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 |
우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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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품자 |
황보경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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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속대학 |
이화여자대학교 건축학전공 5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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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개요 |
사람은 살면서 멀고 가까운 이들의 죽음을 겪으며 삶의 끝, 죽음에 대해 배운다. 하지만 서울 내의 죽음 관련 시설은 혐오시설로 인식되어 죽음과 삶의 거리는 공간적, 심리적으로 멀어졌다. 근대화를 거친 해외 도시들이 도심 내에 죽음의 공간을 유지하고 있는 것과 비교해 보았을 때, 서울 또한 죽음과의 새로운 관계 정의가 필요하다. 이에 따라 서울 내에 죽음과 삶의 적절한 거리를 확보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계획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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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설명 |
과거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죽음 관련 장소는 주거시설로 대체되며 사라졌다는 점에 주목하여 이질적인 요소들이 함께 존재하는 혼재향, 헤테로토피아를 제안한다. 과거 묘지에서 주거로 변화하였던 대상지를 역설적으로 해석하여 추모시설과 주거가 융합된 헤테로토피아로 재구성하였다. 이곳에서 사람들은 함께 존재하지만 서로를 인식하지 못하는 미니멀 서피스의 공간에서 공존하며 살아가게 된다.
최소한의 면으로 큰 공극률을 가지는 구조를 통해 각 프로그램을 밀도있게 구성하고자 한다. 이 구조는 안쪽 면과 바깥쪽 면의 영역이 완전히 구분되어 있지만 3차원적으로 공간이 얽혀 이질적인 요소들의 공존 가능성을 지닌다. 곡선에서 시작한 매스를 적층형으로 변형시켜 공간적 사용성을 높이고, 행인이 완충공간에 머무르도록 하는 장치가 되도록 한다.
지상과 지하로 프로그램을 분리하되 ground level을 버퍼공간으로 계획하여 경계를 흐리고자 한다.
1.HOUSING
주거단지의 ground level을 외부인과 공유하는 대신 다공성 구조를 통해 공중에 주민들을 위한 외부마당을 제공한다. 주거 유닛을 복층으로 함으로써 각각의 세대가 층마다 다른 면적과 다양한 성격의 외부마당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 적층형의 벽은 주거 유닛에서 돌출 정도를 조절하여 계단과 가구로 변형시켜 활용한다.
2. MEMORIAL
동일한 시스템의 구조가 지하로 들어가 추모시설이 된다. 지하에서 연장되어 땅 위로 솟아오른 구조는 지상의 버퍼공간에서 주민과 방문객의 휴식처가 됨과 동시에 지하로 빛을 유입하는 장치로 작용한다. 지하의 벽 역시 돌출 정도에 따라 봉안실 혹은 의자와 계단이 되어 허브공간으로 향하는 자연스러운 동선과 교류를 유도한다.
3. HUB SPACE (Community Center + Memorial)
상반되는 프로그램의 가장 분명하면서도 모호한 경계는 추모시설 중심에서 솟아오른 구조체, HUB SPACE이다. 안쪽 면은 사의 공간, 바깥쪽 면은 생의 공간이 되어 분리됐지만 3차원적으로 얽혀 공존하게 된다. 바깥쪽 면의 도서관, 오픈홀에서 들려오는 소음과 빛이 안쪽 추모공간을 은은하게 채움으로써 사와 생의 교류가 이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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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교수 |
김기원 교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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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교수 작품평 |
본 프로젝트는 우리 도시환경에서 격리된 죽음의 공간에 대한 고민에서 시작하였습니다. 서울의 경우 묘지나 추모시설은 도시의 외곽으로 밀려나 있습니다. 도심의 공원이나 종교시설과 어울려 자리 잡은 유럽이나 미국, 일본과는 차이를 보입니다. 조선 시대만 해도 죽은 조상을 기리기 위한 사당이나 제사의 공간은 주택 공간의 일부로 존재하곤 했습니다. 급격한 도시화로 인해 죽음이 삶의 자연스러운 일부로 받아들여지지 못하는 도시환경과 생활양식이 형성된 것입니다.
헤테로토피아는 삶의 공간과 죽음의 공간이 하나의 건축 타이폴로지 내에서 서로 얽혀있으면서도 분리되어 공존하는 상징적인 프로젝트입니다. 지상의 주거동과 연결된 지하의 커뮤니티 시설은 추모시설과 분리되어 있으면서도 같은 형태 내에서 동시에 기능하고 있습니다. 대상지는 원래 공동묘지였다가 서울이 확장함에 따라 주거지로 개발된 은평구 신사동 일대입니다. 대상지의 맥락과, 삶과 죽음에 대한 프로그램의 고민, 그리고 형태에 대한 실험이 하나의 건축 디자인으로 자연스럽게 융합되어 완성된 프로젝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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