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
가리봉동은 변화하는 사회 속에 과거의 모습과 현재의 모습을 모두 잘 간직하고 있는 공간이다. 과거 한국의 산업 발전의 상징이었던 구로공단을 중심으로 좁고 어두운 공간들로 펼쳐진 벌집촌과 현재 외국에서 이주한 외국인 노동자들, 디지털산업단지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만들어진 높은 빌딩들은 여러 시대의 모습을 보여주면서도 극명한 대비를 보이고 있다.
사이트로 선정한 가리봉동 124번지 일대는 남쪽으로 남부 순환로가 위치해있고 북쪽으로 구로동로, 동쪽으로 중국 문화거리인 우마 길이 접해있다. 이곳은 과거 공단과 ‘벌집촌’이라고 부르는 노동자들이 모여 생활하던 지역이 현재까지 개발이 잘 이루어지지 않아 열악한 환경과 주거시설이 많은 지역이다.
이번 설계작품의 콘셉트는 가리봉동이라는 도시의 ‘과거-현재-미래’를 연결하여 도시의 정체성을 살릴 수 있는 방안으로 ‘계단’이라는 물리적인 요소를 통해 도시 속 대비되는 건물들을 형태적으로 연결하고, 길게 이어진 계단을 통해 건물 내부의 공간을 연결시켜준다.
계단 모양의 매스 형태는 사이트 북쪽의 낮은 주거지역과 남쪽의 높은 상업지역을 이어주는 형태로 구성되어 있으며 중간 부분의 매스는 가벼운 형태를 구성하여 무거움을 덜어주었다.
건축물은 지하 3층, 지상 12층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지하층의 주요 프로그램으로 산업 역사 문화전시 시설이 구성되어 있고, 지상 1~4층은 우마길과 연결된 휴게 및 상가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지상 5~8층은 현대 전시시설, 지상 9~12층은 휴게 및 작업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다. 지하 아트리움은 지상의 재료와 달리 벽돌을 사용하여 역사를 기억하는 특별한 공간임을 인식하게 해주며 외벽의 연속된 2m 크기의 정사각형 창은 가리봉동의 벌집촌의 어려운 환경을 느낄 수 있는 공간으로 구성하였다. 계단 모양의 매스 형태와 함께 지상층의 낮은 부분은 우마길과 접하고 있는 상가시설들과 부족한 휴게시설을 구성하여 기존의 길의 성격을 유지하며 활성화할 수 있도록 계획하였으며 상층 부분에 작업 공간 및 전시공간을 구성하여 부족한 문화시설을 활성화시킨다.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서 잊혀가는 가리봉동의 역사를 한 번 더 기억하고, 현재의 문화와 환경을 존중하고 앞으로 바뀔 도시 속에서도 조화를 이룰 수 있는 공간을 만들기 위한 해결 방안으로써 더 이상 무서운 도시, 불안한 도시, 낙후된 도시가 아닌 행복한 도시로 거듭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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