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상 |
우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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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품자 |
이상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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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속대학 |
홍익대학교(서울캠퍼스) 건축학부/건축학과 5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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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계개요 |
[ Overlapping Sightlines ]
재실에서 홍살문과 정자각을 지나 능침으로 이어지는 조선왕릉의 의례적 축이 있었다. 그리고 오랜 시간이 흐른 뒤, 같은 땅 위에는 사대에서 표적을 향해 길게 뻗는 사격의 축이 놓였다. 태릉국제사격장은 조선왕릉의 경관 위에 근대의 스포츠 시설이 중첩되며, 서로 다른 시대의 축과 흔적이 하나의 장소에 겹쳐진 땅이다.
2009년 조선왕릉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이후 왕릉의 경관을 회복하기 위한 정비가 진행되면서 사격장 시설들은 점차 폐쇄되고 철거되었다. 왕릉의 풍경은 회복되고 있지만, 그 과정에서 오랜 시간 이곳을 점유했던 사격장의 기억 역시 함께 사라지고 있다. 또한 수십 년간의 사격 활동으로 인해 토양에는 중금속 오염이 예상되며, 이 땅은 단순한 철거와 복원만으로 다시 사용될 수 없는 상태에 놓여 있다.
본 프로젝트는 태릉을 과거의 어느 한 시점으로 되돌리기보다, 남겨진 구조와 축을 새로운 경관의 기반으로 전환하고자 한다. 오염된 땅을 정화하고 생태를 회복하는 과정 속에서 기존 사격장 구조물을 가능한 한 유지하고, 보행·문화·휴식·체류를 위한 공간으로 재구성한다. 과거 사람과 자연을 분리했던 사격의 축은 새로운 보행과 경관의 축으로 전환되어, 단절되어 있던 태릉의 능역과 화랑로, 불암산을 다시 연결한다.
Overlapping Sightlines는 이 장소에 중첩된 서로 다른 축에서 출발한다. 과거의 사격축과 왕릉의 의례축은 각기 다른 시대의 방향을 이 땅에 남겼고, 본 프로젝트는 그 흔적을 지우지 않은 채 새로운 흐름으로 이어간다. 그렇게 과거 사격 라인 너머의 표적을 향했던 시선과, 오늘 회복된 땅과 숲, 왕릉과 도시의 풍경을 바라보는 시선이 하나의 장소 위에서 다시 겹쳐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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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품설명 |
-겹쳐진 두 개의 땅-
조선왕릉은 봉분만으로 이루어진 하나의 유적이 아니다. 제례의 준비와 능의 관리를 담당하던 재실에서 시작해 신성한 영역의 진입을 알리는 홍살문, 제향이 이루어지는 정자각을 지나 왕과 왕비가 안치된 능침까지 이어지는 의례적 동선 전체가 하나의 능역을 형성한다. 숲과 지형, 길과 건축이 연속적으로 관계를 맺으며 만들어진 이 경관은 하나의 선으로 구획되는 경계라기보다 주변 일대를 함께 포괄하는 성역적 공간에 가깝다.
태릉은 이러한 조선왕릉의 공간 질서가 남아 있는 동시에 근현대의 또 다른 시간이 강하게 중첩된 장소이다. 한국전쟁 이후 국가 체육시설이 조성되면서 왕릉의 땅 위에는 사대에서 표적을 향해 평행하게 뻗어나가는 사격장의 질서가 놓였다. 300m, 50m, 25m 사격장과 실내사격장, 훈련시설, 숙소와 관리시설은 하나의 거대한 스포츠 인프라를 이루었고, 재실에서 능침으로 향하는 조선왕릉의 의례적 흐름과 전혀 다른 방향성을 대지 위에 새겼다.
그러나 조선왕릉이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이후 왕릉 경관의 복원이 본격화되며 사격장을 이루던 시설들은 하나씩 폐쇄되고 철거되기 시작했다. 그 결과 현재의 태릉에는 사용을 잃은 구조물과 빈 터, 남겨진 기초와 끊어진 길이 파편처럼 존재한다. 왕릉을 회복하는 과정은 동시에 사격장의 시간을 지우는 과정이 되었으며, 한때 도시와 불암산 사이에서 활발히 사용되던 대지는 기능을 잃은 채 주변과 단절되어 있다.
