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교수 작품평 |
이 작품의 출발은 파피루스의 종이였다. 건축가들에게 익숙한 트래싱지처럼, 하지만 종이가 귀하던 시절 한장의 종이에 여러 시간대의 사건이 맥락없이 켜켜이 존재한다는 것에 흥미로워 했다. 맥락은 건축이 추구해왔던 기본적이고도 습관적인 아젠다였다. 헌데 그 맥락 즉 앞뒤의 인과 연결고리의 부재 속에서 사연적으로도 디자인적으로도 뭔가 끌렸던 것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러한 관심은 자연스레 소쉬르의 언어학, 프로이드의 무의식, 베르나르추미 같은 이론을 소환하게 했고, 이를 공간으로 구현하고자 퐁피두센터를 대상지로 정했다. 기존의 100년간의 맥락을 부정하는 상징으로 들어선 퐁피두도 이젠 50여년이 지나 또하나의 맥락이 되어있었기에 또 다른 켜를 덧씌우고 싶어서였다. 따라서 퐁피두의 구조체는 그대로 유지함으로 하나의 레이어 속으로 존치시키고, 그 위에 기존 건축가들의 작품을 오브제로써 건물내로 끌어들이는 방법 등으로 의미와 표상에 관해 의문을 던지며 기존도시가 가졌던 은유의 박탈과 기호에 대한 저항하는 과정을 반복하였다. 이 작품을 추천한 이유는 한학기 동안 자기의 관심거리에 촛점을 잃지 않고 꾸준히 건축적 주제로 전환시키며 자기의 플롯으로 전개시켜간 것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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