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작품

주요일정

  • 신청접수 2026. 08. 25(화) ~ 09. 04(금)
  • 작품접수 2026. 09. 07(월) ~ 09. 15(화)
  • 작품출력물 제출 2026. 09. 11(금) ~ 09. 16(수)

수상작품

Traces of Mining: Grounds for Nomadic Recovery

수상 최우수상
출품자 허상현
소속대학 홍익대학교(서울) 실내건축학과 4학년
설계개요 본 프로젝트는 스웨덴 키루나 광산을 배경으로, 자원 개발 이후 남겨진 산업의 흔적을 사미와 순록의 공생 관계를 회복하기 위한 건축적 인프라로 전환하는 제안이다. 북유럽 사프미 지역에서 순록은 계절에 따라 방목지를 이동하고, 사미는 그 이동을 관리하며 오랜 시간 자연, 기후, 식생, 지형과 함께 살아왔다. 그러나 광산, 철도, 도로, 수력 발전과 같은 산업 인프라는 순록의 이동 경로와 방목지를 분절시키고, 그 결과 사미와 순록이 유지해온 생활 경관은 점차 약화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키루나 광산이 2046년 이후 폐광된다는 추정적 시나리오를 설정하고, 광산에 남겨진 폐구조물과 지형의 흔적을 회복의 재료로 다시 읽는다. 기존 산업 구조물은 해체, 분류, 재조합되어 H빔 프레임과 목재 팔레트 모듈로 이루어진 가변적 구조 시스템으로 전환된다. 이 시스템은 식생 회복 연구, 순록 관리, 사미의 계절적 체류, 이동 경로 연결을 수용하며, 광산을 자원 채굴의 끝점이 아닌 생태적 회복과 유목적 삶을 위한 새로운 기반으로 변화시킨다.
작품설명 Traces of Mining: Grounds for Nomadic Recovery는 자원 개발이 남긴 땅의 흔적을 어떻게 다시 읽을 수 있는가에서 출발한다. 우리는 발전을 도시의 확장, 산업 인프라, 자원 채굴, 기술적 진보의 모습으로 이해해왔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사라지는 것들은 쉽게 드러나지 않는다. 계절에 따라 이동하는 동물의 길, 그 이동을 따라 살아온 사람들의 생활 방식, 그리고 인간과 동물, 식생과 기후가 함께 만들어온 관계는 개발의 도면 위에서 점차 배경으로 밀려난다. 프로젝트의 대상지는 스웨덴 북부의 키루나이다. 키루나는 세계적인 규모의 철광석 광산을 중심으로 성장한 도시이며, 철도와 도로, 산업 시설이 광산을 중심으로 촘촘하게 조직되어 있다. 이 인프라는 도시와 국가의 발전을 가능하게 했지만, 동시에 사프미 지역의 순록 이동 경관을 분절시키는 장치로 작동해왔다. 사미에게 순록은 단순한 가축이 아니라 생계, 문화, 이동, 정체성과 연결된 존재이며, 순록의 계절적 이동은 사미의 삶을 구성하는 중요한 질서이다. 따라서 순록 이동 경로의 단절은 동물의 경로만이 아니라, 사미와 순록이 함께 유지해온 공생 관계의 단절이기도 하다. 이 프로젝트는 광산의 흔적을 지우는 방식으로 회복을 말하지 않는다. 오히려 광산이 남긴 계단식 지형, 운반 구조, 보행 데크, 저장 시설, 수직 타워와 같은 산업 구조물을 회복의 시작점으로 삼는다. 기존 구조물은 단순히 폐기되거나 보존되는 대상이 아니라, 해체되고 분류되며 다시 조립될 수 있는 건축적 부품으로 읽힌다. 광산의 폐구조물은 H빔 프레임, 목재 팔레트, 데크, 브리지, 관찰 구조, 임시 체류 모듈로 재구성되고, 이들은 하나의 완결된 건물이 아니라 광산 지형을 따라 분산되는 회복 인프라를 이룬다. 이 인프라는 시간에 따라 고정된 기능을 수행하지 않는다. 초기에는 오염된 토양과 식생을 연구하고 순록 먹이 환경을 회복하기 위한 실험 플랫폼으로 작동한다. 시간이 지나 식생이 자리 잡고 이동 조건이 회복되면, 구조물은 순록의 이동을 돕는 생태적 연결로, 사미가 머무르는 계절적 거점, 연구자와 관리자가 함께 사용하는 관찰·운영 공간으로 확장된다. 사미는 이곳에 정착하는 것이 아니라, 순록의 이동 중 잠시 머물며 돌보고, 쉬고, 정보를 교환하고, 다시 이동을 준비한다. 방문객은 이 회복의 과정을 따라 이동하며 광산의 압도적인 규모와 산업 개발의 흔적, 그리고 그 이면에서 약화되었던 사미와 순록의 관계를 경험한다. 결국 이 프로젝트에서 건축은 새로운 땅을 점유하는 대상이 아니라, 이미 훼손된 땅이 스스로 회복될 수 있는 조건을 만드는 장치이다. 광산은 더 이상 자원 채굴의 끝점이 아니라, 자연과 순록, 그리고 사미에게 땅을 되돌려주는 회복의 기반이 된다. 산업의 흔적은 사라져야 할 상처가 아니라, 새로운 공생 관계를 시작하게 하는 구조적 기억으로 전환된다. 이 프로젝트는 개발 이후의 땅을 어떻게 다룰 것인가에 대한 질문이며, 건축이 장소의 시간과 남겨진 흔적을 존중하면서 생태적·문화적 회복을 가능하게 하는 방식에 대한 제안이다.
지도교수 이재영
지도교수 작품평 본 프로젝트는 문화와 역사, 전통, 기후와 대지에 대한 세심한 관찰을 바탕으로 장소의 시간과 기억을 존중하는 겸손한 건축을 제안합니다. 산업 개발 이후의 풍경을 보존하거나 지우는 이분법을 넘어, 남겨진 흔적과 구조물을 생태적·문화적 회복을 위한 자원으로 재해석합니다. 건축은 새로운 점유가 아니라 훼손된 장소가 스스로 회복하고 적응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드는 행위이며, 단계적 개입을 통해 지역 주민의 일상과 방문객의 경험이 공존하는 질서를 구축합니다. 프로젝트의 성과는 하나의 완결된 건물이 아니라, 기본 구조 모듈을 기반으로 변화하고 확장되는 시스템에 있습니다. 이 시스템은 식생 회복, 순록 관리, 사미의 계절적 체류와 이동을 수용하는 분산형 인프라로 작동하며, 장소의 생태와 문화적 질서를 건축의 일부로 통합합니다. 이를 통해 개발의 흔적은 장소의 기억으로 전환되고, 인간과 자연, 유목적 삶의 관계가 다시 조직됩니다. 결국 건축의 역할을 ‘만드는 것’에서 ‘회복이 일어날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확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