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작품

주요일정

  • 신청접수 2026. 08. 25(화) ~ 09. 04(금)
  • 작품접수 2026. 09. 07(월) ~ 09. 15(화)
  • 작품출력물 제출 2026. 09. 11(금) ~ 09. 16(수)

수상작품

The Still Point

수상 우수상
출품자 전윤하
소속대학 충남대학교 건축학과/5학년
설계개요 현대 도시는 점점 더 빠른 흐름을 전제로 조직된다. 특히 서울에서 고가차도와 입체교차로는 도시의 이동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 끊임없이 속도를 유지하도록 설계된 장치이다. 일상 주변에서도 두껍게 나열된 다리의 기둥들을 심심치 않게 목격할 수 있다. 비인간적인 스케일에서 사용자들은 경험이 아닌 통과의 행위가 극대화된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체류와 정지는 점점 비일상적인 행위가 된다. 그러나 이처럼 극단적으로 가속된 인프라의 중심부에는 아이러니하게도 완전히 다른 성격의 공간이 발생한다. 고가도로와램프, 교차로가 만들어내는 복잡한 구조 사이에는 소음과 접근성 문제로 사 용되지 못하는 잔여지가 필연적으로 생겨난다. 도시의 중심부에 위치하면서도 철저히 고립된 상태에 놓인다. 특히 인터체인지 내부의 대지는 이러한 특성이 극대화된 장소이다. 사방에서 차량의 흐름이 교차하고 중첩되는 이 공간은 도시에서 가장 많은 이동이 집중되는 지점이지만, 동시에 어떠한 정주 행위도 허용되지 않는다. 수많은 사람들이 매일같이 이 공간을 스쳐 지나가지만, 그 누구도 이곳을 인지하고있지 않다. 존재감은 분명하지만 경험되지 않는, 도시 속의 블랙홀이다. 끊임없이 움직이는 도시의 한가운데에서 유일하게 비의도적으로 멈춰 있는 이 곳은, 도시의 작동 방식이 만들어낸 구조적 공백이다. 그 공백 때문에, 이곳은 새로운 해석과 개입을 통해 전혀 다른 의미를 획득할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작품설명 [문제점] 기피시설은 주민 반대와 입지 갈등으로 인해 점점 서울 외곽이나 타 지역으로 이전되는 ‘탈 서울화’ 현상이 나타난다. 특히 납골당은 수요의 대부분이 서울에서 발생함에도, 실제 시설은 서울 외부에 집중되는 구조적 불균형을 보인다. 서울시가 운영하는 추모시설조차 시 내부엔 거의 없고,외부 지역에 의존하고 있다. 결국 납골당은 도시의 필수 인프라임에도 불구하고, 도시 내부에서 배제되는 모순적인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또한 동사무소와 같은 관공서 건물을 연상시킨다. 획일적이고 행정적인 형태의 납골당이 죽음과 기억을 지나치게 기능적으로만 다루게 만든다. 방문 행위가 단순한 용무 처리처럼 느껴지게 된다. 납골당은 단일 목적을 가진 사람들만 방문을 하고, 불특정 다수의 유연한 유입이 없기 때문에 특정 시기에만 사용되는 저활용 공간으로 남는다. 자연스럽게 관리와 안전에서도 소외되며, 머무르기보다는 떠나고 싶은 장소가 된다. [흐르는 도시, 멈춰진 공간] 저층부의 문화시설들에서는 자유롭고 투명한 동선을 만들어내고자했다. 로비에서는 숲과 연결된듯한 깨끗한 유리로 실내외를 모호하게 만들고 투명성을 강조한다. 건물들이 두세개씩 클러스터로 묶여 특정층에서 연결되고 전체적으로는 자유롭게 건너다닐 수 있는 동선을 가진다. 진입로를 따라 밝은 실내 로비에 들어서면 머리 위의 와플 천장이 타워와 저층부를 자연스럽게 분리하는 동시에, 고가차도의 하부를 가려 공간의 경계를 형성한다. 와플 천장은 유리로 마감되어 하늘은 보이지만 로비를 명확한 실내 공간으로 인식하게 만든다. 그 사이로 스며드는 자연광은 시간에 따라 달라지며 로비에 깊이감과 생동감을 더한다. 저층부의 도로와 맞닿은 부분은 전면 유리로 계획되어 숲과 하나로 이어지는 듯한 개방감을 제공하며, 숲 너머로는 도로 위를 끊임없이 달리는 차량들이 보인다. 차들의 소리도 언뜻 들리며 현실을 인식하고, 그 안에 정지해 있는 듯한 이질감을 느끼게 된다. 그 흐름 속에서 멈춰 있는 자신의 존재는 더욱 낯설게 인식되고, 원래라면 불쾌해야 할 도로 한가운데의 공간은 오히려 밝고 친근한 분위기로 전환된다. [수직 납골당] 이 타워는 약 만 기의 유골함을 수용할 수 있는 수직 타워형 납골당으로, 고인의 추억과 함께하는 산책과 전망, 추모라는 가장 단순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 있다. 저층부의 다양한 공간과는 구별되는 분위기를 가지며, 방문자는 최상층까지 직접 걸어 올라갈 수 있다. 타워에서는 동선과 보관으로 프로그램을 단순화시킨다. 추모의 과정을 걸어 오르는 경험으로 치환하였다. 추모라는 행위를 특별한 의식이나 정적인 머무름이 아닌 천천히 걸으며 기억하고 사유하는 과정 속에서 완성시킨다. 사람들은 이어지는 계단을 따라 천천히 상승하며 변화하는 풍경을 경험한다. 이러한 과정은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거나 그리운 이를 떠올리는 등 깊은 사유의 시간을 제공한다. 또한 높은 곳에 도달했을 때 마주하는 전망은 일상의 현실을 작게 바라보게 하며, 자연스럽게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든다. 타워의 입면은 유골함을 외부로 드러내어 죽음을 숨기지 않고 도시 속에 당당히 드러낸다. 이는 일부 사람들에게 거부감을 줄 수 있지만, 도심에서 쉽게 마주할 수 없는 납골당이라는 시설의 존재를 인식시키고 죽음에 대해 한 번쯤 생각해 볼 기회를 제공한다. 또한 유골함을 폐쇄적인 창고와 같은 공간에 수용하는 대신, 내외부의 풍경을 찾아오는이도, 거주하는 이도 함께 향유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지도교수 이정원
지도교수 작품평 본 작품은 도시의 이동을 위해 만들어진 교통 인프라와 그 사이에 남겨진 유휴공간에 주목하고, 이를 죽음과 추모를 위한 공간으로 재해석하였다. 고가차도와 도로로 둘러싸여 도시 안에 있으면서도 고립된 대상지의 특성을, 일상으로부터 분리되어 온 추모시설의 성격과 연결한 점이 특징적이다. 기존 봉안시설의 획일적인 공간과 제한적인 추모 방식에서 벗어나, 추모를 걷고 머무르는 경험으로 확장하고자 하였다. 저층부는 사람들이 자유롭게 방문할 수 있는 일상적 프로그램을 담은 동적인 공간으로, 타워는 걷기와 추모에 집중하는 정적인 공간으로 구성하여 서로 다른 성격의 공간이 단계적으로 이어지도록 계획하였다. 또한 도시의 빠른 이동과 추모의 느린 시간이라는 대비를 공간 구성과 동선에 반영하였다. 전체적으로 대상지에 대한 관찰과 문제의식을 프로그램과 공간으로 일관되게 발전시켰으며, 도시 안에서 일상과 추모가 공존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안한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