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작품

주요일정

  • 신청접수 2024. 09. 02(월) ~ 09. 11(수)
  • 작품접수 2024. 09. 19(목) ~ 09. 23(월)
  • 작품출력물 제출 2024. 09. 19(목) ~ 09. 23(월)

수상작품

Neutralized DMZ

수상 우수상
출품자 김준혁
소속대학 한양대학교 건축학과 5년
설계개요 남한과 북한은 이웃이 될 수 있을까? 우리는 왜 가까워지지 못하고 있을까? 프로젝트의 시작이 된 질문들에 답하기 위해 독일의 베를린 장벽에서 그 실마리를 얻고자 했다. 시민들에 의해 무너진 베를린 장벽의 모습은 동독과 서독의 통일이 마치 한순간의 계기에 의해 일어난 일처럼 보이게 하지만, 그 이면에는 수십년간 쌓인 양국의 은밀한 교류가 있었다. 베를린 장벽은 중심의 벽과 양옆의 커다란 빈 공간 – 보이드(Void) – 으로 이루어져 있었고, 이 보이드 공간에서 사람들은 서로를 바라보고, 때로는 몰래 벽을 넘기도 하며 비공식적이고 일상적인 교류를 수십년간 지속했다. 결국 베를린 장벽을 무너뜨린 것은 하나의 우연한 계기가 아닌 수십년간 양국 사람들이 쌓아온 유대감의 총합이었던 것이다. 반면 남한과 북한 사이에는 그 어떤 일상적인 교류도 찾아볼 수 없다. 평균 4km 폭의 비무장 지대(DMZ)가 양국을 가로막고 있는 물리적 한계와 정치적 현실은 남북한의 극단적인 단절을 초래했다. 본 프로젝트는 독일의 통일을 가능하게 했던 '일상적 교류'를 남북한의 상황에 적용함으로써 화합의 실마리를 찾아보고자 한다.
작품설명 DMZ 속 '돌아오지 않는 다리'를 사이트로 선정, 남북한의 정치적 논의가 긍정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상황을 가정 후 인접한 두 마을인 북한의 기정동과 남한의 대성동 주민들이 이곳에서 일상을 공유하도록 한다. 이를 위해 두 마을의 초등학교, 소학교 학생들과 주민들을 위한 시설을 비무장 지대 속에 제안했으며, 이곳에서 각 마을의 주민들은 간접적인 교류를 통해 물리적 거리 뿐 아니라 심리적 거리도 좁혀 나갈 것이다. 경계선으로 인해 이분법적으로 나누어져 있던 DMZ는 주민들의 일상적 교류가 반복됨에 따라 점차 중화될 것이며, 남북한을 구분하는 역할에서 연결하는 역할로 변화할 것이다. [Concept] 주민들의 일상적인 교류가 일어날 수 있는 공간은 보이드 속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대표적인 예로서, 판문점의 빈 상자 안에서는 군인들의 감시를 벗어나 자유롭게 움직이고 경계선을 넘을 수 있다. DMZ와 베를린 장벽 아래 파진 땅굴과 동독 속 서독 기차역의 비워진 내부에서도 사람들은 경계선에 구애 받지 않을 수 있었다. 이러한 예외적 상황은 보이드 공간이 다양한 가능성과 행위들을 수용할 수 있었기에 가능했다. 따라서 보이드와 솔리드 개념을 적용해 긴장감으로 가득찬 DMZ 내에 보이드를 삽입했고, 그 안에서만큼은 양국 사람들이 자유롭게 움직이며 경계선을 넘나들 수 있도록 했다. [Strategy] DMZ 내의 보이지 않는 무수한 경계선을 상징하는 불투명한 벽(폴리카보네이트)으로 솔리드를 만든 후, 투명한 벽을 그 사이로 관입 시킴으로써 보이드를 만든다. 군사분계선에 평행하는 불투명한 벽 너머로는 서로의 모습을 정확히 확인할 수 없지만, 이를 관통하는 투명한 벽을 통해서는 서로를 선명히 바라보고, 보이드 공간 속에서 경계선에 구애 받지 않고 자유롭게 행동할 수 있다. [Site Selection, Analysis] 남북한이 일상을 공유할 장소로 두 나라 사이의 거리가 가장 가까워지는 판문점 일대를 선택, 그중에서도 현재는 더이상 쓰이지 않는 "돌아오지 않는 다리"를 선정했다. 