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작품

주요일정

  • 신청접수 2026. 08. 25(화) ~ 09. 04(금)
  • 작품접수 2026. 09. 07(월) ~ 09. 15(화)
  • 작품출력물 제출 2026. 09. 11(금) ~ 09. 16(수)

수상작품

심포이에시스(Sympoiesis) 시스템을 통한 공동서사의 장(Field), 코위브 필드

수상 우수상
출품자 강민재
소속대학 홍익대학교(세종) 건축공학과 1년/일반 대학원
설계개요 [Narrative Space] AI와 알고리즘 환경은 우리의 취향과 행동을 학습하여 원하는 정보와 경험을 빠르고 정확하게 연결한다. 이러한 최적화는 더 이상 거부해야 할 문제가 아니라 동시대 삶을 구성하는 하나의 조건이 되었다. 그러나 현대인의 취향은 이미 알고 있는 것에서만 형성되지 않는다. 서로 다른 장르와 경계를 넘나드는 옴니보어적 인간에게는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기 이전에 낯선 사람과 콘텐츠를 마주하고, 예상하지 못했던 취향을 발견하는 경험 역시 필요하다. 디지털이 이미 알고 있는 취향을 효율적으로 연결한다면, 오프라인 공간은 아직 알지 못했던 것과 우연히 마주칠 가능성을 제공해야 한다. 그렇다면 변화하는 인간의 삶을 담는 건축은 하나의 완성된 기능과 서사에 머물러야 하는가. 폴 리쾨르의 ‘서사적 정체성’은 정체성을 고정된 실체가 아니라 시간 속에서 지속적으로 재구성되는 이야기로 바라본다. 이러한 관점에서 건축 역시 준공되는 순간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의 경험과 기억, 관계와 해석이 축적되며 계속해서 새로운 의미를 획득하는 열린 텍스트로 볼 수 있다. 그러나 특정 기능과 질서를 위해 완성된 많은 근·현대 건축은 기능과 사용자를 잃은 이후 새로운 변화에 대응하지 못한 채 하나의 과거에 고정되기도 한다. (구) 충남도청은 이러한 문제와 가능성이 동시에 드러나는 장소다. 한때 행정의 중심으로 사람과 도시의 흐름을 집중시켰던 이곳은 기능 이전 이후 과거와 같은 중심성을 잃었지만, 여전히 쇠퇴하는 구도심의 중심부에서 오랜 시간 축적된 기억과 장소성을 간직하고 있다. 주변의 대전시민대학, 중구청, 문화예술거리와 교육·공공시설은 서로 다른 사용자와 활동이 다시 연결될 수 있는 도시적 조건을 형성한다. 따라서 (구) 충남도청의 리노베이션은 단순한 노후 건축의 재사용을 넘어, 과거의 행정적 중심을 다양한 사람과 경험이 교차하는 관계적 중심으로 전환할 가능성을 가진다.
작품설명 설계는 (구) 충남도청의 상징적인 본관을 존치하고 노후화된 별관을 선택적으로 철거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기존의 단선적인 동선에는 새로운 순환체계를 중첩하고, 기존 건축이 수용하지 못했던 새로운 규모와 성격의 프로그램은 외부와 중정에 확장하여 배치한다. 이때 신축을 기존 건물에 일률적으로 부착하지 않고, ㄷ자형 평면이 만들어내는 서로 다른 경계 조건에 따라 두 가지 방식으로 개입한다. 실들이 직접 외부와 접하는 건물 외곽에서는 기존 파사드와 새로운 팝업 매스 사이에 일정한 간격을 두고 브리지로 연결한다. 기존 건물과 신축 사이의 틈을 유지함으로써 기존 입면은 독립적인 시간의 레이어로 남고, 그 바깥에 새로운 프로그램의 레이어가 병치된다. 반면 ㄷ자형 건물이 감싸는 중정 측에서는 편복도가 외부와 직접 접한다는 기존 평면의 특성을 활용한다. 새로운 매스를 복도에 직접 접속시켜 기존 복도를 프로그램의 연결축으로 전환하고, 반복적인 소규모 실 구조만으로 수용하기 어려웠던 전시·창작·공연·워크숍 등의 활동을 위한 대공간을 중정에 확보한다. 즉 외곽에서는 간격을 통한 병치, 중정에서는 직접적인 접속과 확장이라는 서로 다른 관계를 형성한다. 