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계개요 |
기술의 발전은 건축 공간, 특히 생산과 노동 중심의 주거를 어떻게 재정의해야 하는가?
노동의 주체는 기술로 전환되고 있으며, 그 전환에 대한 상상의 시점이 다가왔다. 현재 우리의 주거는 노동의 요소들로 공간을 가득히 채우고 있으며, 그 부피와 냄새와 모든 것들이 주거 공간의 전체를 장악하고 있다. 앞으로의 주거에서 그 노동의 주체는 사람이 아니게 될 것이며, 그것을 온전히 수용하는 형태의 미래의 건축을 제안해야 한다. 그 방법은 사람의 기존의 삶을 방해하지 않는 사람을 보조하는 형태의 것이며, 이를 위한 기존의 요소 속 파훼법을 제안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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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품설명 |
본 프로젝트는 ‘인프라로 흡수된 가사노동’을 전제로 한다.
기술 집합체인 로봇은 소형화·고효율화된 형태로 주거를 지원하며, 이에 따라 로봇의 공간은 인간의 일상을 침해하지 않는 보조 인프라로 재편되어야 한다.
미래의 주거에서 기계의 공간은 인간의 공간과 공존하되, 시각적·물리적·시간적으로 유기적인 분리를 이룬다. 인간의 동선인 복도와 노동하는 로봇의 메커니즘을 분리하는 것은, 인간의 생활과 가사노동이 서로의 시간을 침범하지 않으면서 효율적이고 체계적으로 작동하는 ‘인프라적 가사노동’을 실현하는 시작점이 된다.
1. 인간의 공간 속 보이지 않는 24시간 가사노동
주거의 영역 중 사람의 시선에 드러나지 않는 24시간 가사노동의 공간을 구축하기 위해, 로봇 전용 동선을 건물의 중심에서 입면으로 밀어낸다. 인간의 생활 영역과 로봇의 작업 영역을 분리함으로써, 가사노동은 사람의 일상을 방해하지 않는 독립적인 인프라로 작동한다.
이를 위해 주거의 타입에 따라 창문의 하부와 발코니 턱을 확장하고 하나의 길로 연결하여, 로봇이 이동하고 작업하는 보이지 않는 24시간 가사노동 벨트로 전환한다. 이 벨트는 주거의 외곽을 따라 지속적으로 이어지며, 인간의 생활과 분리된 채 세탁·청소·물류 등 일상적인 가사노동을 수행한다.
2. 중앙 집중형 가사 인프라 레이어와 공간의 해방
가사노동의 도구는 주거의 부피를 장악한다. 세탁기, 냉장고, 조리기구와 같은 물리적 장비뿐만 아니라, 조리와 세탁에서 발생하는 향과 온도, 그리고 노동의 흔적까지 주거의 일상에 지속적으로 개입한다. 본 프로젝트는 이러한 가사노동을 개별 주거에 분산시키는 대신, 중앙 집중형 인프라 가사노동 레이어로 통합한다. 여러 로봇이 하나의 인프라 안에서 협업하도록 함으로써, 개별 주거마다 노동을 위한 장비와 공간을 점유하는 방식을 전환한다. 가사노동의 과정과 결과물은 별도의 서비스 레이어를 통해 이동하고, 주거는 그 결과물을 수용하는 방식으로 재편된다. 이는 가사노동을 위한 공간의 부피를 주거의 중심에서 분리하고, 인간의 생활 영역을 보다 자유로운 공간으로 전환하기 위한 단면적 해법이다. 노동의 요소가 점차 주거에서 분리되면서, 확보된 공간은 개인의 취미와 여가를 위한 공간으로 다시 점유될 수 있다. 더 나아가 취미를 위한 도구와 활동 역시 주거 내부의 인프라에 위탁함으로써, 주거는 단순히 가사노동으로부터 해방되는 것을 넘어 개인이 자신의 시간과 취향을 온전히 채워갈 수 있는 공간으로 확장된다.
3. 미래 도시 속 코어의 의미는
미래의 주거에서 코어는 더 이상 사람의 수직 동선만을 위한 공간에 머물지 않는다. 지상과 항공으로부터 들어오는 무인 배송과 물류를 즉각적으로 수용하는 코어, 사람이 사용하지 않는 시간 동안 로봇이 활용하는 물류용 코어, 그리고 외부 입면을 따라 흐르는 가사노동을 수직으로 연결하는 코어를 구성한다.
수평으로 확장된 가사노동 인프라는 코어를 통해 도시와 주거를 연결하고, 각각의 주거에 필요한 물류와 서비스를 전달한다. 이에 따라 미래의 코어는 사람의 이동을 위한 단순한 수직 동선을 넘어, 도시의 다양한 흐름을 주거로 연결하고 분배하는 새로운 접속 장치로 변화한다.
4. 온전한 의미의 주거로
너무나 바쁘고 포화된 우리의 주거를, 이번 설계는 온전한 쉼터로 전환한다. 가사노동을 인프라에 위탁함으로써 주거에서 노동의 공간과 흔적을 덜어내고, 그 과정에서 확보된 공간과 시간은 다시 개인에게 돌아온다.
기술은 더 많은 일을 대신하기 위한 수단에 그치지 않는다. 인간이 노동에 점유당했던 시간을 되돌려주고, 그 시간을 쉼과 취미, 관계와 자신을 위한 시간으로 채울 수 있도록 돕는다.
결국 미래의 주거는 더 많은 기능을 담는 공간이 아니라, 인간이 자신의 시간을 온전히 점유할 수 있는 공간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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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도교수 작품평 |
이 작품은 미래의 주택이 어떠한 모습으로 변화해야 하는가에 대한 탐색이다. 기술의 발전과 함께 인간이 수행하던 노동은 점차 로봇에게 이전되고 있으며, 미래의 주거는 더 이상 인간만을 위한 공간으로 한정될 수 없다. 그렇다면 로봇과 함께 살아가는 주택은 어떠한 공간이 되어야 하며, 인간과 공동으로 생활하는 로봇은 어떠한 모습이어야 하는가. 작품은 이 두 가지 질문에서 출발한다.
첫째, 현재까지 개발된 로봇을 수용하기 위한 주거 공간을 탐색한다. 기존 주거의 창문 하부와 발코니의 경계 등 인간의 생활에서 충분히 활용되지 않았던 숨은 공간을 로봇의 이동과 가사노동을 위한 인프라로 전환한다. 이를 통해 인간의 공간을 점유하던 노동의 요소들은 보이지 않는 영역으로 흡수된다.
둘째, 미래의 주거를 공유할 로봇의 모습을 제안한다. 하나의 거대한 로봇 대신 작고 다양한 기능을 가진 로봇들이 필요에 따라 결합하고 분리되며 생활을 지원한다. 이 작품은 인간과 로봇의 공존을 전제로 노동의 공간을 재구성하고, 인간의 주거를 다시 삶과 전유를 위한 공간으로 전환하는 미래 주택의 가능성을 탐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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