돌아오지 않는 다리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일상적인 교류들은 돌아오지 않는 다리를 "돌아올 수 있는 다리"로 서서히 변화시킬 것이다. [Program, Plan] 건축물은 확정된 형태나 프로그램을 가지지 않고, 주민들에 의해 시대별로 가장 적합한 형태와 프로그램으로 변모해 나간다. 시대별 시나리오 중 가장 핵심적인 프로그램은 초등학교로, 이는 대성동과 기정동에 위치한 기존 초등학교를 이전한 것이다. 이 단계에서 양국의 어린이들은 일상적 교류를 쌓아 나가며 미래에는 서로를 이웃으로 인식할 수 있을 것이다. [Scenarios] 1단계 - 양국의 초소가 보이드 공간을 활용해 경계선을 넘어 위치한다. 군인들은 투명한 벽으로 서로를 바라볼 수 있다. 2단계 - 양국의 어린이들을 위한 방과 후 학교가 들어선다. 가까워진 보이드 공간 속에서 어린이들은 서로를 선명히 볼 수는 없으나 어렴풋이 존재를 인식하게 된다. 3단계 - 양국의 주민들도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일종의 주민 커뮤니티 센터가 들어서며 본격적인 연결이 시작된다. 더욱 적극적으로 형성된 보이드 속에서 어린이들은 학교 수업을 듣거나 음악, 체육 활동을 하며 보다 직접적으로 이곳을 경험하며, 돌아오지 않는 다리를 뛰어 넘어 상대편 어린이들을 가까운 거리에서 바라볼 수 있다. 직접적인 시각적 상호작용이 가능해진 상황 속에서 두 마을의 주민들은 낯익은 이웃이 되어간다. 4단계 - 폐쇄적인 특성의 두 마을은 인구 감소 문제를 피할 수 없었지만 지난 20년간 중화되어온 경계를 바탕으로 무리 없이 마을을 개방해 인구 문제에 대응했다. 외부인들의 유입으로 양국의 경계는 더욱 흐려졌으며, 어린이들은 돌아오지 않는 다리 위의 공용 교실을 함께 사용하게 된다. 기존에 방과 후 학교와 주민 시설로 쓰이던 공간은 관광객을 위한 아카이브 공간으로 재탄생한다. 직접적인 연결이 가능해진 상황에서 연결의 중간 단계 역할을 하던 보이드들은 점차 제거된다. 5단계 - 이제까지의 연결 작업을 토대로 대성동과 기정동은 완전히 개방된다. 주민들의 자유로운 이동이 가능해지고, 어린이들은 기정동과 대성동 모두에서 수업을 들을 수 있다. Neutralized DMZ - 흑백으로 선명히 나뉘었던 DMZ는 30년의 긴 시간 동안 중화되어 회색의 땅이 되었다. 양국의 주민과 관광객들은 '돌아올 수 있는 다리'를 통해 언제든 두 마을을 왕래할 수 있다. 연결 작업이 완수된 상황에서 보이드들은 모두 철거되고, 건물을 구성하던 산업재료들(폴리카보네이트, 타공판, 유리)은 사천강변을 따라 새롭게 들어설 마을의 구축 재료로 재사용되며 새로운 역할을 부여 받는다.
지도교수 남성택
지도교수 작품평 김준혁은 DMZ 내에 위치한 남북한의 두 마을을 순차적 구축과 해체를 기반으로 한 과정적 건축을 통해 연결시키고자 했고, 이를 창의적이면서 현실적인 전략과 점진적 구축 시나리오를 통해 실현하고자 했다. 이를 위한 사전적 연구의 대상이자 전략적 모델로서 베를린 장벽을 탐구했고, 장벽을 사이에 두고 이루어졌던 "일상적 교류"의 중요성에 주목했다. 또한 공간적 장치로서, 경계를 관통하는 지하 땅굴, 경계선에 걸쳐 있는 판문점의 비워진 내부 등의 관찰을 통해 빈 허공으로서의 ‘보이드’의 공간적 유형과 잠재성을 추출하여 설계에 적용해, 사람들이 경계선을 넘어 "일상적 교류"를 가능하게 했다. 궁극적으로는 흑,백으로 분절된 이데올로기적 세계의 경계선을 건축이 휘저으며 중립적인 회색의 공간으로 점차 물들여 나가기를 유도했다. 가장 자연적인 장소인 만큼 가벼운 나무 골조와 판재를 제안하며 주변과 어우러지는 시적 효과를 노렸고, 경제성의 요구에 따라 사용된 산업 재료들은 궁극적으로 해당 건축물이 해체될 때에 인근에 새로 생길 마을의 구축 재료로 재사용 되며 친환경 구축 개념까지 접목시켰다. 이에 김준혁의 Neutralized DMZ를 우수한 설계 작품으로 추천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