새롭게 삽입되는 공간은 3,6×3,6m 모듈을 공통의 공간 질서로 사용한다. 하나의 모듈은 프로그램을 수용하는 기본 단위가 되고, 필요에 따라 여러 개가 결합되면서 다양한 규모와 성격의 공간으로 확장된다. 외부의 팝업 매스는 이 모듈의 결합과 분리를 통해 프로그램뿐 아니라 매스의 크기와 배치 자체가 변화한다. 특정한 기능을 위한 완성된 건물을 추가하기보다, 향후의 필요에 따라 증식·축소·재조합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기존 본관 중정에 삽입되는 Glass Box는 외부 팝업과 다른 수준의 가변성을 가진다. Glass Box의 외곽과 위치는 기존 건축과의 관계를 유지하는 고정된 프레임으로 남지만, 내부에는 동일한 3,6×3,6m의 질서를 적용하여 파티션과 프로그램, 점유 방식이 변화할 수 있도록 한다. 따라서 외부에서는 형태와 배치가 변화하고, 내부에서는 고정된 틀 안에서 사용이 변화한다. 모든 공간을 가변적으로 구성하지는 않는다. 오피스와 주거·창작시설은 장기간 머무르는 사용자와 일상을 담는 Anchor Mass로 배치하여 변화하는 공간 체계에 지속적인 기반을 만든다. (구) 충남도청 본관을 따라 형성되는 내·외부 팝업 매스와 이 앵커 매스 사이에는 대전시민대학과 중구청을 연결하는 Community Street를 조성한다. 기존 도시의 흐름을 대지 내부로 끌어들이는 이 거리는 업무와 거주, 창작과 소비, 일상과 비일상이 자연스럽게 교차하는 공공의 축으로 작동한다. 지속적인 앵커 프로그램은 장소에 일상의 밀도를 만들고, 가변적인 팝업 프로그램은 새로운 사람과 활동을 끊임없이 유입시키며 서로의 변화를 지지한다. 이처럼 기존 청사의 구조와 기억, 지속되는 Anchor Mass, 고정된 프레임 안에서 변화하는 Glass Box, 형태 자체가 재조합되는 팝업 모듈은 서로 다른 시간과 변화의 속도를 가진 채 하나의 관계적 체계를 형성한다. 이는 각 요소가 독립적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변화에 반응하며 다음 상태를 함께 만들어가는 심포이에시스(Sympoiesis)의 공간적 구현이다. 이 프로젝트는 (구) 충남도청에 또 하나의 완성된 답을 덧붙이려 하지 않는다. 오래된 건축은 도시의 기억을 품고, 지속되는 일상은 장소에 삶을 머물게 하며, 가변적인 공간은 아직 정해지지 않은 프로그램과 관계를 받아들인다. 서로 다른 시간의 층위가 겹치고 새로운 삶이 그 위에 다시 덧입혀질 때, 건축은 하나의 기능이나 시대에 머무르지 않고 계속해서 다음 의미를 만들어간다. 우리는 이 건축의 다음 결말을 미리 결정하지 않는다. 과거의 흔적 위에 새로운 이야기가 계속 쓰일 수 있도록, 다음을 위한 여백을 남긴다.
지도교수 김동진, 김조은
지도교수 작품평 본 작품은 구 충남도청의 역사적 가치와 장소성을 존중하면서, 변화하는 시대와 사용자의 요구를 수용할 수 있는 새로운 재생건축의 가능성을 제안한다. 기존 건축의 형태와 기억을 보존하되 이후의 사용을 하나의 기능으로 고정하지 않고, 가변형 팝업공간과 고정적 앵커 프로그램이 공존하도록 계획한 점이 돋보인다. 특히 이들 사이에 Community Street를 조성하여 지속적인 일상과 변화하는 프로그램이 교차하고, 서로 다른 사용자와 활동이 자연스럽게 관계를 형성하도록 한 점이 인상적이다. 또한 건물의 외곽과 중정이라는 서로 다른 공간 조건에 병치와 직접 접속이라는 차별화된 개입 방식을 적용하여 기존 건축과 신축의 관계를 섬세하게 조율하였다. 심포이에시스의 개념을 바탕으로 사람과 프로그램, 기존 건축이 지속적으로 관계를 형성하며 새로운 서사를 만들어가는 열린 건축을 제안했다는 점에서 높은 완성도와 발전 가능성을 가진 작품으로 평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