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작품

주요일정

  • 신청접수 2026. 08. 25(화) ~ 09. 04(금)
  • 작품접수 2026. 09. 07(월) ~ 09. 15(화)
  • 작품출력물 제출 2026. 09. 11(금) ~ 09. 16(수)

수상작품

대표하지만, 보이지 않는

수상 우수상
출품자 양혜리
소속대학 경성대학교 건축학과(5년제)
설계개요 굴은 통영의 이름이다. 사람들은 통영을 떠올릴 때 굴을 떠올리고, 굴을 통해 통영을 기억한다. 지역의 경제도, 지역의 이미지도 굴을 중심으로 만들어져 왔다. 그러나 정작 그 굴을 만들어내는 공간은 통영의 풍경 안에 없다. 박신장은 악취와 폐수, 패각 적치 문제 때문에 마을과 거리를 두어야 했고, 해안 곳곳으로 흩어져 숨겨졌다. 사람들이 기억하는 굴과, 그 굴을 실제로 만들어내는 노동과 공간 사이에는 아무런 접점이 없다. 여기서 하나의 모순이 드러난다. 「지역을 대표하는 산업은, 어떻게 정작 지역의 풍경에서는 배제될 수 있는가.」 이것은 단순히 혐오시설이 도시에서 밀려나는 흔한 문제가 아니다. 하수처리장이나 폐기물 처리장은 도시를 유지하지만, 도시의 정체성을 이루지는 않는다. 하지만 굴은 다르다. 통영이라는 도시의 정체성 그 자체를 만들어내는 산업이, 동시에 그 도시로부터 가장 멀리, 가장 은밀하게 밀려나 있다. 도시를 대표하는 것과 도시에서 존재할 수 있는 것 사이의 간극이, 이보다 더 선명하게 드러나는 산업은 많지 않다. 이 프로젝트는 이 간극에서 시작한다. 굴 산업을 제거하지 않는다. 다른 프로그램으로 대체하지도 않는다. 다만 그 산업이 지금까지 놓여 있던 방식, 「숨겨지고, 흩어지고, 도시와 등을 진 방식」을 바꾼다. 건축은 필요하지만 외면받는 공간을 발견하고, 그것이 다시 사회와 관계 맺을 수 있는 방식을 만드는 일이다.
작품설명 [모순에서 시작하다] 굴은 통영의 이름이지만, 그 이름을 만들어내는 공간은 통영의 풍경 안에 없다. 박신장은 악취와 폐수, 패각 적치 문제 때문에 마을과 거리를 두고 해안 곳곳에 흩어져 왔다. 이 프로젝트는 이 모순에서 시작한다. [제거도, 대체도 아닌] 이 간극 앞에서 건축이 택할 수 있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문제를 일으키는 시설을 더 먼 곳으로 밀어낼 수도 있고, 산업의 자리에 전시관이나 관광시설 같은 다른 프로그램을 채워 넣을 수도 있다. 하지만 전자는 지금까지의 방식을 반복하는 일이고, 후자는 굴 산업 자체를 지우는 일이다. 이 프로젝트는 굴 산업을 제거하지 않는다. 다른 프로그램으로 대체하지도 않는다. 다만 그 산업이 지금까지 놓여 있던 방식 「숨겨지고, 흩어지고, 도시와 등을 진 방식」을 바꾼다. [관광이 아니라, 마주침] 이 태도는 관광화와 구분되어야 한다. 관광은 대상을 사람을 위해 재구성하고, 소비 가능한 형태로 편집한 결과물이다. 이 프로젝트는 산업을 사람에게 맞춰 편집하지 않는다. 산업은 여전히 산업의 논리 「굴의 이동, 노동의 리듬, 위생과 안전의 기준」로만 작동한다. 사람은 그 논리 안으로 걸어 들어가 관찰자가 될 뿐, 산업이 사람을 향해 형태를 바꾸지 않는다. 방문자가 보는 것은 편집된 결과물이 아니라, 지금도 실제로 작동하고 있는 과정 그 자체다. [관계의 재구성 — 밤섬, 브릿지, 박신장, 패각] 이 태도는 네 개의 장소에서 구체적인 건축으로 나타난다. 