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작품

주요일정

  • 신청접수 2026. 08. 25(화) ~ 09. 04(금)
  • 작품접수 2026. 09. 07(월) ~ 09. 15(화)
  • 작품출력물 제출 2026. 09. 11(금) ~ 09. 16(수)

수상작품

Palimpsest of the Waterfront

수상 우수상
출품자 이수민
소속대학 전남대학교(여수) 건축디자인학과 5년/5학년
설계개요 부산항 북항 제5부두의 폐사일로를 철거하지 않고, 그 위에 새로운 시간을 겹쳐 쓴 적응적 재사용 프로젝트다. 곡물을 비축하던 사일로는 저장이라는 본질을 유지한 채 데이터를 저장하는 공간으로 전환되고, 반세기 동안 도시와 바다를 가르던 산업 장벽은 시민이 통과하고 머무는 공공의 경로가 된다. 무거운 콘크리트와 가벼운 유리·철이 융합하지 않고 병치되며, 과거와 현재가 하나의 구조 안에서 공존한다.
작품설명 부산항 북항의 제5부두 사일로는 근대 개항 이후 국가의 관문이었던 부산에서 곡물을 하역하던 산업 인프라다. 이 거대한 콘크리트 저장소는 둥근 물질체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식량이 국가의 중요한 자산이던 시대에 그것을 비축하던 공간이자, 한국의 압축성장을 대변하는 상징이었다. 그러나 항만 기능이 쇠퇴한 지금, 이 물질체는 원도심과 바다 사이를 가로막는 장벽으로 남아 철거와 방치의 기로에 놓여 있다. 본 프로젝트는 이 구조물을 철거해야 할 과거가 아니라, 그 위에 새로운 시간을 겹쳐 쓸 수 있는 표면으로 보았다. 도시가 오래된 글자를 지우지 못한 채 새 문장을 덧쓰는 양피지(Palimpsest)이듯, 낡은 콘크리트를 남기고 그 위에 현재를 포갠다. 이는 과거의 흔적을 지우는 재개발이 아니라, 그것을 유지한 채 현재를 덧입히는 방식이다. 그렇게 장벽(Barrier)은 도시와 바다, 과거와 현재를 잇는 흐름의 매개(Router)로 전환된다. 이 전환은 먼저 기능에서 일어난다. 사일로는 본래 '저장'을 위한 구조물이다. 이 프로젝트는 그 본질을 지우지 않고, 저장의 대상만 바꾼다. 식량이 국가의 자산이던 시대가 저물고, 이제 데이터가 그 자리를 대신한다. 유형의 식량을 비축하던 원통형 공간은 무형의 데이터를 비축하는 데이터센터로 전환되고, 여기에 수직농장과 전시·공공 프로그램이 더해진다. 담는 것은 바뀌었으나 담는다는 행위는 이어지며, 비워졌던 산업 구조물은 다시 도시의 일상으로 채워진다. 재생의 방식은 물성의 병치에 있다. 과거 콘크리트가 지닌 '무거움'에, 유리와 철이라는 '가벼움'을 더한다. 존치된 노출콘크리트에 신설 철골 프레임을 이격해 세우고, 스파이더 피팅으로 투명한 커튼월을 점 지지한다. 두 재료는 섞이지 않고 사이를 둔 채 관계 맺으며, 옛 산업의 물성이 새로운 표피 너머로 그대로 드러난다. 서로 다른 시간과 물질이 한 화면에 병치되는 이 방식은, 현대건축이 다루는 다양성과 복합성의 의미를 하나의 구조 안에 담아낸다. 마지막으로, 이 모든 것은 공간에서 하나로 모인다. 닫혀 있던 사일로의 저층부를 열어, 원도심에서 수변으로 향하는 시민의 보행이 건물을 관통하도록 했다. 곡물을 저장하던 폐쇄적 원형은 사람이 통과하고 머무는 공공의 공간으로 전환되고, 지상과 지하가 보행로와 슬로프로 이어져 하나의 연속된 동선을 이룬다. 장벽이었던 사일로는 이제 서로 다른 시간과 물질, 사람을 잇는 하나의 매개체로 작동한다.
지도교수 박희영
지도교수 작품평 이 설계작품은 과거 근대산업화의 상징이었던 ‘사일로’에 대한 활용과 그것이 현대건축에서 어떻게 재해석될 수 있는지에 대한 물음으로부터 시작한다. 대지의 거대한 사일로는 둥근 콘크리트 저장소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이것은 곡물저장소로만 머무는 것이 아닌, 1960년대 말부터 진행된 한국의 근대화 과정에서 나타난 가난과 압축성장 등의 상반되는 두 개의 키워드를 동시에 품고 있는 상징성을 지닌 곳이다.이는 과거 한국의 압축성장을 대변하는 거대한 물질체이자, 산업화의 성장이라는 의미를 품고 있는 상징물이다. 따라서 이 작품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과거의 시간성과 상징성을 어떤 방식으로 현대건축의 틀에서 재해석할 수 있는가?에 대한 것이다. 이에 이 작품은 과거의 흔적을 유지한 채, 현대건축에서 중요한 이슈로 작용하는 공공의 의미를 부여하여, 현시대에 부합되는 프로그램을 적용한 특징을 지니고 있다. 또한 구축의 의미에서 과거 콘크리트가 지닌 ‘무거움’의 이미지는 ‘유리’와 ‘철’이라는 ‘가벼움’의 재료가 더해져 새로운 이미지의 공간으로 재조합된 특징을 지니고 있다. 이는 현대건축에서 중요하게 다루고 있는 다양성과 복합성의 의미가 동시에 발현된 것으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