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계개요 |
대구 동성로는 과거 동문시장을 시작으로 상업가로와 골목상권, 백화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소비공간이 오랜 시간 축적되어 온 장소이다. 과거의 동문시장은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공간이 아니라, 사람들이 길을 따라 이동하고 머물며 서로 마주하고 소통하는 다양한 도시적 행위가 함께 이루어지는 열린 공간이었다. 이러한 활동은 시장 내부에 한정되지 않고 주변의 길과 공터로 확장되며 도시와 긴밀한 관계를 형성해왔다.
그러나 대구백화점이 들어서며 열린 공간에서 실내 공간으로 동문시장의 장소성이 퇴색되었고, 반복된 증축과 내부 중심의 공간구조를 통해 점차 하나의 거대한 폐쇄형 매스로 변화되며 동성로와 2·28기념 중앙공원 사이의 보행 흐름을 단절시키는 공간이 되었다. 특히 폐점 이후에는 동성로 중심부에 위치한 비활성 대형 건축물로 남아 주변 도시공간과의 관계를 더욱 악화시키는 곳이 되었다.
이에 본 프로젝트는 과거 장시 안에 있었던 관람·소통·거래의 행위와 열린 공간구조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고 설계 방법론으로 활용하여 대구백화점을 열린 공간으로 재구성하였다. 기존 대구백화점의 밀집된 매스를 분절하고 그 사이에 골목, 마당, 광장과 같은 열린 공간을 삽입하여 동성로의 길에서 행해지는 사람들의 활동이 건축 내부로 자연스럽게 스며들도록 하였다. 이를 통해 폐쇄된 백화점을 도시의 흐름과 다양한 행위를 수용하는 열린 도시문화공간으로 전환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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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품설명 |
[장시공간의 재해석]
이 프로젝트는 과거 동문시장에서 나타난 사람들의 행위를 공간구성의 출발점으로 삼는다. 시장에서 이루어졌던 행위를 관람, 소통, 거래로 구분하고, 관람은 이동하며 공간을 경험하는 ‘흐름형’과 하나의 대상을 중심으로 모이는 ‘집중형’, 소통은 마주보기·나란히 앉기·둘러서기, 거래는 길을 따라 이어지는 ‘나열형’과 열린 공간에 흩어지는 ‘분산형’으로 분석하였다. 이러한 유형은 전통시장의 모습을 복원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오늘날의 런웨이, 오픈스테이지, 스테이, 공유옷장, 팝업스토어 등 내부 프로그램을 구성하는 공간적 원리로 재해석하였다.
[프로그램과 사이공간]
이렇게 재해석된 프로그램은 하나의 독립된 공간으로 끝나지 않고, 사이 공간과 실내 공터를 함께 두어 프로그램에서 발생하는 활동이 주변으로 확장되도록 계획하였다. 프로그램을 경험하는 사람이 잠시 머물고, 이동하던 사람이 또 다른 프로그램을 바라보며, 판매·휴식·관람·소통과 같은 서로 다른 행위가 자연스럽게 중첩된다. 프로그램의 성격과 규모에 따라 프로그램 공간과 사이 공간, 실내 공터의 비율을 달리함으로써 각각 다른 공간적 관계를 형성하였다.
[도시가로의 확장]
한편, 이러한 공간의 확장은 개별 프로그램 사이의 관계에만 머물지 않고 건물 전체의 구성으로 이어진다. 과거 동성로는 성벽이라는 물리적 경계가 사라진 뒤, 주변에 축적되어 있던 상업 활동이 과거 성벽이었던 비워진 자리와 새롭게 형성된 가로를 따라 스며들며 확장되었다. 이러한 동성로의 공간 확장 방식에 착안하여, 기존 대구백화점의 밀집된 매스를 분절하고, 그 사이에 골목, 마당, 광장과 같은 열린 공간을 형성하였다. 이를 통해 동성로의 보행 흐름이 건물 외곽에서 단절되지 않고 내부를 통과하여 2·28기념 중앙공원까지 이어지며, 도시의 길과 건축이 다시 관계를 맺도록 계획하였다.
[입체적 도시공간]
나아가 지상에서 형성된 골목과 마당의 관계를 상부층까지 이어지도록 하였다. 프로그램 사이에 계단, 테라스, 보이드와 같은 입체적인 연결공간을 배치하고, 각 층의 사이 공간과 공터가 상하로 중첩되도록 구성하였다. 이에 따라 이용자는 층을 이동하는 과정에서도 다른 프로그램과 열린 공간을 바라보고 마주하며, 지상에서 시작된 이동과 체류의 경험을 상부에서도 연속적으로 이어가게 된다. 이를 통해 기존의 폐쇄적인 백화점을 도시의 길과 프로그램, 사람의 활동이 수평과 수직으로 연결되는 열린 도시공간으로 재구성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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