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계개요 |
[ 의료상경 암환자와 보호자를 위한 공동주거 ]
지방의 암 환자들은 의료 공백으로 서울행을 선택하지만, 수술 후 병상 회전율 문제로 즉각 퇴원을 권유받는다. 이어지는 방사선 치료는 8주간 매일 1시간씩 이어지기 때문에 매번 고향에 갈 수 없다. 결국 이들은 병원 주변을 맴돌게 되고, '빅5' 대형병원 앞에는 열악한 '환자방'이 모여 환자촌이 형성되었다. 단 1시간의 치료를 위해, 2평짜리 방에서 23시간을 철저히 고립된 채 견디는 현실이다.
본 프로젝트는 장기 통원 치료를 위해 '의료 상경'을 택한 이들의 공간적·사회적 단절을 극복하고자 한다. 거주자 간 자연스러운 소통을 이끄는 다채로운 커뮤니티를 통해, 환자에게는 투병을 이어갈 동력이 생기고, 보호자에게는 온전한 휴식이 돌아온다.
이를 위해 환자의 신체적·심리적 특성을 세심하게 반영한 개별실을 계획했다. 또한, 환자와 보호자의 관계를 4가지 유형으로 분류하여 맞춤형 커뮤니티 공간을 조성했다. 궁극적으로 4가지 커뮤니티를 유기적으로 엮어, 단절과 고립의 공간이었던 환자촌을 소통과 연대가 살아 숨 쉬는 진정한 '마을(村)'로 재탄생시키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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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품설명 |
[ STEP 1. 신체 조건을 배려한 개별실 ]
가장 기본 단위인 '개별실 유닛'은 암 환자가 겪는 신체적, 심리적 고통을 건축적으로 완화하는 데 집중했다.
첫째, 예민해진 피부를 위해 샤워실과 테라스를 직접 연결하여 수건 마찰 없이 자연 건조가 가능한 동선을 짰다.
둘째, 강한 직접 조명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막고자 곡면 벽체를 적용해 부드러운 산란광 환경을 조성했다.
셋째, 면역력이 약한 환자를 위해 현관 진입 시 파우더룸을 오염 차단 전실로 활용하여 외부 오염 물질을 즉시 제거하도록 했다.
넷째, 환자가 방에서 나오고 싶게끔 복도 방향으로 '큰 창'을 냈다.
[ STEP 2. 4가지 맞춤형 커뮤니티 유닛 ]
환자를 단일 집단으로 뭉뚱그리지 않고, 나이와 처지에 따라 필요한 관계의 종류가 다르다는 사실을 바탕으로 주거 유형을 4가지(노노케어형, 소아암환자형, 청년암환자형, 경제활동병행형)로 세분화했다. 각 유형에 맞춘 커뮤니티 공간을 계획했으며, 궁극적으로 각기 다른 커뮤니티들이 자연스럽게 교류하며 긍정적인 시너지를 내도록 설계했다.
- 노노(老老)케어 TYPE
: 체력이 저하된 60~80대 노부부 환자와 보호자를 위한 주거 유형이다. 동선 부담을 줄이고자 세대 현관 앞 투명한 'SILL 공간'을 개방해 '내 집 문 앞 커뮤니티'를 조성했다. 다도, 족욕 등 무리 없는 활동을 통한 저에너지 교류가 이루어진다. 인접한 공유 주방과 다이닝은 후각이 예민한 환자를 배려해 외부 공간과 맞닿게 하여 자연 환기를 유도한다.
- 소아암 환자형 TYPE
: 아이들의 뛰어놀 본능과 부모의 육아 피로를 동시에 해결하는 주거 유형이다. 복도를 파이프 형태의 연속적인 유희 공간으로 치환해 자발적인 활동성을 유도했다. 보이드(시선 교차), 미끄럼틀(수직 이동), 알코브(은신처)를 엮은 다채로운 시퀀스는 자연스럽게 탁 트인 놀이터로 확장된다. 동선 곳곳에 부모 라운지를 두어 아이를 지켜보며 쉴 수 있게 했다.