-회복되는 땅과 전환되는 구조-
사격장의 소멸만이 이 땅의 문제는 아니다. 오랜 기간 반복된 사격 활동은 납을 비롯한 중금속에 의한 토양오염 가능성을 남겼다. 따라서 본 설계는 대지 전체에 새로운 프로그램을 즉시 채워 넣는 방식이 아니라, 오염된 땅이 정화되고 생태가 회복되는 조건에 따라 공간의 사용 역시 변화하는 방식을 취한다.
오염도가 높은 영역에서는 토양의 굴착과 정화, 식생을 이용한 회복이 우선적으로 이루어진다. 회복된 영역은 점차 사람들에게 개방되며, 기존 사격장 구조물은 새로운 역할을 부여받는다. 긴 사격 라인은 보행로가 되고, 일부 시설은 문화·전시·운동 공간으로 전환되며, 또 다른 구조는 체류와 휴식을 위한 장소로 재사용된다. 정화 과정에 필요한 시설 역시 일정 기간 기존 사격장 안에 자리하고, 그 역할이 끝나면 다시 다른 프로그램이나 열린 경관으로 변화한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기존 시설을 모두 철거한 뒤 새로운 건축을 배치하는 것이 아니다. 사격장의 길이와 방향, 남겨진 구조와 빈 공간을 하나의 자원으로 받아들이고, 필요한 부분은 남기고 들어 올리거나 비우며 새로운 흐름이 통과할 수 있도록 한다. 과거 사람과 자연을 분리했던 사격장의 선형 인프라는 역으로 사람을 이동시키고 주변의 경관을 연결하는 기반이 된다.
-다시 이어지는 경관-
회복된 사격장은 하나의 독립된 공원이나 새로운 건축 단지가 아니라 주변의 서로 다른 경관을 연결하는 매개체가 된다. 도시에서 이어지는 화랑로의 흐름은 기존 사격장을 통과해 태릉의 능역과 만나고, 다시 불암산 산책로로 이어진다. 왕릉의 의례적 축과 사격장의 선형 축은 새로운 보행 흐름 속에서 서로 교차하며, 한때 분리되어 있던 도시·왕릉·산의 관계를 다시 조직한다.
서울 시민에게 이곳은 태릉과 불암산을 하나의 여정으로 경험할 수 있는 경계의 공간이 되고, 외곽에서 서울을 오가는 사람들에게는 일과 주거 사이에 잠시 머무를 수 있는 휴식의 장소가 된다. 동시에 기존의 구조물과 철거의 흔적, 회복되는 식생을 함께 남김으로써 한 시대만을 재현하는 풍경이 아니라 서로 다른 시간이 공존하는 장소를 만들고자 한다.
과거 이곳의 학생들은 국가대표를 꿈꾸며 사격 라인 너머의 작은 표적을 바라보았듯, 이제 방문객은 같은 선 위에서 표적이 아닌 숲과 왕릉, 회복된 땅과 도시의 풍경을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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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도교수 |
이원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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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도교수 작품평 |
Overlapping Sightlines은 500년 전의 조선, 50년 전 근대의 시간을 땅에 남겨진 물리적 실체에 대한 건축적 개입을 통해 현재의 장소로 연결시킨 작품이다. 조선 왕후의 능인 태릉과 근대 건축물인 태릉사격장이 한 장소에 중첩되어 온 시간의 흔적을 분석하여, 보존과 철거의 이분법적 태도를 넘어 두 층위가 공존하는 새로운 건축적 관계를 제안하고 있다. 기존 사격장의 긴 수평 구조를 보행축으로 전환하여 단절된 불암산길과 재실, 왕릉의 의례 동선을 다시금 연결하고, 폐쇄적이었던 부지를 개방하여 시민의 체류 공간으로 재구성하였다. 납으로 오염된 토양의 단계적 정화 과정을 장기간에 걸친 경관 변화와 결합하고, 기존 구조체의 선택적 보존과 비움을 통해 회복된 지형은 건축 내부로 스며들어 새로운 프로그램을 생성한다. 역사적 유산, 근현대의 기억, 자연환경을 시간의 흐름 속에서 통합하며 장소의 복합적인 조건을 설계 논리로 치밀하게 전환한 작품으로, 연구의 깊이와 건축적 완성도 모두에 있어 높은 수준의 성취를 거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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