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개요 |
본 설계는 노유자복합시설 제안으로, '노인과 아이가 함께 어우러지는 공간' 에 대한 고민에서 시작되었다. 현재 노인 시설과 아동 시설은 효율성과 기능, 제도와 관리 및 운영 면에서 유리하도록 각기 분리되어 계획되고 있으며, 다른 세대 간의 상호 교류가 가능한 복합 시설 사례는 그리 많지 않다. 이때 유아와 노인을 한 공간에서 함께 케어, 교육하는 것은 각각을 따로 하는 것보다 더욱 효과적인 방식인데, 이러한 두 세대가 함께하는 공간을 제안하고자 할 때 유아와 노인 각각의 특성에 맞는 교육 환경을 확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해결책이었다. 이렇듯 서로 모순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단서를 ‘전통 건축의 공간 구성 방식’ 에서 찾았다.
전통 건축의 특성을 설명할 수 있는 여러 측면들 중에서, 공간의 물리적인 형태와 쓰임새 등에서 서로 이질적인 성질을 하나로 얽어내는 방식은 가장 두드러진 특징이다. 우선 전체 일곽의 배치에서는 중앙의 비워진 마당이 주위를 감싸는 물리적 실체로서의 여러 채 들을 하나로 엮고 있다. 그리고 각각의 채에서는 대체로 가운데 쯤에 위치한 비워진 대청마루 공간이 그 좌우의 폐쇄적인 온돌 방을 엮어 하나의 채를 완성한다. 이러한 비워진 부존재로서의 마당과 대청은 물리적으로 실재하는 채나 방을 얽는 것뿐만이 아니라, 각각의 채와 온돌방에 부여된 서로 다른 기능들을 매개하는 역할도 한다. 이러한 전통건축의 공간 개념이 이 프로젝트의 큰 틀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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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설명 |
노인과 아이가 함께 교류할 때에 서로 미치는 긍정적 영향이 크므로, 전통 공간을 적용하여 경험의 깊이가 다른 아이와 노인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노유자복합시설을 제안한다. 설계안에 적용된 전통건축의 공간 개념은 다음과 같다.
1. 서원건축, 마루와 마당 공간 배치
본 설계안의 개념인 '서원 건축' 은 마루와 마당으로 연결되는 공간이 전체로 뻗어가는 형태를 지니고 있으며, 스승과 제자 즉, 서로 다른 세대 간의 교류가 이루어지는 우리의 전통 공간이다. 이때 ‘마루와 마당’ 은 공간으로서 서로 다른 개체를 분리함으로서 단절만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교류가 일어날 수 있는 특성을 지닌다. 아이와 노인이 상호 작용하는 노유자복합시설을 서원 건축의 공간방식에 담아 서로에게 긍정적 영향을 주는 공간으로 제시하였다.
2. 도서관, 한국성을 담은 주된 공간
우리의 전통 공간은 진입과정과 이동에 따라 공간들이 분화되고 전개되어 나타나며, 이후 주공간에 이르게 된다. 또한 주된 공간과 부속 공간이 달리 조성되며 기능에 따라 공간이 분리되고 질서가 형성된다. 노인과 아이의 소통이 일어나는 주된 공간을 도서관으로 설정하여, 함께 지식을 배우고 공유하는 공간이 핵심이 되도록 하였다. 이때 도서관은 마치 처마 아래에서 책을 읽는 듯한 분위기를 내고자 처마를 재해석한 현대식 목구조로 제안하였다.
3. 수 공간, 자연을 받아드리는 공간
출입이 자주 이루어지는 공간을 비워두고 이 곳에 공중 수 공간을 배치하여 자연스러운 휴식이 이루어지게 하였으며, 노인과 아이가 함께 이용하며, 휴식하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공간으로 설정하였다. 수 공간은 수직적으로 연결되는데, 공중에 낮은 수조를 배치하여 빛이 실내로 은은하게 들어오도록 하였고, 1층과 2층 마당 및 복도 공간에서 이 수 공간을 바라 볼 수 있도록 유도하였다. 또한 개방된 수 공간 사이 사이 실내 정원을 만들어 마치 자연 속에서 휴식하는 기분이 들도록 하였다.
한편, 도시적인 관점에서는 사이트 주변의 물리적인 상황을 감안하여 마당을 매개로 매스들을 분절하고, 분절된 부분에는 여러 곳에서 진 출입 할 수 있는 입구와 길을 만들어 주민들이 동네를 거닐 듯 자연스럽게 이용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이렇듯, 유아와 노인 각각의 특성에 맞는 교육 환경을 확보하면서도 함께 어우러지는 공간을 만들기 위하여 전통 공간에 담은 노유자복합시설을 제안하며, 서로 다른 세대가 함께하며 얻을 수 있는 긍정적인 효과를 온전히 누릴 수 있는 대안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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