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작품

주요일정

  • 신청접수 2026. 08. 25(화) ~ 09. 04(금)
  • 작품접수 2026. 09. 07(월) ~ 09. 15(화)
  • 작품출력물 제출 2026. 09. 11(금) ~ 09. 16(수)

수상작품

Ground, Rewritten : 다시 자연으로부터 쓰여지는 땅

수상 우수상
출품자 김민서
소속대학 대전대학교 건축학과/4학년
설계개요 물은 흐르고, 흐름이 느려진 자리에 흙이 앉는다. 흙이 쌓여 땅이 되고, 땅은 다시 물을 머금는다. 비워내는 손길이 지나가면, 자연은 다시 그 자리를 채운다. 사라진 땅은 그렇게 스스로를 다시 쓴다. 대화대교 밑, 한밭수목원과 대전 제2산업단지 사이에 한때 육지였던 땅이 다시 나타났다. 그러나 그것은 완성된 땅이 아니라, 물의 흐름과 퇴적에 의해 다시 형성된 새로운 지형이었다. 도시는 이 땅을 다시 비워내려 하지만, 자연은 끊임없이 다시 채워간다. Ground, Rewritten는 이 반복되는 관계를 다른 방식으로 바라본다. 없애야 할 퇴적을 습지가 형성되는 과정으로, 흘려보내야 할 물을 저장되고 순환하는 자원으로, 그리고 자연의 변화를 건축이 개입할 수 있는 하나의 과정으로 전환한다. 건축은 완성된 땅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땅이 다시 쓰여갈 수 있는 조건을 만든다.
작품설명 01. The Ground 대상지에 다시 땅이 나타난 이유는 하천의 흐름과 퇴적 조건에 있다. 대상지는 갑천과 유등천이 만나는 합류부에 위치하면서 동시에 하천의 곡선 구간 안쪽에 놓여 있다. 이러한 지형적 조건에 기존 교량의 교각이 더해지면서 대상지 주변의 물의 흐름은 느려진다. 하천이 운반하던 퇴적물은 흐름이 느려지는 구간에서 더 이상 빠르게 이동하지 못하고 대상지에 머물게 된다. 그 결과 모래가 반복적으로 쌓이며 현재의 반달형 지형을 형성하게 되었다. 하지만 퇴적이 일어난다고 해서 바로 습지가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현재 갑천의 평상시 평균 유속은 약 0.2m/s이며, 이 조건에서는 상대적으로 입자가 큰 모래가 주로 퇴적된다. 습지가 형성되기 위해서는 모래보다 더 미세한 점토와 실트가 축적되어 물을 머금을 수 있는 토양층이 형성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대상지의 유속을 약 0.05m/s 이하로 낮출 필요가 있다. 따라서 이 프로젝트에서 중요한 것은 퇴적을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퇴적이 일어날 것인가를 조절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높이 2m의 투수성 바운더리를 설치하여 물이 대상지 내부로 유입될 수 있도록 하고, 새로운 물길을 형성한다. 이후 최소한의 구조적 개입으로 물의 흐름 뒤에 후류를 만들어 유속을 낮추고, 모래에 이어 점토와 실트가 축적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 퇴적된 토양 위에는 주변의 식생이 유입된다. 습지를 둘러싼 둔덕공원과 건축은 씨앗과 뿌리의 공급원이 되어 새롭게 형성되는 습지로 식생을 확산시키고, 유입된 식생은 다시 습지의 형성을 촉진한다. 이곳의 습지는 한 번에 조성되는 완성된 공간이 아니라, 유속이 낮아지고 토양이 쌓이고 식생이 자리 잡는 과정 자체가 설계가 된다. 02. The Water Cycle 이렇게 형성되는 습지는 단순히 물을 담아두는 공간이 아니라, 도시와 자연 사이에서 물을 저장하고 정화하며 다시 사용하는 순환 시스템으로 작동한다. 홍수 시 수위가 높아지면 물은 인공호수와 둔덕 아래 저류공간에 저장되고, 건기에는 이 물이 다시 방출되어 습지가 마르지 않도록 한다. 