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계개요 |
가좌역과 신촌역 사이, 연희동과 연남동의 경계를 따라 놓인 경의중앙선 지상철도와 제방은 오랜 시간 도시를 연결하는 기반시설인 동시에 생활권을 단절시키는 물리적 경계로 작동해왔다. 본 프로젝트는 철도를 지하화하거나 제방을 단순히 제거하는 대신, 이미 존재하는 철도의 구조와 소리, 진동, 이동의 리듬을 새로운 도시 공간을 만드는 자원으로 전환하는 데서 출발한다. 기존 제방의 일부를 비우고 철도 구조를 재구성하여 도시의 시선과 보행이 관통할 수 있는 틈을 만들고, 열차에서 발생하는 반복적인 충격음과 마찰음의 패턴을 분석해 공간의 모듈과 배치에 적용하였다. 철도 하부와 양측 경사면에는 체육·상업·문화·생활 프로그램을 삽입하고, 연희와 연남에서 서로 다르게 나타나는 도시의 행태와 활동을 철도 아래에서 중첩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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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품설명 |
TOPOS — 막혀 있던 지면을 다시 도시로 돌려주는 방식
본 프로젝트에서 Topos는 오랜 시간 도시의 지형처럼 굳어진 철도 성토부를 걷어내고, 그 아래 점유되어 있던 지면을 다시 도시로 돌려주는 데서 출발한다. 가좌역과 신촌역 사이의 성토부는 철도의 높이를 유지하는 기반시설인 동시에 연희동과 연남동의 보행과 생활권을 단절해 온 물리적 경계였다.
설계는 성토부 전체를 제거하고 철도를 새로운 교량 위로 옮긴다. 이를 통해 철도는 공중의 선형 인프라로 남고, 지상에는 보행과 프로그램, 외부공간이 연속되는 새로운 공공 지면이 만들어진다. 주변 골목과 보행축은 교량 하부를 통해 다시 연결되며, 연희동의 생활 중심 흐름과 연남동의 상업·문화적 흐름이 하나의 공간에서 교차한다.
즉 이 프로젝트의 Topos는 새로운 지형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철도에 점유되어 있던 땅을 해방하고 단절의 경계를 도시의 흐름이 통과하는 열린 지면으로 전환하는 데 있다.
TYPOS — 단절의 인프라를 점유 가능한 도시 건축으로
Typos는 철도라는 단일 기능의 기반시설이 도시 프로그램을 수용하며 어떠한 새로운 건축 유형으로 변화할 수 있는가에 대한 탐구이다. 기존 철도가 이동과 안전을 이유로 주변 도시와 분리되어 있었다면, 본 프로젝트는 철도와 사람의 체류·활동을 하나의 단면 안에 중첩한다.
교량 하부에는 스포츠, 생활 편의, 시장과 같은 공공 프로그램을 배치하고, 양측에는 각 지역의 성격을 반영한 공간을 둔다. 연희동에는 교육·커뮤니티·창작 프로그램을, 연남동에는 전시·상업·문화 프로그램을 배치하여 서로 다른 도시의 활동이 철도 아래에서 연결되도록 한다.
따라서 건축은 하나의 독립된 건물이 아니라 선형 인프라를 따라 프로그램과 공공공간이 연속되는 복합적 도시 유형으로 형성된다. 기존의 철도가 도시를 통과하는 ‘선’이었다면, 새로운 유형은 이동과 체류가 함께 일어나는 ‘두께를 가진 경계’이다.
TECTONIC — 철도의 구조와 도시 공간의 결합
Tectonic은 철도와 새로운 도시 공간이 실제로 공존할 수 있도록 구조와 재료의 관계를 구체화하는 과정이다. 성토부를 제거한 자리에는 철도 운행을 유지하기 위한 새로운 교량 구조를 구축하고, 그 하부와 주변에 건축 프로그램을 결합한다.
교량은 단순히 선로를 지지하는 토목 구조물이 아니라 하부 공간의 폭과 높이, 기둥의 간격, 보행의 흐름을 결정하는 건축적 골격으로 작동한다. 장스팬 구조를 통해 하부 공간의 개방성을 확보하고, 철도에서 발생하는 진동과 소음은 구조적 분리와 흡음·차음 요소를 통해 조절한다.
프리캐스트 콘크리트, 철골, 익스팬디드 메탈과 같은 재료는 구조와 외피를 동시에 구성하며 철도와 도시 사이의 시선, 빛, 소리를 단계적으로 조절한다. 결국 Tectonic은 교량을 단순한 기반시설이 아니라 철도의 움직임과 도시의 활동을 하나의 공간 안에 결합하는 건축적 구조체로 전환하는 데 있다.
본 프로젝트는 철도 때문에 발생한 도시적 단절을 해결하기 위해 철도를 제거하지 않는다. 오히려 철도가 만든 지형과 소리, 레벨 차, 구조적 조건을 적극적으로 이용하여 기존의 경계를 새로운 도시 공간으로 바꾸고자 한다.
Topos에서는 성토부를 수정 가능한 도시 지형으로 읽고, Typos에서는 이동만을 위한 기반시설을 체류와 교류가 가능한 새로운 도시 유형으로 전환하며, Tectonic에서는 기존 철도와 새로운 건축이 공존할 수 있는 구조적 관계를 구체화한다.
세 가지 층위는 결국 하나의 질문으로 수렴한다.
도시 안에서 더 이상 사용되지 못하는 경계는 반드시 제거되어야 하는가.
Rail Rhythm은 경계를 없애는 대신 그 경계에 새로운 두께를 부여한다. 열차는 계속해서 도시를 통과하지만 그 아래에서는 사람이 이동하고, 머무르고, 운동하고, 작업한다. 서로 등을 돌리고 있던 연희동과 연남동의 생활은 철도의 틈을 통해 다시 연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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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도교수 작품평 |
본 작품은 오랜 시간 도시의 물리적·사회적 단절을 유발해 온 철도 성토부를 단순한 기반시설의 문제로 바라보지 않고, 도시 조직의 관계를 재편할 수 있는 적극적인 설계 대상으로 전환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특히 기존 성토부를 제거하고 철도를 교량화함으로써 연희동과 연남동 사이에 형성된 폐쇄적 경계를 해소하고, 철도 하부를 보행과 프로그램, 공공활동이 교차하는 새로운 도시 공간으로 재구성한 전략은 명확한 문제의식과 공간적 설득력을 갖는다. 또한 현장에서 관찰한 열차의 소리와 움직임을 리듬으로 해석하고, 이를 공간의 반복과 간격, 밀도, 프로그램의 배치 원리로 발전시킨 과정은 감각적 현상을 건축적 질서로 번역하려는 설계자의 지속적인 탐구를 잘 보여준다. 도시적 연결에서 시작하여 건축의 형태, 구조, 재료와 세부 표현에 이르기까지 하나의 논리를 유지하고 있으며, 철도라는 거대한 기반시설을 도시를 가르는 경계가 아닌 양측의 일상을 매개하는 공공적 장치로 재해석했다는 점에서 높은 완성도와 졸업설계로서의 충분한 성취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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