「밤섬」은 산업의 가장 첫 장소이자, 가장 먼저 시야에서 지워졌던 바다를 사람의 인식 안으로 되돌리는 지점이다. 채묘 연구·운영실은 수온과 양식 환경을 관찰하고 조정하며, 어선과 바지선의 접안을 정리해 해양 폐기물의 원인을 관리한다. 방문자는 이곳에서 굴이 자라는 바다를 처음으로 가까이에서 마주한다. 「브릿지」는 산업과 공공이 우연히 스치는 통로가 아니라, 의도적으로 마주치도록 설계된 경계다. 굴 수송관, 산업종사자의 출근 동선, 방문자의 체험 동선이 하나의 구조 위에 함께 놓이되, 위생과 안전, 시선의 차이에 따라 서로 다른 방식으로 계획된다. 방문자는 산업이 실제로 작동하는 경계를 두 눈으로 지나간다. 「박신장」은 숨어야 했던 노동을, 더 이상 숨지 않아도 되는 형식으로 재구성한 결과다. 반복 가능한 모듈이 전체 생산량에 대응하며, 중앙통로는 작업자·모빌리티·물류의 동선을 정리하는 척추가 된다. 높은 층고와 자연환기, 배수가 용이한 바닥은 조형적 선택이 아니라 노동의 리듬이 공간으로 드러난 결과다. 「패각」은 버려지는 부산물이 아니라, 다시 사람의 손과 발로 돌아오는 순환의 흔적이다. 박신장에서 발생한 패각은 1차 세척과 보관을 거쳐 기존 통영의 재활용 시설로 넘어가고, 재활용된 일부는 옥상공원과 전시공간, 마감재로 돌아와 방문자가 밟고 보고 만지는 표면이 된다. [궁극적 질문] 이 프로젝트는 새로운 굴 공장을 제안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다. 문제가 있는 산업시설을 도시에서 제거하거나 다른 용도로 재생하는 프로젝트도 아니다. '필요하지만 외면받는 공간은, 어떻게 다시 사회와 함께 존재할 수 있는가.' 건축은 그 공간을 발견하고, 관계를 다시 짓는 일이다. 굴은 통영을 대표하지만, 그 산업의 자리는 오래도록 보이지 않았다. 이 프로젝트는 그 자리를, 다시 보이게 하는 일이다.
지도교수 이상림 교수님
지도교수 작품평 이 작품의 가장 큰 강점은 지역 산업을 문화적 대상으로 포장하거나 전시의 소재로 치환하지 않고, 굴 산업 자체의 논리와 현실에 깊이 몰입하여 건축의 출발점으로 삼았다는 데 있다. 통영의 굴 산업은 지역의 정체성과 경제를 형성해 온 중요한 기반임에도, 그 생산 공간은 환경적 문제와 부정적 인식으로 도시의 풍경에서 배제되어 왔다. 이 작품은 이러한 모순을 산업의 제거 또는 관광화로 해결하기보다, 산업이 더 잘 작동하면서 지역과 다시 관계 맺을 가능성을 탐구한다. 관광의 논리로 쉽게 봉합될 수 있는 대상을 끝까지 산업의 논리로 풀어내려 한 태도는 학생 설계에서는 흔치 않은 뚝심으로 읽힌다. 굴이 생산되고 이동하며 가공되는 일련의 과정을 바다와 육지를 잇는 하나의 공간적 흐름으로 해석하고, 해안의 지형과 레벨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이를 건축적으로 조직한 점 역시 돋보인다. 또한 산업종사자와 방문객의 영역과 흐름을 존중하면서 선택적으로 관계 맺도록 한 점도 주목할 만하다. 산업시설의 기능적 요구를 공간과 동선, 장소를 조직하는 건축적 질서로 발전시켜, 산업의 본질을 유지하면서 생산 공간이 지역과 다시 관계 맺는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