저장된 물은 습지를 통과하며 1차적으로 정화되고, 이후 인공 정화시스템을 거쳐, 마지막으로 생태연구실 내부의 식생 정화 랙에서 식물 뿌리를 통한 여과 과정을 거친다. 이렇게 정화된 물은 다시 건축물에서 사용된다. 결국 홍수와 물의 정화·재사용을 아우르는 이 과정을 통해, 자연과 건축은 독립된 시스템이 아니라 하나의 물 순환계로 작동한다. 03. The Axis 이렇게 형성되는 습지는 한밭수목원과 대전 제2산업단지 사이에 놓인다. 하지만 두 공간 사이에는 직접적인 보행 연결이 부재하다. 본 설계는 이 단절을 네 개의 강한 보행축으로 연결한다. 한밭수목원에서 대전 제2산업단지를 향해 설정된 네 개의 축은 각각 하나의 건축물과 연결되며, 수목원의 생태를 습지로 확장하고 다시 산업단지까지 이어가는 생태적·도시적 연결선이 된다. 중요한 것은 건축물을 먼저 배치하고 축을 만드는 것이 아니다. 각 축이 만나는 장소의 조건을 먼저 읽는다. 기존 다리, 습지 내부, 기존 교각, 지면과 홍수. 서로 다른 조건은 서로 다른 건축적 대응을 요구하고, 그 차이가 네 개 건축물의 형태와 구조를 결정한다. 04. The Tectonics 첫 번째 축의 Ecology Gallery는 한밭수목원에서 이어지는 기존 다리의 구조체에서 캔틸레버를 연장하여 습지 위로 뻗는다. 두 번째 축의 Ecology Learning Center는 습지 위에 떠 있으며, 습지 형성과 물의 흐름에 대한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지지체만을 사용한다. 세 번째 축의 Ecology Exhibition Hall은 기존 교각 사이에 매달린다. 이미 교각에 의해 유속이 낮아지고 있는 조건을 활용하여 새로운 지지점을 만들지 않고 기존 구조체를 건축의 기반으로 사용한다. 네 번째 축의 Ecology Research Lab은 지면과 직접 관계하면서도 홍수에 대응할 수 있도록 부유식 구조로 계획한다. 서로 다른 네 개의 구조는 각각 독립적인 형태가 아니라, 축과 조건에 대응하는 하나의 원칙에서 출발한다. 그리고 이 구조적 태도는 입면과 재료로도 이어진다. 습지의 습도와 물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는 조건을 고려해, 변색되고 산화되며 마모되는 과정 자체를 드러내는 목재·철·구리를 사용한다. 이 재료들은 완성된 순간의 모습에 머무르지 않고, 습지가 퇴적되고 자라나는 속도와 함께 색과 질감을 바꾸어간다. 이중외피와 루버는 건축 내부의 빛과 활동이 습지로 흘러나가는 정도를 조절하는 장치로 작동한다. 결국 이 건축은 습지의 형성 과정과 마찬가지로 어느 한 시점에 고정되지 않고, 시간에 따라 함께 변화해 가는 대상으로 계획된다.
지도교수 최기원
지도교수 작품평 본 프로젝트는 인간과 자연이 도시라는 수많은 경계의 공간 안에서 어떻게 공생의 자리를 찾아갈 수 있는가에 대한 건축적 접근을 보여준다. 설계자는 완고하게 자리잡은 도시 인프라와 그 사이를 유동적이고 점진적으로 움직이는 자연의 경계선인 하천변의 변화를 섬세하게 관찰하고 그 속에서 개입과 공유의 가능성을 찾아 이를 구체적 실천계획으로 제안하고 있다. 프로젝트 전체를 이끄는 중심은 인공적 복원이 아닌 ‘자연의 회복력’이다. 이것은 인간 중심적 사고에서 발현되는 생태이식이 아니라 자연이 만드는 필연성에 조응하는 건축적 협력으로 이어진다. 물이 흐르고 흙이 옮겨지고 생태가 담기면서 만들어지는 자연의 균형상태 안에 도시와 인간도 배제되지 않는다. 함께 그 과정에 참여하고 협조하기 위해 건축은 최소의 유도장치가 되어 회복과 공생으로 이끈다. 건축공간은 구축되기 보다 흐름 속에 자리잡고 전체의 일부로 동화되기 위해 확장·기생·부유·노화라는 유기체 전략으로 신중하게 자리잡는다. 도시 인프라와 건축이 항상 자연의 대척점에 위치하지는 않을 것이다. 아마 자연을 통해 완성되는 균형과 공생의 지점은 이미 존재할 것이다. 이 프로젝트는 그곳을 찾는 섬세한 해답을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