- 청년 암 환자형 TYPE
: 2030 청년 환자와 간병 부모를 위한 주거 유형이다. 밀착 간병으로 인한 정서적 피로를 방지하고자 개별실을 사선으로 엇갈리게 배치해 독립성을 보장했다. 중심부는 완충 공간인 공동 구역이다. 청년 라운지는 바닥 단차와 경사면을 활용해 컨디션에 맞춰 자유롭게 눕거나 기대어 쉴 수 있게 조성했다. 또한 간병 부모의 우울감 완화를 위한 치유 텃밭을 더했다.
- 경제활동 병행형 TYPE
: 경제활동과 간병을 병행해야 하는 중장년 보호자를 위한 주거 유형이다. 재택 업무가 필수적인 보호자를 위해 개별실을 복층으로 계획했다. 환자가 쉴 때 보호자는 상층부에서 일하며 아래층의 환자를 시각적으로 보살필 수 있다. 환자가 방을 비우는 동안 외부의 공유 업무 공간을 활용하도록 유연한 동선을 만들었다.
[ STEP 3. 빅5 환자촌 프로토타입의 확장 ]
이 커뮤니티 유닛은 각 대형병원의 도시적 맥락에 맞춰 유연하게 확장된다. 본 작품에서 중점적으로 계획한 삼성서울병원을 비롯해, 각 대지의 물리적 한계와 주변 환경을 반영한 프로토타입을 제안한다.
- 삼성서울병원: 땅값이 비싼 강남 도심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좁은 대지에 층층이 쌓아 올린 고층 타워 형태를 취했다.
- 서울아산병원: 성내천을 따라 건물을 길게 배치하여, 전 유닛에서 수변의 자연 치유 효과를 누릴 수 있도록 했다.
- 서울대병원: 주변 저층 주거지 스케일에 맞춰 건물을 작게 분절함으로써, 기존 동네의 맥락에 자연스럽게 스며들게 했다.
- 세브란스병원: 신촌역과 인근 상권으로 이어지는 유동인구 결절점에 매스를 두어, 도심 인프라를 적극적으로 누리도록 했다.
- 서울성모병원: 고층 아파트 밀집 지역이라 독립 건물을 올릴 부지가 없다. 강남고속버스터미널 유휴공간 한 층을 주거로 계획하여, 거대 인프라 내부에 수평적 매스를 삽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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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도교수 작품평 |
본 프로젝트는 중증질환 치료를 위해 서울 빅5 종합병원을 찾은 상경환자들을 대상으로 각 병원 앞에 생겨난 환자촌에 주목하였습니다. 학생은 장기간 타지에서 치료 받으며 정신적, 육체적으로 지친 환자+보호자들의 일과를 살펴보는 것을 통해, 그들을 가장 힘들게 하는 것은 치료 외 시간에 머무르는 공간 속에서 고립되는 것임을 발견하고, 그들이 고립되지 않고 서로 연결될 수 있는 공간을 목표로 계획을 진행하였습니다.
기본적으로 환자+보호자는 안락함을 느낄 수 있는 최소한의 공통된 개별실을 가집니다. 그리고 다양한 나이대별의 환자들이 각각의 보호자와 관계를 맺는 방식을 바탕으로 대상을 4가지 유형으로 분류하고, 각 유형의 라이프스타일에 적합한 공용공간을 제시하였습니다. 이를 통해 개별실에서 충분한 휴식을 취한 환자+보호자들은 각자를 위해 조성된 공용공간에 머물면서 서로 간의 작은 교류를 만들어내고, 나아가 서로가 조금씩 힘이 될 수 있는 공간으로 작동될 것을 기대하게 합니다. 이렇게 제안된 유형별 공간을 5개 병원이 위치한 각각의 도시조직에 녹아들 수 있는 형태로 다양하게 결합하게 함으로써 실제 도시에서 기능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 점에서 더 의의를 가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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