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상 |
우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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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품자 |
조용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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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속대학 |
가천대학교 건축학과 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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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계개요 |
경산 코발트광산은 일제강점기 광산 개발의 흔적, 한국전쟁기 민간인 학살의 사건, 그리고 현재까지 이어지는 유해 발굴과 신원 확인의 시간이 겹쳐진 장소이다. 그러나 현재 이 장소의 기억은 위령탑, 수평갱도, 수직갱도, 발굴 현장으로 흩어져 있으며, 방문자가 사건의 전체 구조를 한 번에 이해하기 어렵다.
본 계획은 흩어진 장소의 흔적을 하나의 메모리얼 경험으로 재구성한다. 방문자는 위령탑을 바로 향하지 않고, 방문자센터에서 장소의 배경을 이해한 뒤 수평갱도와 수직갱도, 중심 구조, 추모 공간, 지하 기억 구조를 차례로 지나 다시 위령탑과 마주한다. 이 과정에서 건축은 사건을 직접 재현하거나 설명하는 대신, 지형을 절개하고 비워내며 광산에 남아 있는 수평·수직의 구조를 공간 경험으로 전환한다.
이 메모리얼은 보이지 않던 사건의 흔적을 따라 걷고, 내려가고, 바라보고, 참여하게 하는 공간이다. 이를 통해 방문자는 경산 코발트광산을 단순한 추모의 장소가 아니라, 아직 끝나지 않은 기억과 현재의 애도가 함께 놓인 장소로 다시 인식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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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품설명 |
「부재 속 존재 · 존재 속 부재」
본 설계안은 경산 코발트광산에 흩어져 있는 사건의 흔적을 따라 기억을 재구성하는 메모리얼 계획이다. 경산 코발트광산은 광물을 채굴하던 산업 시설이었지만, 한국전쟁기 민간인 학살의 장소가 되었고, 현재까지도 유해 발굴과 신원 확인이 진행되는 현재진행형의 장소이다. 이곳에는 위령탑, 수평갱도, 수직갱도, 발굴 현장 등 사건과 관련된 요소들이 남아 있지만, 각각의 요소는 분리되어 있어 장소가 품고 있는 역사와 구조를 충분히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본 프로젝트는 기존 메모리얼처럼 사건을 상징물이나 설명문으로 정리하는 방식에서 벗어나고자 한다. 경산 코발트광산에서 중요한 것은 하나의 기념비가 아니라, 지형 아래에 남아 있는 광산의 구조와 사건 이후에도 계속 이어지는 기억의 상태이다. 따라서 이 계획은 새로운 상징물을 세우기보다, 기존 지형을 절개하고 내부로 들어가는 동선을 만들며, 방문자가 장소의 구조를 직접 통과하도록 구성한다.
방문자는 먼저 방문자센터에서 장소의 배경을 이해한 뒤, 위령탑으로 바로 향하지 않고 수평갱도의 흔적을 따라 이동한다. 이후 급격한 상승 구간과 중심 구조의 상·하부를 지나며 빛의 양, 시야의 폭, 공간의 높이, 이동의 속도가 변화한다. 중심 구조 하부에서는 층고가 높아지는 동시에 빛이 제한되고, 방문자의 감각은 점차 수직갱도를 향해 집중된다. 수직갱도는 직접 들어가는 공간이 아니라, 깊이와 거리, 빛과 침묵을 통해 사건의 무게를 마주하게 하는 장소로 계획된다.
수직갱도를 지난 이후 동선은 추모와 기억의 공간으로 이어진다. 추모 공간에서는 방문자가 돌을 떨어뜨리고 벽돌을 세우는 행위를 통해 기억의 형성에 직접 참여한다. 떨어지는 돌은 보이지 않는 아래로 사라지며 사건의 깊이와 무게를 감각하게 하고, 하나씩 세워지는 벽돌은 현재까지 이어지는 유해 발굴과 신원 확인의 시간처럼 계속 쌓여가는 기억을 의미한다. 추모는 완성된 기념물을 바라보는 행위가 아니라, 방문자의 작은 참여를 통해 계속 갱신되는 과정이 된다.
이후 지하 기억 구조는 사적 봉안, 공동 기록, 공공 기억의 층위로 구성된다. 이 공간은 사건을 단순히 전시하는 곳이 아니라, 남겨진 존재와 이름, 기록, 공동의 기억이 함께 머무는 장소이다. 개인의 애도는 기록을 통해 공유되고, 공유된 기록은 다시 공공의 기억으로 확장된다. 방문자는 이 지하 구조를 지나 다시 지상으로 올라와 위령탑을 마주한다. 처음에는 멀리 보이는 기념물처럼 인식되던 위령탑은, 광산의 구조와 추모의 과정을 통과한 이후 다른 의미로 읽힌다.
마지막 동선은 위령탑 뒤편의 오솔길로 이어진다. 이 길은 사건을 극적으로 마무리하는 장면이 아니라, 방문자가 장소에서 얻은 감각과 기억을 안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게 하는 귀환의 과정이다. 이 프로젝트는 사건을 재현하지 않는다. 대신 경산 코발트광산에 남아 있는 지형, 갱도, 발굴, 추모의 흔적을 따라 건축적 경험을 조직하고, 방문자가 그 안을 통과하며 부재하는 존재와 아직 끝나지 않은 기억을 스스로 마주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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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도교수 |
최동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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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도교수 작품평 |
「부재 속 존재 | 존재 속 부재」는 경산 코발트광산이 지닌 역사적 상처와 장소의 물리적 조건을 섬세하게 읽어낸 메모리얼 계획이다. 이 작품의 장점은 비극적 사건을 직접 재현하거나 감정적으로 소비하지 않고, 현재 장소에 남아 있는 위령탑, 수평갱도, 수직갱도, 발굴의 흔적을 설계의 출발점으로 삼았다는 데 있다. 특히 위령탑으로 곧장 향하지 않고 광산의 구조를 먼저 통과하도록 한 동선 구성은, 추모 이전에 사건의 실체를 공간적으로 인식하게 하는 설득력 있는 장치로 작동한다. 중심 구조에서는 지형의 절개, 빛의 밀도, 높아지는 공간감, 닿을 수 없는 수직갱도와의 대면을 통해 부재의 감각을 신체적으로 경험하게 한다. 이후 돌을 떨어뜨리고 벽돌을 세우는 참여형 추모는 현재까지 이어지는 유해 발굴과 신원 확인의 시간을 기억의 축적으로 전환한다. 지하 기억 구조 역시 사적 봉안, 공동 기록, 공공 기억의 층위를 통해 개인의 애도와 사회적 기억을 자연스럽게 연결한다. 본 작품은 건축이 보이지 않는 역사와 현재진행형의 기억을 어떻게 공간화할 수 있는지를 깊이 있게 탐구한 우수한 계획안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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