방문객은 순차적으로 구성된 공간을 따라 이동하며 주민들이 직접 가꾸어 만든 다양한 풍경을 경험하게 됩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도착하는 ‘모임마당’에서 주민들과 직접 교류하게 됩니다. 이처럼 의도적으로 설정된 공간의 흐름은 종로를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라, 사람들이 실제로 살아가는 일상의 장소로 인식하게 만드는 장치로 작용합니다.
궁극적으로 이 공간을 통해 우리가 다시 환기하고자 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지만 오랫동안 잊혀졌던 한 가지 사실입니다.
“종로도 하나의 동네구나.”
관광과 소비의 공간으로만 인식되어 온 종로에서, 주민들이 직접 땅을 가꾸고 공간을 만들어가며 다시 자신의 터전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하는 것.
개인의 작은 행위가 공동체의 풍경으로 확장되고, 그 풍경이 다시 사람들을 연결하는 공간이 되는 것.
이 프로젝트를 통해 ‘부유하는 주민’이 다시 땅에 뿌리내리는 과정을 공간으로 담아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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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도교수 작품평 |
서울은 전통과 현대가 맞닿으며 끊임없이 변화하는 역동적인 도시이다. 특히 송현동 일대는 오랜 역사와 문화가 축적된 장소로, 많은 방문객으로 인해 더욱 활기를 띠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서울의 이면에는, 자신의 터전에서 밀려나 부유하게 된 지역 주민들이 존재한다. 본 설계는 도시 속에서 외면 받는 주민들의 삶에 주목하고, 그들이 다시 장소와 관계를 맺으며 정착할 수 있는 가능성을 모색하고자 한다.
『ROOTSCAPE : 부유하는 주민의 정착지』는 땅과 사람 사이의 본질적인 관계를 회복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주민들은 단순히 시설을 이용하는 대상이 아니라, 직접 흙을 만지고 씨앗을 심고 가꾸며 수확하는 능동적인 주체가 된다. 그 결과를 함께 나누는 일상은 주민에게 삶의 터전을 스스로 만들어간다는 경험을 제공하며, 이를 통해 장소에 대한 애착과 공동체적 유대감을 회복하게 한다. 나아가 주민들의 돌봄으로 자라난 식물과 자연은 도시민과 방문객에게 그늘과 휴식,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며 지역과 외부를 연결하는 매개가 된다. 즉, 본 계획은 주민이 다시 땅에 뿌리를 내리는 동시에, 그들의 일상과 활동이 도시의 새로운 풍경으로 확장되는 정착의 방식을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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