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
[잊혀지는 가치들, 구 미국 문화원]
근대적 가치를 가진 구 미국 문화원은 일제 시절부터 근대, 현대에 이르기까지 아픈 역사를 지녔다. 일제 수탈의 시절, 약탈의 경유지였으며 주권을 되찾은 뒤로는 미국의 문화원으로써 사용되면서 우리 땅에 위치해있지만 우리가 사용하지 못하던 아픔의 땅이다. 이러한 깊은 역사와 근대건축의 가치를 지닌 구 미국문화원은 사용을 위해 많은 시도를 하였지만 모두 기존의 정체성 없이 새로운 것을 추구하면서 활용되지 못하는 유휴부지로 자리매김했다.
[단절된 땅, 오피스 밀집지역]
서울시 중구 을지로입구에 위치한 구 미국문화원은 높은 오피스 빌딩들 사이 홀로 나즈막히 자리잡고 있다.
인근의 오피스 빌딩들은 사람들이 모두 분주히 움직이고 있지만 이곳만큼은 어둡게 빛을 받지 못하고 있으며 폐쇄적인 입면은 단절감을 더 크게 느껴지도록 한다.
을지로는 기존의 골목의 도시구조가 점차 확장되어 지금의 모습에 이르게 만들었다. 기존의 골목에서는 높은 공유의 가치를 볼 수 있었지만 현재의 도시 구조에서는 단절된 모습을 가지게 되었다. 이러한 단절성은 대지 배면에 존재하는 기존의 골목들에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인근 오피스의 공개공지로 생기는 골목길들은 단절성을 해결할 수 있는 단서가 된다. 골목의 잠재력을 끌고와 도심의 골목길을 만들어내는 전략을 가지고 계획한다.
오피스 지역의 분산적인 배치와 탈중심성은 사람들을 한 곳에 모을 수 없게 한다. 현재 대지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본 대지에 오피스 지역의 중심이 될 수 있는 Flow&Fill의 커뮤니티 플랫폼을 제안한다.
[을지로의 가치, 을지로만의 파사드]
을지로는 좁은 대지의 특성상 이웃간의 벽이 근접하게 붙어있는 맞벽건축의 형태로 이루어져 있고 타일, 벽돌, 시멘트 등의 외장재료로 구성되어 파사드를 만든다. 이러한 입면은 홑겹으로 이루어지지 않으며 이중으로 디자인되어 입체적인 형태를 구축한다. 이렇게 디자인된 입면은 전체 을지로에 영향을 끼쳤으며 상징적인 이미지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서울시의 재개발 계획으로 점점 을지로가 없어지고 있으며 새것만을 추구하는 사람들은 기존의 상징적인 재료와 입면을 괄시한채로 새로운 것을 만들어가고 있다. 만약, 이렇게 을지로가 없어진다면 사람들의 기억속에는 새로운 을지로만이 남게 될 것이다. 100년이 다 되어가는 을지로의 역사가 향후 100년 더 이어지려면 기존의 을지로를 유지한 채로 가치를 보존해야한다. 보존되어야할 가치를 구 미국문화원의 리모델링에 계획하여 을지로의 유산이 보존되고 가치를 오래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프로젝트에서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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