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품설명 |
# THE CHANGE — 변화하는 장소
대상지는 그린란드 서해안의 일루리사트 아이스피오르드(Ilulissat Icefjord)이다. 빙하의 후퇴와 해빙, 해류와 담수의 변화가 동시에 일어나는 이곳에서는 기후변화가 더 이상 통계나 미래의 예측이 아니라 눈앞에서 진행되는 하나의 풍경이다.
건축은 이 변화를 멈추거나 자연으로부터 인간을 격리시키는 방벽이 될 수 없다. 오히려 변화가 발생하는 장소 가까이에 머물며 그것을 관측하고 기록하고 경험하게 하는 매개체가 되어야 한다.
따라서 이 프로젝트에서 건축은 하나의 완결된 오브제가 아니라 환경과 인간 사이에서 정보를 받아들이고 다시 관계를 만들어내는 인터페이스로 정의된다.
# THE INTERFACE — 환경에 반응하는 건축
건축의 형태는 조형적 의지보다 먼저 장소의 조건으로부터 시작한다.
바람의 방향과 속도, 태양의 고도와 일사량, 해류와 수온 등 극지의 환경 데이터를 설계 조건으로 받아들인다. 강한 동풍이 마주하는 면은 외피의 밀도와 기울기를 높여 바람의 힘을 흘려보내고, 낮은 태양이 머무는 남측은 열리고 에너지를 받아들인다. 반대편으로 갈수록 외피는 느슨해지며 빙하와 바다를 향한 시야를 다시 열어준다.
■ 외피는 경계인 동시에 센서이며, 차단막인 동시에 에너지를 받아들이는 장치가 된다.
■ 내부에서도 연구·관측·거주는 개별적인 프로그램으로 분리되지 않는다.
■ 드론은 상공에서 얼음의 변화를 추적하고, 해양 센서와 수중 장비는 수면 아래의 변화를 기록한다.
■ 수집된 데이터는 연구공간과 데이터센터로 이어지고, 연구자는 이 장소에 장기간 거주하며 하나의 변화가 다음 변화로 이어지는 과정을 관찰한다.
■ 중앙을 관통하는 수직 아트리움과 에어포켓은 낮은 극지의 빛을 건축 깊숙이 끌어들이며 지상과 수면 아래, 연구와 거주, 인간과 외부환경을 하나의 수직적 관계로 연결한다.
그렇게 건축은 자연을 바라보는 창을 넘어 자연의 변화가 내부로 들어오는 장치가 된다.
# THE AUTONOMY — 스스로 지속되는 생존 인프라
극지에서의 건축은 존재하기 위해 스스로 살아갈 수 있어야 한다.
■ 상부 외피의 BIPV는 낮은 태양으로부터 에너지를 받아들이고,
■ 수직축 풍력터빈은 지속적으로 흐르는 극지의 바람을 전력으로 전환한다.
■ 확보된 에너지는 해양 에너지 시스템과 결합되어 연구시설과 거주시설을 작동시킨다.
■ 전력은 다시 해수를 끌어올리고,
■ 역삼투압 담수화 시스템은 생활 가능한 물을 만든다.
■ 만들어진 담수는 거주와 수직농장에 공급되고 사용된 자원은 다시 회수된다.
바람은 에너지가 되고, 바다는 물이 되며, 물은 다시 삶을 유지한다.
에너지 생산, 담수화, 식량 생산, 연구와 거주는 서로 독립된 설비가 아니라 하나의 순환하는 생존 시스템으로 결합된다. 건축은 환경을 소비하는 시설에서 환경의 흐름을 읽고 그 안에서 스스로 지속되는 인프라로 변화한다.
빙하는 언젠가 지금의 형태를 잃을 것이다.
바다의 경계 역시 계속해서 달라질 것이다.
그래서 이 건축은 하나의 풍경을 영원히 붙잡으려 하지 않는다.
대신 사라지는 것을 관측하고, 변화하는 것을 기록하고, 그 속에서 인간이 계속 머물 수 있는 조건을 만든다.
자연과 인간 사이,
데이터와 경험 사이,
변화와 삶 사이.
그 경계에서 건축은 더 이상 벽이 아니다.
Architecture as Interf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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