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계개요 |
서울은 가장 조밀하게 소비하는 도시이지만, 그 소비의 끝을 스스로 감당하지 못한다. 인구와 활동이 집중될수록 폐기물의 밀도 역시 높아지지만, 처리시설은 도시 내부에서 밀려나고 폐기물은 수도권 밖으로 이동한다. 쓰레기는 서울에서 발생하지만 그 부담은 다른 지역이 떠안는 구조가 반복된다. WIMBY는 이러한 전가의 구조에 주목하며, 서울이 자신의 소비와 배출을 외부로 밀어내지 않고 도시 안에서 다시 마주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WIMBY는 쓰레기 처리시설을 도시 내부의 공공 인프라로 전환하는 제안이다. 폐기물 처리 과정은 더 이상 감춰진 시스템이 아니라 도시의 순환을 드러내는 장면이 된다. 건축은 설비를 가리는 외피가 아니라 도시와 인프라 사이의 거리를 조정하는 장치로 작동한다. 자원회수시설은 도시와 분리된 닫힌 시설에서 사람들이 접근하고 머무르며 이해할 수 있는 구조로 재구성되고, 배제의 대상에서 도시의 작동 방식을 인식하게 하는 인프라로 전환된다.
폐기물 처리는 단순한 기술적 과정을 넘어 도시가 자신의 소비와 배출을 인식하는 공공적 경험으로 확장된다. Waste In My Back Yard는 쓰레기 처리시설을 나의 뒤뜰에 받아들이자는 단순한 선언이 아니다. 도시가 스스로 만든 문제를 외부로 밀어내지 않고 내부에서 바라보고 조정하며 다시 순환시키려는 태도이다. WIMBY는 숨겨져 있던 도시의 작동 방식을 드러내고, 쓰레기 처리시설을 통해 도시 자생력을 회복하는 새로운 인프라의 가능성을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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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품설명 |
[분산과 연결] – 도시
자원회수시설은 도시의 일상을 유지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기반시설이지만, 오랫동안 도시 외곽으로 밀려나며 시민의 생활과 분리되어 왔다. WIMBY는 이를 생활권 내부에서 작동하는 처리 거점으로 다시 바라본다. 하나의 거대한 시설이나 외부 지역에 의존하는 대신, 각 지역에 필요한 처리 능력을 작은 단위로 분산하고 폐기물의 처리와 에너지 회수가 발생지와 가까운 곳에서 이루어지도록 한다. 이러한 작은 처리 거점들이 여러 지역으로 확장되고 연결될 때, 각각의 단위는 도시 전체가 자신의 배출을 스스로 감당하고 순환시키는 자생력으로 이어진다.
[재사용과 전환] – 장소
영등포는 과거 서울의 양적 팽창을 뒷받침하던 생산 인프라가 밀집했던 공업지역이지만, 산업구조의 변화와 재개발 속에서 대부분의 산업시설은 사라졌다. 대선제분 영등포 공장은 그중 과거 생산의 흔적을 물리적으로 간직한 채 남아 있는 장소다. WIMBY는 이러한 산업유산을 고정된 보존의 대상으로 바라보지 않는다. 이미 구축된 인프라를 새로운 시대의 필요에 맞게 다시 사용함으로써, 과거의 생산 인프라를 오늘날 도시의 배출을 처리하고 자원을 순환시키는 인프라로 전환한다. 기존 제분공장과 사일로에는 아카이브, 도서관, 자원회수시설의 설비가 새롭게 삽입되고, 기존 맥락을 따라 새롭게 만들어진 부분은 시민의 활동과 자원회수시설이 관계를 맺는 공간으로 재구성된다. 새로운 것을 위해 기존의 것을 지우는 대신, 이미 가진 자산에 새로운 역할을 부여하고 다시 작동시키는 것. 이러한 업사이클링을 장소가 스스로 다음 시대에 대응하는 자생력으로 바라본다.
[호환과 변화 대응] – 구축
기존 맥락을 따라 삽입되는 프레임은 특정 프로그램에 고정되지 않고 변화하는 사용을 받아들이는 작은 구축 단위이다. 제작과 수리, 재사용, 전시, 마켓 등 생산과 소비에 관계된 다양한 시민 활동이 동일한 구조 안에서 교체되고 확장될 수 있으며, 반복되는 프레임은 기존 공장과 외부공간 사이에 새로운 활동을 지속적으로 끌어들인다. 현 시점에서는 시민의 일상을 담는 공간으로 계획되지만, 향후 처리 용량이나 기술이 변화할 경우 프레임은 자원회수시설의 확장을 수용할 수 있는 여지를 갖는다. 하나의 완성된 형태를 고정하기보다, 작은 단위가 상황에 따라 다른 역할을 받아들이며 전체가 지속적으로 변화할 수 있는 구축 방식을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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